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2 : 0 코스타리카 by 함부르거

90분 내내 잘 버티고도 추가시간에 무너진 코스타리카였습니다. 천하의 나바스도 뒤쪽에 숨어 있다가 벼락같이 뛰어들어 온 쿠티뉴의 슈팅까지 막을 순 없었네요. 

네이마르의 추가골은 체력과 기력이 모두 소진된 코스타리카의 숨통을 끊어 버렸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 참수 세레머니는 너무했습니다. 네이마르 이녀석은 꼭 이렇게 안해도 되는 미운 짓을 해요. 얜 항상 등 뒤를 조심해야 될 거 같아요.

경기내용만 보면 월드컵 결승전 정도의 긴장감이 넘치는 경기였습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따라 선수와 포메이션을 교체하면서 상대의 약점을 노리는 양 팀 사령탑의 지략 싸움이 돋보였습니다. 치치 감독이 더글라스 코스타를 투입한 게 신의 한수였다고 보입니다. 이 선수가 투입되면서 양 측면 모두에서 브라질의 공격이 살아 났습니다. 

보는 사람이 숨막힐 정도의 질식수비를 선보인 코스타리카도 대단했지만 그 수비에 대고 끊임 없이 공격을 몰아 붙인 브라질의 근성은 왜 사람들이 브라질 축구를 사랑하는지 이유를 말해 주는 거 같습니다. 오늘날의 브라질을 만든 것은 기술보다도 그 근성 같습니다.

코스타리카는 이걸로 거의 탈락에 가까워졌습니다. 이 팀도 정말 안타깝네요. 

브라질에게는 네이마르의 감각이 살아나고 있다는 게 희소식입니다. 꼭 골 때문이 아니라도 후반에 보여 준 네이마르의 패스와 돌파는 감각이 회복되고 있다는 증거로 보입니다.

크로아티아 3 : 0 아르헨티나, 아르헨 멸망 ㅋㅋㅋㅋㅋㅋㅋ by 함부르거

크로아티아가 아르헨티나를 3:0으로 짓밟으면서 16강 진출을 확정지었습니다.

강력한 중원을 가진 크로아티아가 아르헨티나를 흔들고, 뒤집고, 쪼개서 아주 맛있게 요리해 먹은 경기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전반전은 팽팽하게 맞섰지만 크로아티아가 만든 찬스들이 보다 조직적이고 골에 가까웠습니다. 44분 경에 모드리치의 킬패스는 거의 골이나 마찬가지 상황을 만들어냈죠. 패스를 받은 페리시치의 퍼스트 터치가 조금만 좋았다면 바로 골이었을 겁니다.

후반 초반에 아르헨티나 카바예로 골키퍼가 치명적인 실수를 합니다. 클리어링을 한다는 게 킥 미스로 전방에 서 있던 크로아티아 레비치에게 곱게 패스를 줘 버렸고(...) 레비치가 정확하고 치명적인 발리슛으로 그 실수를 응징해 버렸죠.

그 다음부터의 아르헨티나의 플레이는 눈 뜨고 봐 주기 힘든 지리멸렬함 그 자체였습니다. 메시는 수비 3명 4명 사이에 끼어서 드리블하다 막히고, 다른 선수들은 크로아티아의 미드필더들에게 완전히 말려 버려서 전진패스도 잘 못하고, 간신히 찬스 만들면 다 날려 먹었죠. 아르헨티나는 중원 싸움에서 밀리니까 더티한 파울을 연발하면서 축구가 아니라 거의 격투기를 하더군요. 보고 있는 제가 다 화가 날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오늘의 영웅, 모드리치가 기막힌 중거리 슛으로 아르헨의 더티 플레이를 응징합니다. 2:0 상황이 되니까 아르헨 선수들은 아예 정신을 못차리더군요. 메시도 혼이 나간 거 같고...

이 경기의 압권은 마지막 인저리 타임에 나왔습니다. 힘도 혼도 다 빠진 아르헨 수비진을 농락하며 라키티치가 팀의 세번째 골을 넣습니다. 이 장면은 직접 찾아 보시라고 권합니다. '아아 이건 리바운드 골이란 것이다. 패스 한번으로 골키퍼까지 제껴버리는 게 제 맛이지.' 라고 애들 가르쳐 주는 듯한 골입니다. 물론 애들은 아르헨티나죠.

거기에 화룡점정은 선수교체였습니다. 93분에 만주키치를 빼고 베드란 콜루카를 넣어서 콜루카의 센츄리 클럽 가입 게임을 만들어 줬습니다. 순전히 선수 개인기록 만들어 주기 위한 교체, 아르헨티나의 일대 굴욕이며, 더티 게임에 대한 크로아티아의 통쾌한 복수였습니다.

크로아티아의 주된 승인은 모드리치-라키티치 콤비를 주축으로 하는 미드필더들이 적절하게 게임을 조절하면서 승점에 조급한 아르헨티나를 농락한 데 있습니다. 특히 모드리치는 오늘 완전히 미친 듯한 활약이었죠. 그냥 뻥뻥 지르는 거 같은데 기가 막히게 패스가 들어가는 게 무슨 패스의 신이 빙의한 거 같았어요. 

아르헨티나는 모든 면에서 부족했습니다. 메시는 전혀 안되는 상황에서도 혼자서만 플레이 만들려고 무리하다 아무 것도 못하고, 마스체라노는 옛날 같지 않더군요. 공이 자기 진영으로 오면 어디선가 귀신같이 나타나서 막아내던 지난 월드컵의 그가 아니었습니다. 다른 선수들도 전혀 조직적이지 못했어요. 메시한테 뭔가 찬스를 만들어 주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철저하게 수비도 못하고..

물론 이렇게 된 것은 어떻게든 승점을 따야 하는 경기에서 카바예로 골키퍼가 어이 없는 실책으로 선제골을 내준 데서 시작합니다.  그렇게 선제골만 안 먹었어도 이렇게 비참하게 박살나진 않았을 거예요. 꼭 승점을 만들어야 하는 조급함에 라인을 올리고 공격에 나서다 역습으로 계속 골을 먹게 된 겁니다.

허나 카바예로 골키퍼 탓만 할 순 없습니다. 아르헨티나의 공격은 크로아티아가 역습을 망설이게 할 정도로 강하지 못했고, 수비는 크로아티아 미드필더들의 패스 플레이에 농락당했습니다. 한마디로 실력이 부족했어요. 비슷한 상황에서 독일이 멕시코에게 1골차로 패한 것과 비교하면 확연하게 실력차가 보입니다.

아이슬란드와 나이지리아 경기 결과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아르헨티나는 탈락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메시의 마지막 월드컵이 이렇게 저물어 간다는 것에 참 기분이 복잡해지네요.



ps. 이 경기를 현장에서 직관한 마라도나의 기분이 어떨지 궁금하네요. 아마 미네이랑의 비극을 현장에서 본 호나우두의 기분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포르투갈 1 : 0 모로코 경기 끝 by 함부르거

------------ 전반 종료 -----------------

호날두 골! 이 친구 정말 축구의 신이 되려고 작정했나 봅니다. 포르투갈이 우승이라도 한다면 호날두는 마라도나와 동급의 자리에 올라갈 겁니다.

포르투갈이 스코어는 앞서고 있지만 경기내용은 모로코가 우세하네요. 공격이 훨씬 짜임새 있습니다. 수비도 적극적인 전방 압박을 통해서 포르투갈이 호날두에게 패스를 못하게 만들고 있어요. 다만 뭔가, 뭔가 2% 부족합니다. 그게 답답합니다.

이집트도 그렇고 이번 아프리카 팀들은 하나같이 경기는 잘 하는데 결과를 못 만들고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뭔가 될 거 같은데 안되고 있어요.

모로코 관중들 굉장하네요. 포르투갈과는 역사적으로도 그리 좋은 인연은 아니었을테니 이 경기가 더 각별한 면도 있겠습니다.

양 팀 선수들 중에는 포르투갈 왼쪽 윙백 하파엘 게레이루와 모로코의 오른쪽 공격수 암라바트 선수가 눈에 띕니다. 둘이서 포르투갈의 왼쪽 측면에서 거의 격투기를 찍고 있어요. -_-;;;; 축구는 전쟁이란 말이 실감납니다.


------------ 경기 종료 -----------------

결국 모로코의 맹공을 버텨 내고 호날두의 골을 지켜낸 포르투갈이 이겼습니다. 모로코에게 결정적인 찬스도 있었지만 파트리시우 골키퍼가 잘 막아 냈네요. 제가 생각하는 MoM은 파트리시우 골키퍼입니다. 호날두는 후반에는 거의 안 보였습니다만 결국 결승골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심판 판정이 좀 이상한 느낌이 있어요. 특히 페페의 핸드볼 상황은 논란거리가 될 거 같습니다. 제가 봐도 의도적인 장면은 아닌 것 같지만 판정이 어느 정도 포르투갈에 치우쳐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막판에 페페가 또 한바탕 할 뻔 했는데 팀원들이 잘 말렸습니다. 이 녀석은 포르투갈 팀의 잠재적인 폭탄입니다. -_-;;;

호날두는 맨체스터 시절부터 봐 왔는데 이 선수의 성장은 정말 놀랍네요. 팀플레이란 걸 전혀 모르던 꼬마녀석이 이젠 어엿하게 주장 완장을 달고 팀 전체를 조율하는 훌륭한 리더가 됐어요. 항상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찾고 그걸 향상시키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낍니다. 존경스럽다는 생각까지 들어요.

모로코는 참 잘 하는데 운도 안 따르고 어딘가 결정력이 없어서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됐네요. 이런 팀 보면 많이 안타깝습니다. 

포르투갈은 이란과의 마지막 경기만 잘 치루면 16강은 확정적입니다. 이란이 그리 쉬운 팀은 아니지만 지금 상승세를 타고 있는 포르투갈이 못 넘을 산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스페인이 이란을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 B조 판세가 많이 요동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영표는 자꾸 이란을 사우디로 착각하고 있어서 짜증났습니다. ^^;;

일본 2 : 1 콜롬비아 by 함부르거

아... 성질난다... 속이 쓰리네요. 이러면 샤다라빠가 말한 '남들 빡치게 하는 재미'도 없잖아요. 내가 더 빡치니. -_-;;;;

길게 쓰기 싫습니다. 콜롬비아는 차라리 초반에 골을 내주고 퇴장을 당하지 않는 편이 나았어요. 그래도 힘든 경기였겠습니다만.

98년 월드컵이 생각나네요 by 함부르거

샤다라빠 만화 - 킹메이커 대한민국


위의 글들을 보니 20년 전 프랑스 월드컵 때가 생각이 납니다.

그 때 언론의 설레발이 굉장했습니다. 아시아 예선을 굉장히 좋은 성적으로 통과해서 16강은 문제 없다고 엄청 떠들고 있었죠. 그리고는 한 게임 한 게임 질 때마다 그놈의 경우의 수 따지던 꼴이 참 가관이었죠. 결국 대회 끝나고 나오는 말은 언제나의 레퍼토리였습니다. "세계의 벽은 높았다."

그 때 전적이 멕시코한테 3:1로 지고, 네덜란드 한테 5:0로 지고 - 그 때 네덜란드 감독이 히딩크였습니다. -, 벨기에한테 1:1로 겨우 비겼죠. 벨기에는 그 덕분에 네덜란드, 멕시크와 무승부를 거두고도 조별예선 탈락했습니다.

사실 그랬습니다. 세계 축구 흐름에 대한 무지, 선수들의 낮은 기량, 지도자의 역량 부족 등등 세계 수준에 비하자면 한참 모자란 팀이 한국 대표팀이었습니다. 그리고 2002년 월드컵을 개최하는 입장에서 이런 현실은 공포로 다가왔죠. 축협이 그 때 어떻게든 한국팀 실력을 올리기 위해 별별 짓을 다 했다는 건 여러분도 잘 아실 겁니다. 유럽 빅리그로 선수보내고, 히딩크 영입하고, K리그를 박살내다시피 하면서 대표팀 소집훈련을 하기도 했죠. 온갖 무리를 하면서도 목표는 16강 진출 하나뿐이었습니다. 16강만 진출하면 그 모든 것이 용서받는다는 식이었죠. 그 이상은 언감생심 바라지도 못했어요. 당시의 일반적인 인식이 그랬죠.

그리고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그 기적이 현실을 가리고 있던 게 아닌가 합니다. 기적 이후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도 늘어나고 박지성 같은 대단한 성공사례도 나왔죠. 2002년 멤버들이 뛰던 2006, 2010 월드컵에선 그럭저럭 성적도 잘 나왔구요. 하지만 과연 한국 축구는 수준이 올라갔는가? 한국은 강해졌는가? 묻는다면 그건 아닌 거 같습니다. 그저 2002년 영광의 멤버들이 버텨줬을 뿐이죠.

2014 브라질 월드컵부터는 2002년의 버프가 빠지고 원래 한국 축구의 자리로 돌아온 거 같습니다. 오히려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실력이 올라오면서 이젠 아시아에서도 최강자는 커녕 월드컵 진출도 걱정해야 하는 판이죠. 그러니까 상대적으로는 98년보다도 약해진 겁니다.

헌데 사람들의 기대치는 2002년의 그것에 맞춰져 있으니 욕이 나오게 되는 거 같아요. 언론도 그걸 부추겨 왔구요. 언론이야 원래 그랬지만, 인터넷도 일반화되고 외국 축구에 대한 정보도 널리 퍼지면서 더 이상 옛날 같이 세계의 벽 운운하면서 자포자기하는 건 용납이 안되는 거죠. 세계 수준에 비하자면 한참 낮은 팀인데 보는 눈 높이만 세계수준에 맞춰져 있으니 불만이 생기는 겁니다.

이제는 현실을 볼 때가 된 거 같습니다. 한국은 약합니다. 98년도 대표팀보다도 약합니다. 그냥 수준이 떨어집니다. 지도자도 선수도 다 수준이 낮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못하는 건 당연합니다. 당연한 일에 분노하는 건 어리석은 일입니다. 한국 축구 대표팀에게 좋은 성적을 바란다는 건, 아직 기지도 못하는 아기한테 뛰라고 하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오늘부터 그동안의 분노를 반성하겠습니다. 넓은 마음으로 한국 대표팀의 당연한 성적을 받아들이겠습니다. 한화 이글스 팬질도 계속 해왔는데 축구 대표팀이라고 용납 못할 게 뭐가 있겠습니까? 그저 열심히 뛰는 선수들 보면서 박수나 보내겠습니다. 

지는 건 당연합니다. 
이기면 기쁠 겁니다만 바라지는 않겠습니다. 
열심히 뛰는 거 같지 않아 보이는 건 체력 부족일 겁니다. 
투혼이 없어 보이는 건 그냥 기술이 부족한 거겠죠.

이게 한국 축구를 보는 올바른 자세일 겁니다. 90년대 이전에는 항상 이랬어요. 우리는 원래의 위치로 돌아와서 원래의 위치로 돌아오고 있는 한국 팀을 바라 봐야 합니다. 1986년 이전에는 월드컵 진출도 못하던 나라입니다. 다시 한 번 주문을 외웁시다. "세계의 벽은 높았다."





ps. 분노를 가라앉혀야 하는데 왜 이 글을 쓰면서 다시 분노가 치밀어 오를까요. 수양이 부족한 저 자신을 다시 한번 반성합니다..............................................

대한민국 0 : 1 스웨덴 경기종료 by 함부르거

---------- 전반 종료 후 -----------------

아슬아슬하지만 어떻게든 버텨 냈던 전반전입니다. 

경기 전 라인업만 보고 이거 수비는 포기하고 공격 올인인가 싶었는데 어떻게든 버텨 내고 있네요. 

조현우 골키퍼를 대단히 칭찬하고 싶습니다. 이 선수가 적절하게 공중볼들을 처리해 주지 않았으면 위험한 장면이 많았어요.

김신욱과 손흥민의 동선이 겹치는 문제는 어쩌냐 싶었는데 그냥 그때 그때의 루트 선택에 따라 한쪽은 포기(...)하는 전략인 거 같습니다. 김신욱이 그래도 몸싸움에서 예상보다 잘 해 주고 있어요. 반칙이 많은 건 위험요소지만요.

기성용 이 자식은 자기가 태클 무지 잘 하는 줄 아나 본데 보는 사람 심장이 위험합니다. 까딱하면 패널티킥인 상황이 있었어요. -_-;;;; 

박주호가 부상으로 교체된 게 가장 큰 위험요소입니다. 대신 들어간 김민우가 경기 감각을 못 찾고 있는 거 같아요. 하프타임에 뭔가 조치가 있어야 할 듯.

암튼 최선을 다 하고 운이 좋으면 무승부는 할 수 있겠네요. 다음 경기를 생각하면 제발 이겨야 하는데 그건 정말로 운이 좋아야 할 거 같습니다. 


---------- 경기 종료 후 ------------------

전반전에 우려한대로 패널티 에리어 안에서의 미숙한 수비가 경기를 패배로 만들었습니다. VAR 탓할 게 아니라 패널티 에리어 안에서 그렇게 태클을 하면 안되요. -_-;; 박주호가 초반에 부상으로 실려 나간 게 굉장히 불안하고 느낌이 안 좋았는데 결국 이렇게 되네요.

공격 쪽은 유효 슈팅 제로가 말해 주듯이 한숨만 나오네요. 패스 미스가 너무 많았어요. 공격 상황에서 패스가 그렇게 부정확하면 아무 것도 안되죠. 진짜 공격은 아무 것도 못해 보고 졌어요.

손흥민은 팽이 돌리듯 뺑뺑 돈 것만 기억이 나는군요. -_-;;;; 몇몇 그럴싸한 달리기가 있었지만 아무 소득 없었구요.

구자철 이승우는 뭘 한 거지도 모르겠네요. 어이가 없습니다. 

그나마 이용, 이재성이 열심히 뛰어 줬지만 별무소용이었습니다. 

보면서 느낀 건데 얘네들은 이기려고 나온 게 아니라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 소리 들으려고 나온 게 아닌가 싶어요. 0:1로 지고 있는 후반 막판에 전원 공격으로 나서도 부족한 판에 손흥민 이승우는 한참 아래로 내려와서 공 받고 있고 전진패스는 실종되다시피 하고... 이건 선수비 후역습으로 승리를 노린다도 아니고 걍 멋있게 축구하고 졌다는 소리 들으려고 하는 거 같습니다. 설마 그럴리야 있겠습니까만 경기하는 거 보니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이걸로 대한민국이 이길 수 있는 경기는 사실상 사라졌습니다. 저런 수비 가지고 멕시코의 스피드를 과연 당해낼 수 있을 것인가, 독일의 공격력을 막아낼 수 있을 것인가 한숨만 나오죠. 공격 쪽은 오늘 경기처럼 아무 것도 못할 거 같고... 

스웨덴은 생각만큼 잘하지는 않네요. 멕시코의 스피드면 충분히 뚫을 수 있을 거 같고... F조는 멕시코 1위, 독일 2위로 마무리될 것 같습니다. 물론 대한민국은 3패 탈락 예상합니다. 한 골이나 넣으면 다행이겠습니다.

멕시코 1 : 0 독일 경기종료 by 함부르거

멕시코가 대어를 잡았습니다. 33년만에 독일한테 이긴 거라니 뭐 지금 멕시코 전역은 축제가 벌어지고 있겠군요.

독일의 딜레마가 드러난 한 판이었고 멕시코의 불굴의 의지가 만들어낸 승리였습니다.

이 경기는 졌지만 누가 뭐래도 현재 독일은 세계 최강팀입니다. 공수의 균형, 선수들 개개인의 기량, 팀워크, 후방지원까지 모든 면에서 있어서 세계 최고의 면모를 가진 팀이죠. 더군다나 월드컵 통산 13골에 빛나는 토마스 뮐러를 비롯한 강력한 공격진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런 팀을 상대로 하는 대부분의 팀들은 일단 실점을 안하는 것부터 생각을 합니다. 독일도 그런 팀들을 상대하는 것에 익숙하죠. 자기 진영에 꽁꽁 틀어박혀서 우주방어를 하는 팀들의 방어막을 하나 하나 벗겨내고 골을 우겨 넣는데 익숙합니다.

제가 기억하는 한에서는 멕시코는 독일에게 항상 약했습니다. 전반전에 잘 하다가도 후반에 얻어맞고 침몰하는 일이 많았죠. 유럽 정상권 팀을 상대로 할 때 멕시코는 그런 모습을 많이 보였습니다. 아마 독일인들은 멕시코가 소극적으로 나올 거라고 생각한 거 아닐까요. 적어도 멕시코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공격으로 나올 거라고 생각을 못한 거 같아요. 모든 면에서 철저한 독일인들이 멕시코에 대한 분석과 대비를 게을리 했을 거라고 생각하긴 힘듭니다. 오히려 멕시코의 전략을 분석한 결과 오늘 경기 같은 형태의 공격적 포진으로 충분히 이길 거라 생각했다고 봐야 합니다. 그러나 그 전략은 적극적인 카운터 전술로 무장한 멕시코 팀에게 휘말려 버리고 말았습니다.

독일로서는 불의의 일격을 맞았습니다만 지금같은 공격적인 전략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어쨌든 축구는 골을 넣어야 이기는 경기고, 챔피언이 되기 위해서는 이겨야 합니다. 독일은 언제나 챔피언을 노리는 팀이니 상대가 어떻게 나오든 이기기 위해 공격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오늘처럼 공격적인 상대에게 질 때도 있는 거죠. 챔피언이 되기 위해서는 이런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이게 독일이 가진 딜레마죠.

오늘 멕시코가 넣은 골은 독일의 지극히 공격적인 윙백 - 위치만 보면 윙이라고 착각할 정도의 - 요슈아 키미히의 빈 공간을 적극적으로 공략한 결과입니다. 로사노 선수가 안되도 계속해서 시도를 한 걸 보면 처음부터 이걸 노리고 전략을 짠 거라고 봐야죠. 오늘의 경기 결과는 최선의 전략으로 무장한 멕시코의 오소리오 감독이 뢰브 감독을 두뇌 싸움에서 이긴 거라고 봐야 합니다.

제가 멕시코 팀을 볼 때마다 감탄하는 건 객관적 전력에서 열세에 있는 경우에도 항상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겁니다. 상대가 아무리 강해도 이 팀은 공격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지지 않기 위해서 경기하는 걸 본 적이 없는 거 같아요. 문자 그대로 불굴의 의지를 보여주는 팀이 멕시코입니다. 이번은 멕시코의 그 불굴의 의지가 결실을 맺었습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이 경기 결과는 한국 팀에게는 가혹한 결과로 다가올 거 같습니다. 이제 F조의 모든 팀들이 한국을 잡아먹기 위해 필사적으로 나올테니까요. 독일이 패배를 안은 이상 한국을 못 잡은 팀은 탈락 위험이 매우 커집니다. 멕시코는 다음 경기에서 한국을 이기고 16강을 확정지으려 할 겁니다. 스웨덴은 오히려 멕시코한테 상극인 스타일이라 부담스러우니까요. 스웨덴도 다음 경기에선 대오각성한 독일팀을 상대해야 하니 무조건 한국을 이기지 않으면 안됩니다. 독일이야 뭐... 한국 선수들은 오랜만에 독일 팀의 진심모드를 상대하게 되겠군요. 약간은 한국 선수들이 불쌍하게 느껴집니다만 대한민국에게 월드컵은 항상 이랬습니다. ㅎㅎㅎ

한국 선수들이 멕시코 선수들 같은 기술적 전술적 완성도를 보여줄 걸로는 기대하지 않습니다만, 멕시코 같은 불굴의 투혼을 보여 주길 기대한다면서 이번 글을 마무리 하지요.

전반종료 멕시코 1 : 0 독일 by 함부르거

ㅋㅋㅋㅋㅋㅋㅋㅋ 경기 끝내주게 재밌네요 ㅋㅋㅋㅋㅋㅋㅋ 멕시코 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ps. 후반전을 기대해 봅니다. 멕시코는 항상 전반에 잘 해 놓고 후반에 고전하는 경우가 많아서 방심할 수 없는 경기입니다.

포르투갈 3 : 3 스페인 by 함부르거

세상에 이런 경기가 다 있습니까. 이 경기 안 본 분들은 정말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재밌는 경기를 놓치신 겁니다. 이번 대회 끝날 때까지 이만한 명경기가 또 나올 지 모르겠습니다. 서로를 너무나 잘 아는 이베리아 반도의 두 팀이 만들어낸 예술적 한 판이었습니다. 양 팀 다 미친 것 같아요.

그리고 호날두가 진짜로 미쳤어요 미쳤어. 정말 신의 영역으로 들어가려는 것인가. 혼자 세 골을 넣으면서 팀을 패배에서 건져 냈습니다.

호날두의 마지막 골 보면서 소름이 쫙 돋더군요. 홍차도둑님이 말씀하신 대로 이번 대회 공인구의 무지막지한 특성이 잘 발휘된 장면이기도 하지만, 호날두란 선수의 광기에 가까운 집념이 느껴지는 골이었습니다. 호날두가 별 부상 없었는데도 경기 막판에 주저 앉았는데, 아마 이 골을 넣으면서 기운을 다 써버려서였을 거예요. 그정도로 집중했다는 거죠.

그나저나 이니에스타는 이제 축구장 위의 도사님이 되어 가고 있는 거 같아요. 설렁설렁 산책하듯 뛰는데 보일 때마다 치명적인 플레이를 하고 있으니... 뛰어 다니는 역할은 이제 이스코가 하고 있더군요. ㅎㅎㅎ

휴... 제가 더 이상 뭐라고 말을 못할 경기입니다. 그냥 이 흥분의 여운을 즐길 뿐... 정말 말이 안 나와요. 그저 감탄사만 연발할 뿐입니다.



우루과이 1 : 0 이집트 by 함부르거

우루과이의 신승, 이집트의 분패라고 할 경기였네요. 

경기시간 내내 치열하게 맞붙는 모습, 이거야 말로 월드컵이죠. 개막전 사우디의 똥같은 플레이로 더럽혀진 눈이 이 경기로 정화된 느낌입니다.

이집트는 끈끈한 수비로 89분을 잘 버텨 내고서도 막판에 단 한순간 집중력을 잃으면서 세트피스 골을 내 줘서 패배했습니다. 이집트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뛰었는데 단 한순간의 집중력 저하로 패배하는 모습이 참 안타까웠습니다. 월드컵에서 승점 하나 얻는다는 게 이토록 어렵습니다. 그리고 모하메드 살라는 안 나왔지만 의외로 이집트의 공격력도 괜찮았습니다. 결정력이 좀 부족해서 그렇지 공격은 짜임새 있게 하네요. 특히 21번의 트레제게 선수가 아주 잘 해줬어요.

우루과이는 카바니와 수아레즈가 여전히 강력하지만 이집트의 끈끈한 수비에 고전했습니다. 운도 어지간히 없었구요. 그래도 로드리게스와 산체스 두 노장 윙어가 투입되면서 조금씩 측면을 뚫었고 결국 이 측면에서 얻은 프리킥을 골로 연결시켰습니다. 우루과이는 빌드업 과정을 보다 빠르게 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고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첫 경기니까 조금 부족한 면이 있을 수 있습니다만, 오죽하면 최후방의 디에고 고딘이 여러 차례 무리하면서 앞으로 나와서 공격에 나섰겠어요. 

우루과이 승리의 1등공신은 고딘과 히메네스 두 센터백이라고 봅니다. 특히 고딘은 이집트가 역습에 나설 때마다 어떻게 그리 기가 막히게 차단하는지 감탄스럽더군요. 

일단 A조 판세에서 이집트는 많이 암울해 졌습니다. 러시아를 못 이기면 가망이 없을 거 같아요. 사우디가 매우 친절하게도 모든 팀에게 승점 3점씩 안겨줄 거로 보이니(...) 말입니다. 우루과이는 여유 있게 사우디 이기고 16강 확정지을 거 같아요. 러시아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네요. 혹시라도 이집트에게 지면 큰일 날 수 있습니다.

이제 좀 자고(...) 일어나서 3시에 하는 포루투갈-스페인 전을 봐야죠. 모로코-이란 전은 제낄 생각입니다. ^^;;;


ps. 수아레즈... 또 무는 줄 알았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에도 또 물면 진짜 월드컵 역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기는 겁니다. 아니 이미 월드컵에서 2번 연속 핵이빨은 역사에 길이 남을테지만 말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 2 3 4 5 6 7 8 9 10 다음


트위터위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