딴 말은 하기 싫고... by 함부르거


일해라 국회의원 놈들아.

멜빵 메고 사흘째 by 함부르거

허리도 안좋고 해서 멜빵을 사서 멘 지 사흘째 됩니다. 확실히 허리띠보다 편하고 좋네요. 허리띠는 바지의 하중을 허리 한군데만 집중시켜서 몸에 부담을 주지만 멜빵은 상체의 넓은 면적에 고르게 전달하는 느낌입니다. 

문제는 바지 벗고 입기가 불편하다는 겁니다. 허리띠는 버클 하나만 풀고 조이면 되지만 멜빵은 최소한 두군데는 풀고 다시 메야 됩니다. 옷을 벗어 놨을 때 멜빵을 보관하기 애매해 지기도 하구요. 화장실 갈 때 많이 불편합니다. 

멋이란 측면에서 아무래도 정장에 착용하기에는 좀 애매하기도 하죠. 최대한 허용되는 선은 비지니스 슈트 정도? 그 이상의 격식 있는 자리에는 착용하기 망설여지는 패션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활동성이나 착용감에 있어서 훨씬 편하고 좋은데도 남성복에서 멜빵이 밀려난 건 어쩔 수 없는 일 같아요. 저같이 점점 취미가 아저씨 + 아날로그 + 복고풍으로 돌아가는 사람이나 찾게 되는 거죠. ㅎㅎㅎ

마성의 돌쇼파 by 함부르거

지난 여름에 어머니께서 20년 넘은 쇼파를 버리고 ㅇㅇ돌침대에서 만든 돌쇼파란 걸 사셨습니다. 기존 쇼파도 쓸만한데 뭐 이런 걸 사시느냐 싶었어요. 쇼파라기엔 그냥 싱글베드 사이즈의 평상 같은 거라 앉기도 불편하고요. 그래도 좋아하시니까 그걸로 된거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겨울이 오고 전기를 연결하니까… 이거 위험한 물건이었네요 이거. 누워서 일어나기가 싫어집니다. ^^;;; 뒹굴뒹굴 하기 딱 좋은, 아니 반드시 그 위에 누워서 뒹굴뒹굴하게 만드는 마성의 아이템입니다. 일어나기가 진짜 싫어져요. -,.-;;;;;; 코타츠를 겪어 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만화에서 묘사되는 중독성을 거의 비슷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ㄷㄷㄷ

고양이라도 기르면 그 녀석들한테 점령당해서 좀 덜 중독(?)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ㅎㅎㅎ

트럼프의 자식들과 트럼프의 시대 by 함부르거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될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된 것은 그의 자식들에 대해 알고 난 다음입니다. 그리 오래 되지 않았지요.

트럼프의 자녀들을 접한 사람들의 한결같은 감상은 "똑똑하다"와 "예의 바르다" 입니다. 전자는 그렇다 치고 후자는 주목할 만 하지요. 

저 예의 바르다는 - 아버지 지인들에겐 아무리 바빠도 멈춰서서 꼬박꼬박 인사한다고 할 정도로 - 아들딸들은 트럼프가 2번 이혼하고 2번 재혼하는 와중에 자란 사람들입니다. 바람은 수도 없이 핀 거 같구요. 사실 이런 가정환경이면 애들이 비뚤어 져도 이상할 게 없습니다. 그런데 하나같이 교육 잘 받고 이상한 짓 안하고 사람들한테 호감 사는 그런 모범 청년들로 컸습니다. 한마디로 자식농사 잘 지었습니다. 

2번 이혼하고 2번 재혼하는 와중에도 자식 농사 잘 지은 남자라... 이런 사람이 진짜로 정신이 이상하거나 할 리는 절대로 없지요. 최소한 자기 가정 하나는 철저하게 잘 관리하는 사람이란 이야기입니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부모가 제대로 살지 않으면 애들이 올바로 크긴 어렵습니다. 자녀 교육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구요.

자식을 보면 부모를 안다고, 그의 온갖 막말과 기행에도 불구하고, 그가 진짜로 이상한 사람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그런 모든 행적이 계산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싹할 정도지요.

많은 언론 인터뷰와 주변 사람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트럼프는 자기보다 급이 떨어지는 인물은 가차 없이 무시해 버리는 사람입니다. 이를테면 완전히 무시하고 있던 동업자가 큰 딜을 성공시키니까 그제서야 대등한 협상 상대로 대했다거나 하는 거죠. 접하는 사람이 어떤 급의 인간인가 순식간에 판단하고 상대를 하거나 말거나 합니다. 유능한 사람이나 적수가 될 만한 인물이면 적일 지라도 우대하고 협상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아예 무시당합니다. 

그가 대통령에 취임하고 나서 한국에서 상대할 인물이 누구인가... 생각해 보면 암담하기 그지 없습니다. 빈 껍데기 허수아비가 과연 그런 사람에게 사람 대접이나 받을 수 있을까요? 우리 나라의 대미 외교는 한동안 현상유지나 하면 다행일 겁니다. orz 언론에선 잘 준비하면 트럼프 시대에도 한국이 얻어낼 수 있는 것이 있을 거라고 하지만, 아니 상대도 안해줄 텐데 뭘 얻어내요.

또 한가지 트럼프의 기질에 걱정되는 것은 역시 그 승부사적 면모입니다. 사업이든 연애든 뭐든 이겨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입니다. 아마 운동을 했어도 크게 성공했을 겁니다.

그런 인물이 그동안 숱하게 좌절해 왔던 정치무대에서 일생일대의 승부를 이겼습니다. 기분 째지겠죠. 무슨 말이든 덕담이 나오죠. 박근혜가 전화를 걸었을 때 덕담만 해 준 것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일부 언론에서 트럼프의 발언을 크게 싣고 한국에 좋은 말 해 줬다고 좋아할 이유 하나도 없다는 뜻입니다.

한편으론 그 승부사적 기질이 정치에 어떻게 작용할 것인가도 걱정이죠. 정치란 게 승 아니면 패, Alll or Nothing의 세계가 아니잖습니까. 미묘한 줄다리기와 타협, 그를 위한 온갖 미사여구와 암시가 존재하는 정치세계에서 과연 그 승부사로서의 행동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걱정되는 거죠. 타국이나 반대정파에게서 얻어낼 것은 얻어내더라도 멈출 땐 멈추고 양보할 건 해야 하는 그 복잡미묘한 역학을 과연 어떻게 관리할 지 모르겠습니다. 무조건 이기고자 하면 파국으로 치닫기 마련인데 말이죠.



여러가지 물건을 써보면서 느낀 나라별 특성 by 함부르거

세계화 시대가 되다 보니 여러 가지 물건을 쓰게 됩니다. 식칼 같은 생활용품부터 각종 전자제품까지요. 쓰다 보니 각 국가별 특성이랄까 드러나는 거 같아요. 개인적인 느낌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저 자신이 느끼는 내용이니 크게 의미를 두진 마시길.

1. 일본

일본 물건의 특징이라면 뭐가 됐든 마무리가 꼼꼼하고 일정 이상의 품질을 보장한다고 할까요. 싸구려 물건이라도 허술하게 만드는 법은 별로 없었습니다. 그러나 저가품은 하나같이 내구성이 약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고가품도 내구성 면에선 불만스러운 것들이 있어요. 사용자가 쓸 때 그만큼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물건에 대해 사용자가 그만큼 잘 알고 있다고 가정하고 만든다는 느낌일까요? 만든 사람이 쓰는 사람한테 '너 이 물건에 이런 게 있다는 거 알아?'하고 묻는 느낌이 들 때가 많아요.

또 돈 들인 만큼의 만족도를 주는 게 일본 물건의 특징 같아요. 특히 소니 헤드폰. 얘네는 딱 가격대별로 음질이 갈리는 느낌입니다. ^^ 뭔가 놀라움을 주는 일은 별로 없지만 안정적인 느낌을 준다는 게 자동차 뿐 아니라 일본 공산품 전반에 걸친 감상입니다.



2. 미국

서프라이즈~ ^^ 아이디어가 톡톡 튀는 물건이 많습니다. 대체로 튼튼하고 무겁다는 느낌이 강하네요. QC는 국가 특성 보다는 회사별로 천차만별이라는 느낌입니다. 대체로 섬세한 마무리는 별로지만 기본적인 성능엔 충실한 물건이 많습니다. 미국산 스탠딩 책상을 쓰는데 하여튼 튼튼해요.


3. 독일

성능 덕후들... 성능을 위해 다른 모든 것을 희생한다!는 느낌일까요. 내구성을 중요한 성능으로 보느냐 아니냐에 따라 내구성이 천차만별이 된다는 느낌. 전자제품과 자동차가 특히 그런 느낌이 강합니다. 그러니까 식칼 같은 것은 내구성이 곧 성능이니까 튼튼하고 날 잘 들고 짱짱인데, 자동차는 성능이 높은 대신 잔고장이 많고(특히 아우디), 전자제품은 내구성이 헬인 경우가 종종 있어요. 베이어 다이나믹 헤드폰을 쓴 적이 있는데 소리는 정말 좋은 대신 그렇게 잘 부숴질 지는 몰랐습니다. -_-;;;

주방용품 같은 쇳조각 종류는 정말 잘 만드는데 그만큼 가격도 셉니다. 전반적으로 우리는 '이렇게 짱짱인 물건을 만드니까 그만한 돈을 내놔라'라고 주장하는 느낌이예요. 



4. 중국

대륙... 독창성과 기본기는 부족하나 가격으로 밀어붙인다는 느낌이 강하죠. 그러나 가끔은 아주 괜찮은 물건을 놀라운 가격에 제공하기도 하고 하여간 종잡을 수가 없습니다. 만년필 같은 경우 가격대 성능비가 그야말로 최고입니다. 하지만 뭘 써도 최고라는 느낌은 못 준다는 게 이 나라의 문제죠. 하지만 DJI의 드론 같은 것도 있고 앞으로의 발전가능성이 더 크게 보이는 나라.


5. 이탈리아

장인정신, 예술가기질이라고 할까요. 뭘 해도 뭔가 독특하고 예쁜 게 많습니다. 하다 못해 자동차 같은 것도 그래요. 대신 멋이나 디자인 같은 요소가 아닌 기능에만 집중하는 사람들한텐 그닥 매력 없기도 합니다. 호불호가 많이 갈리죠. 예를 들어 아우디가 페라리보다 성능도 더 좋고 튼튼해도 페라리를 사는 사람들은 페라리를 사잖아요. 그런 겁니다.


6. 한국

일본과 중국의 중간 정도 느낌? 어떤 건 진짜 최고랄만 한데 어떤 건 그저 그렇고... 전반적으로 가성비에 치중하고 있지만 가끔씩은 최고의 물건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품질에 비해서 과도한 가격을 받는 물건들이 많다는 느낌도 있습니다.


7. 북유럽 국가들

가구들 말곤 별로 생각 나는 게 없네요. 


8. 그 밖에... 

막상 쓰려니까 우리가 일상 생활에 쓰는 공산품들을 생산하고 전 세계에 수출하는 나라들은 위에 적은 나라들 말곤 잘 떠오르는 게 없군요. 기껏해야 노키아(망했...ㅠㅠ)의 핀란드 정도? 한국에 온갖 나라들 물건이 다 들어오는데 떠 오르는 게 저 정도 밖에 없다는 거는 그만큼 공산품을 수출하고 그것이 국가 이미지 중 하나로 정착될 만한 나라가 많지 않다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 견식이 짧아서일 수도 있지요. 의외로 현대적인 공업국가는 많지 않은 거 같아요.

페미니즘 관련 개괄서 추천 부탁드립니다 by 함부르거

제목 그대로의 내용입니다. 사실은 한국 페미니즘을 까고 싶은데 깔려면 뭘 알아야 까죠. 인상비평만으로는 영원히 헛바퀴 도는 일이 될 뿐이니까요. 또 압니까? 마초 하나가 책 읽다가 극렬 페미니스트로 변신하는 일이 생길 지도 모르죠. ^^;;;;;

좀 길어도 상관 없으니까 페미니즘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일괄할 수 있는 책이 좋겠습니다. 검색해 보니 책은 많은데 이거다 싶은 게 없네요. 대부분의 책들이 지엽적인 이슈만 다루고 있고요. 사실 이건 페미니즘 전체의 문제로 보이는데 하나 하나의 지엽적 이슈에는 민감하면서 구조적 문제에 대해서는 약한 면모가 있는 거 같습니다. 체계를 갖춘 이론가가 드물어 보인달까요.

'이갈리아의 딸들'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상당히 인상적이었죠. 문제제기로는 강력한 책입니다. 한편으론 이런 게 페미니즘의 고전이라니 그 사상의 한계를 느꼈습니다. 

제가 볼 때 페미니즘은 안티테제입니다. 기존 남성 중심 질서에 문제를 제기하는 강력한 사상이죠. 그러나 그 태생으로부터 비롯된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즉, 안티테제는 테제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는 거죠. 기존 질서를 비판하는 것은 잘 하지만, 그 다음은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에는 약합니다. 새로운 질서를 제시해야 하는데 문제를 던지고 그 문제만 해결되면 다 잘 될 거라는 식으론 설득력이 약합니다.

역사를 움직인 위대한 사상들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보편성입니다. 모든 인류가 받아들일 수 있는, 또는 모든 인류의 삶을 조금이라도 개선시킬 수 있다는 이상을 제시했다는 보편성이 존재하죠. 기독교는 만민이 신 앞에 평등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유교는 모든 인간에게 있을 수 밖에 없는 부모 자식간의 윤리를 제시했습니다. 불교는 모든 인간이 혼자가 아닌, 서로 관계가 있는 존재란 것을 가르쳐 줬습니다. 맑시즘은 모든 인민이 경제적으로 평등하게 살아야 한다는 이상을 제시했습니다. 그 실험은 실패로 끝났더라도 말이죠.

과연 페미니즘이 이런 종류의 보편성을 가지고 있는가? 특히 한국의 페미니스트들에게 그런 면이 존재하는가?는 의문이 있습니다. 한남충 갓치 운운하는 게 인류 보편적인 사상이 될 수는 없잖아요. ^^;;;

페미니즘의 성과를 모르지 않습니다. 적어도 여성들도 동등한 인간이며 여성들에게 쏟아지는 불합리한 차별과 불이익을 타파해야 한다는 데는 적극 공감합니다. 그런 운동이 인류사에 기여한 바는 충분히 인정합니다. 분명히 여기까지는 인류의 보편이익에 기여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페미니즘 운동은 그냥 권력투쟁 아닌가 하는 게 제 인상입니다. 기존에 남성들에게 주어졌던 권력을 여성들에게 이전하겠다는 운동 아니냐는 말이죠. 그럼 잔혹할 정도의 검증을 받으라는 게 제 시각입니다. 혁명을 하든 선거를 통해 권력을 잡든 해보라는 거죠. 특히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선거만 이기면 되니까 간단한 일 아닙니까? 선거권 투쟁하느라 목숨까지 바친 선배들도 있는데 선거 운동을 왜 못합니까? 보편적인 이상을 제시할 수 있다면 페미니즘 정당이 선거에서 못 이길 이유가 어디 있습니까? 남자들에게도 도움이 된다면 남자들도 기꺼이 표를 던질 겁니다.

제가 볼 때 제도적으로는 이미 남녀평등이 보장되어 있고, 나머지 영역은 밥그릇 싸움입니다. 밥그릇 싸움에 남녀가 어디 있나요? 불합리한 걸 고치자는 건 정당하지만 내 밥그릇 빼앗아 가겠다는 건 싸워야 할 일이죠. 총칼이 아니라 논리와 정치의 싸움입니다만. 많은 남자들이 페미니즘에 반감을 가지는 건 자기 밥그릇을 뺐긴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강신주가 페미니즘은 수준 떨어진다고 했는데 상당히 공감합니다. 정치적으로는 정당을 만들 정도의 구심력도 없고, 끽해야 기존 남성 중심 정당에 기대서 방향성도 불분명한 단편적인 요구나 하죠. 사상적으로 볼 때 무슨 체계가 있나 하면 그런 것도 아닌 것 같아요. 인류 보편적인 이상을 제시하냐면은 일부는 그랬는데, 요즘 하는 거 보면 그냥 남녀 역할 바꾸기 하자는 것 같구요.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는 합리성을 가졌는가 하면, 워마드 같은 게 참 잘도 합리적입니다. 훌륭한 지도자가 있는가 하면,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결혼은 죄악이라고 떠들고 다니더니 자기는 돈 많은 남자와 결혼했죠. ㅋㅋㅋ

여기까지가 제가 페미니즘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상인데, 이런 망할 꼴마초 한남충을 제대로 가르쳐 주고 싶다! 그 대가리를 박살 내주겠다!는 분들의 고언 부탁드립니다. ^^;;;; 책 추천 환영하구요.

내년이 더 문제다 by 함부르거

지금 벌어지고 있는 난장판이 어떤 결론으로 끝날 지는 모르겠지만 어떻게 되든 올해 안으로 결판이 나진 않을 것이다. 박근혜야 아무 생각이 없으니 그냥 있을 것이다. 뒤에서 조종하는 자가 최순실에서 김기춘으로 바뀌는 정도 아닐까. 국회는 새로운 판세가 짜일 때까지 한참 시간이 걸릴 것이고. 현재의 제도적 한계 안에서는 탄핵이든 하야든 거국내각이든 임시정부든 단시일 안에는 결론이 나올 수가 없다.

정말 문제가 되는 것은 경제상황이다. 조선업, 해운업은 당장 숨 넘어갈 판이고, 가계부채 규모는 역대 최고점을 찍고 있다. 정부 재정도 간당간당하다. 그렇다고 뭔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만한 산업이 있는 것도 아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도 올 연말에는 거의 확실해 보이니 자칫하면 대규모 외화자금 탈출이 일어날 수도 있다. 연준이 금리인상을 이야기한 게 올해 초부터인데 그동안 정말 많이 참았다. 미 대선 끝나고도 지금의 저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또한 그 대선의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미국의 무역압박을 받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미국 일본 외에 다른 나라 경제도 그리 좋은 상황이 아니니 수출시장이 호전되길 기대하는 것도 난망이다. 특히 중국은 불확실성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내부적으로 권력투쟁에 여념이 없으니 우리에게 도움은 커녕 짐이나 안되면 다행이다.
 
모든 상황이 불확실하고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 짐작도 하기 힘든데 위기에 대응해야 할 정부는 코마 상태에 빠져 있다. 조그만 사건이라도 발생하면 통제 불능의 사태로 번질 위험성이 너무나 크다. 모든 사건이 초기에 잘 대응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게 안되면 사태가 되어 버린다. 그런 걸 대응하는 게 바로 정부의 능력인데, 가뜩이나 거기에 문제가 있는 정권이 이 꼴이 되어 버렸으니 뭐가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거다.

현 시점에서 그나마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박근혜가 하루라도 빨리 하야하고 대통령 선거를 빨리 치루는 것이다. 일단 새 정부가 내년 초 안으로 자리를 잡는다면 그나마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체제가 잡힐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는 아무 것도 결정 못하는 박근혜가 그런 결단을 할 리는 절대로 없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선거를 치뤄야 하는 여야 정치인들도 그걸 바라지 않을 것이고. 

책임총리니 거국내각이니 하는 것은 위기상황에선 도움이 안된다. 우리 나라 정치, 행정체계는 대통령의 강한 리더십을 중심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데 익숙해져 있다. 책임총리나 거국내각 같은 체제는 평시를 유지하는데나 쓸만하지 위기대응에는 무력하다.

이 모든 상황이 1997년 외환위기 때와 유사하다고 느낄 수 있다. 그 때도 한보사태와 김현철 때문에 정치적 리더십이 실종된 상태였고 연초부터 모든 지표가 위기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러나 그 때보다 상황은 훨씬 안좋다. 그 때는 지금처럼 저성장 시대도 아니었고(7% 성장률), 가계부채는 매우 적었으며, 글로벌 경제도 호황기였다. 정부 재정도 여유가 있었고 수출도 순조로왔다. 펀더멘탈엔 문제가 없다는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따지고 보면 그 때의 문제는 정책 실패로 인한 일시적인 조정이 필요한 정도에 불과한 것이었다.

이래저래 내년에는 뭐가 됐든 큰 충격이 있을 것 같다. 제발 많은 사람들이 다치지 않는 선에서 끝나길 바랄 뿐이다. 이것도 하나의 어쩔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볼 수 있지만, 우리 나라 사람들이 너무 불쌍하지 않은가.

이젠 중국한테도 비웃음 당해야 하나 by 함부르거

http://news.joins.com/article/20795039

“구중궁궐의 밀실에서 일어나는 궁정 야사에 익숙하기로 따지면 중국인을 따라올 민족이 없을 텐데 이번 사건만큼은 아무리 기사를 읽어도 이해가 안 된다”며 도움을 청해왔다.
 
이 구절을 읽고 어이가 없어서 한참을 웃었다. 물론 웃어도 웃는 게 아니지만. 중국인들한테까지 저런 비웃음을 당해야 하다니 진짜 이 전국민적인 굴욕감을 어찌해야 할 것인가.

사실 이보다 진짜 문제가 되는 것은 이거다.

분명한 것은 박 대통령이 내치(內治)는 물론 외교에서도 힘을 발휘하기 어렵게 됐다는 점이다. 미르인지 미륵인지 무슨 재단에 잘못 흘러간 돈이라면 지금이라도 바로잡고 책임자를 처벌하면 된다. 하지만 상대가 있는 외교·안보 정책은 사정이 다르다. 이대로라면 정상회담에 나간들 외국 정상을 상대로 어떤 약속을 할 수 있겠는가.

(중략)

독설로 유명한 환구시보는 26일자에서 중국 학자의 입을 빌려 이런 분석을 내놓았다. “박근혜 대통령의 외교 정책은 최근 2년간 충동적이고 (이성이 아닌) 정서에 좌우되는 경향을 보였는데 그게 최순실의 영향 아니었나”라는 것이다.

대통령이 하는 외교행위가 상대국에 의해 불신 받고 비웃음 당하게 됐다는 것. 외교에 있어 치명적인 약점을 안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게 진짜 문제다.

내치는 어떻게든 수습한다고 치자. 박근혜가 진짜로 정신 차리고 정상적인 인간으로 돌아왔다고 해 보자. 아무리 그래도 외교에서는 상대가 저런 스탠스로 나오면 답이 없다. 우리가 아무리 아니라고 주장해도 상대국에서 안 받아들이면 그만이다. 현시점 이후로 주요 국가들과의 정상외교는 끝장났다고 보면 된다. 우리한테 돈 받을 일 있는 약소국가가 아니면 어떤 나라가 진지하게 정상회담에 임할까?

임기가 아직 16개월이나 남았다. 이 긴 기간동안 정상급 외교가 파탄났다는 게 국가적으로 얼마나 많은 손해가 있을 지 계산이 안된다.



오늘의 시점에서 나폴레옹 3세를 생각하다 by 함부르거

오늘날에야 세계에 민주주의를 전파한 대표적인 나라로 프랑스를 꼽지만 사실 프랑스의 민주주의 발전과정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당장 프랑스 대혁명의 결과물은 나폴레옹의 황제 등극이란 웃기지도 않는 것이었다. 나폴레옹 이후로도 왕정과 혁명이 반복됐다. 

사실 프랑스란 나라의 문화가 당시엔 민주주의에 적합하지 않았다. 굉장히 권위주의적 문화였고 - 일부는 현재도 그렇다. - 누군가 강한 카리스마와 능력을 보여준다면 얼마든지 독재자가 되기 좋은 환경이었다.

그런 프랑스에서 공화국이 자리를 잡나 하는 시점에 나타난 사람이 나폴레옹 3세다. 황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조카로 그의 추억을 팔아 가면서 시골 노인네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대통령에 당선 되었다. 대통령 임기 말 쯤에 국민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친위쿠데타를 일으켜 황제 자리에 오른다. 여기엔 의회가 약 300만명의 선거권을 박탈한 실책이 크게 작용했다.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고, 황제 자리에 올랐지만 그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다. 외교, 군사면에서 실책이 너무 많았다. 외교적인 고립을 자초한 끝에 프로이센과의 전쟁에서 패배한 것도 모자라 포로로 잡히는 추태를 벌였다. 복잡한 외교 군사 문제를 판단할 능력도 없으면서 앞에 나서서 진두지휘한 결과였다. 국민들의 인기를 끄는 데는 능숙했지만, 국가의 현안을 감당하기엔 무능한 남자였다.

나폴레옹 3세의 추태를 끝으로 프랑스에는 더 이상 군주를 세우자는 사람이 나오지 않았다. 공화국에 불만을 가지고 코뮌을 만들고 내전을 벌일지언정, 누군가를 군주로 세우자거나 종신 독재자를 선발하자는 의견은 프랑스에선 극소수의 의견이 되었다. 권위주의적인 문화에 선거를 통해 독재자의 조카를 뽑은 프랑스에 민주주의 체제를 확고히 해 준 사람은 다름 아닌 나폴레옹 3세 본인이었다.

지금 대한민국에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어처구니 없는 사태를 보면서 한가지 희망을 느낀다. 대한민국에도 민주주의란 체제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비틀거리고 때로는 고꾸라질 지언정 후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 본다.

밸리언트 하트(Valiant Hearts) by 함부르거


건조하게 이 게임을 설명하자면, 1차대전을 배경으로 하는 액션 퍼즐 게임입니다. 1차대전에 관한 아이템도 모으고 퍼즐을 푸는 게임이죠. 플레이 타임도 얼마 안하고, 조작도 쉽고, 난이도도 낮은 그리 어렵지 않은 게임입니다. 그래픽도 미려하고 음악도 참 잘 어울리는 아주 잘 만든 수작이죠. 가격도 착한 게임이니 해볼 만 합니다.


.......는 맞는데요. 이 게임 하면서 감정적으로 너무 힘들었어요. 전쟁이 비참하다는 걸 제법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결국에 울었습니다. 씨발 나이 처먹을대로 처먹은 아저씨가 게임하면서 질질 짜고 있게 만든다구요. 아니 주인공의 나이가 (아마) 나랑 비슷해서 더 감정이입 했는지도 모르죠. 뭐 저 시대면 나도 손자 볼 나이니까. -_-;;;;

캐릭터 하나하나에 너무 감정이입되서 많이 힘들었습니다. 저기 강아지도 진짜 귀엽다니깐요. 인간의 최고의 친구 개새끼...ㅠㅠ=b 딱 하나 미국인 프레디는 좀 액션 스타란 느낌이라 감정이입은 안되더군요. 이 친구 없었으면 게임이란 걸 잊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글화가 안되어 있긴 한데, 중학생 정도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영어로 되어 있으니 자녀가 있는 분들은 같이 해보시길 권합니다. 그 어떤 책이나 영화보다도 전쟁이란 게 얼마나 비참한지 가르쳐 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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