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난 잘못된 선택을 했다. by 함부르거




링크의 글을 7년 전에 읽어 보았다면 잘못된 선택은 하지 않았을 텐데... 

아니면 처음부터 공무원으로 방향을 틀었을 지도 모르겠다.


정말이지 이제 취업을 하려는 젊은 SW 전공자들에게 하는 말인데, 회사에 취직을 하려면 그 사장부터 봐라. 최소한 그 밑의 이사 레벨까지는 알아보고 들어가라. 그가 어떤 경력을 쌓았으며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있는지 꼭 알아보고 들어가야 한다. 어떤 회사든 사장 프로필 정도는 웹에서 찾을 수 있다. 못찾겠으면 면접장에서 직접 물어볼 것. 그런다고 뭐라는 사람 아무도 없다.

회사의 명성이나 매출이나 순이익이나 이런 거 다 소용 없다. 핵심은 사람이다. 결국 회사란 것도 사람의 모임이다. 어떤 사람이 모여서 어떻게 일하느냐가 모든 것을 결정짓는다. 적어도 전공한 거 제대로 써먹고 싶으면 사장, 아니면 최소한 사업본부장 까지는 전공자가 있어야 한다. 과장 부장이 아무리 잘나도 보스가 문제를 이해 못하면 소용 없다. 

예전 회사에서 3년이나 있었던 것이 결정적 실수였다. 사장부터 상무 부장 과장이 전부 SW 문외한들이었는데 일이 제대로 될 리가 없지... 비교적 괜찮은 연봉과 회사의 명성과 좋은 환경만 봤던 내가 어리석었다. 이젠 발 뺀지 오래라 후회해 본들 소용 없는 일이지만.

암튼 대한민국에서 IT업계에 있겠다는 거 자체가 엄청난 리스크를 안고 가는 일이지만, 그나마 그 리스크를 최소화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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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텔 키보드 팜레스트 by 함부르거

<키보드 모델은 세진 SKM-1080>


없을 땐 잘 모르는데 있으면 무지 편한 게 있죠.

키보드 팜레스트도 그 중 하나입니다. 키보드 치는 데 손목을 받치고 보호해 주는 장비(?)입니다.

예전에는 3M 사의 젤 타입 제품을 사용했는데 이건 좀 문제가 있더라구요.

  1. 젤이 열을 간직하는 성질이 있어서 오래 쓰면 뜨끈뜨끈 해집니다. 겨울엔 문제 없는데 여름엔 불쾌해요.
  2. 천으로 마감을 해서 촉감은 좋지만 손때를 타요. 모양도 안좋고 비위생적이죠. 여름엔 땀도 차고.
  3. 그 제품만의 문제인데 천을 접착제로 붙여 놔서 오래 쓰면 뜯어져 나갑니다.

이런 문제가 있어서 새로 발령 받아 사무실 옮기는 김에 그건 버렸습니다.

새로 팜레스트를 장만하려니까 막상 파는 물건이 없더군요. 마트나 대형문구점에서도 팔질 않아요. 옛날엔 싸구려 제품이라도 한두개 씩은 있었던 거 같은데... 결국 온라인으로 고를 밖에 없었습니다.

펠로우즈의 젤 타입 제품들은 표면을 비닐로 처리해서 감촉이 나쁩니다. 일단 손을 좌우로 미끌어트리는 동작이 안되요. 키패드를 즐겨 쓰는 버릇 때문에 저한테는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같은 재질로 만든 마우스 팜레스트가 있는데 저 이거 안써요. -_-;;;

액토의 우레탄 제품을 사자니 위의 3. 같은 문제가 있는데다 배송비가 더 먹힐 정도니 기분상 온라인으론 못사겠더군요.

켄싱턴의 젤 타입 제품도 있었는데 가격도 비싼 데다 어쨌든 젤 타입이라 아웃.

엘레컴의 메모리폼 모델이 맘에 들었는데 이건 길이가 너무 짧아서 아웃.

인형 모양 쿠션은 아웃. (이유야 뭐...)

옥*이나 G**, 하다 못해 다나와까지 뒤져 봤지만 만족할 것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제품 자체가 적어요.


결국 평소엔 한번도 들어가 보지 않는데 한번 들어갔다 하면 뭔가를 반드시 지르게 되는 악마의 사이트 키보드매니아에서 찾아본 결과... 아스텔 팜레스트란 물건을 찾았습니다.

아스텔이 뭔가 하고 봤더니 아크릴 표면을 무광처리한 것입디다. 유리 표면 같은 아크릴에 비교하면 지문도 안남고 아크릴이니 그다지 열도 안받고, 후기 사진을 보니 모양도 괜찮고 해서 질렀습니다. 옥*이나 G** 보다는 아이오**아나 아이디**리 같은 전문 쇼핑몰이 300원 가량 싸더군요. ㅇㅅㅇ

지금 한 1주일 썼는데 대체적으로 만족입니다. 튼튼하기도 하고, - 그냥 아크릴 덩어리니 톱으로 자르거나 불에 태우지 않는 이상 100년은 가겠죠. - 무광처리 된 표면 감촉도 괜찮습니다. 무게감도 묵직해서 잡고 휘두르면 몽둥이 대용으로 딱이겠네요. 전 그냥 어깨 두드리는 안마봉으로도 씁니다만. ^^;;; 몸쪽으로 약간 테이퍼를 줬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게 유일한 아쉬움입니다.

다만 이런 단순한 아크릴 덩어리를 배송비 포함 19,500원 씩이나 주고 사야 했는지는 좀 의문이네요. 시간 나고 재주 되는 분들은 자작하는 게 나을 듯 합니다.

사실 제가 써본 팜레스트 중에 최고는 집에서 쓰고 있는 필코 가죽 팜레스트입니다. 마제스터치 사는 김에 같이 산 건데 가격도 5만원 넘어가고 촉감이나 무게나 그립감(어깨 안마봉으로 딱입니다... ^^)이 진짜 좋아요. 철판으로 바닥을 대고 손이 닿는 표면은 가죽 마감, 바닥은 고무로 해서 진짜 잘 샀다는 느낌이 팍팍 들지요. 근데 이건 사무실 갖다 놓고 쓰기엔 너무 아까워서요. ^^;;;

키보드매니아 둘러 보니 목재로 자작 팜레스트 만드는 분들이 있더군요. 시간 내서 가공해야 하나 봤더니 요즘은 쇼핑몰에서 재질, 두께, 폭, 너비 지정해 주면 그대로 잘라서 배달해 줍디다. 사용자는 사포질 좀 하고 기름이나 왁스 좀 칠해 주면 끝. 나중에 또 팜레스트 장만할 일 있으면 이렇게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팍팍 듭니다. 암튼 키보드매니아는 악마의 사이트 맞아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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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내 이글루 결산 by 함부르거

2011 내 이글루 결산

뭐... 별로 신경 안쓰다 못해 정전 수준인 블로그이지만 그래도 연말결산은 해야죠.


12월은 연말결산이 유일한 포스팅이네요. -_-;;; 포스팅 수 통계에서 작년 것만 비교하지 말고 4~5년치를 한꺼번에 보여주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글루스도 오래된 사용자가  많은데 말이죠.


요즘은 트위터를 좀(많이도 아니고...) 써서 블로그엔 뜸한 것 같은데 그래도 쓰게 되는 것은 내 생각을 정리해서 쓸 수 있는 유용한 공간이기 때문이겠죠. 지금처럼 생각 없는 포스팅을 자제하고 양질의 글을 쓰자...라고 생각하는데 잘 안되는군요. 그만큼 블로깅에 시간을 투자하지 않기 때문일 겁니다. -_-;;;;


내년엔 진짜 다사다난할 텐데 블로그 쓸 시간이나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세계에든 나라에든 큰 일이 많겠습니다만, 저 자신부터 추스리는 게 급선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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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수 비교

 (2010년 포스트 : 62개)
2010 2010  201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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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의 전당

1년동안 작성한 글

200자 원고지 기준으로 318장 분량이며, 원고 두께는 약 2cm 입니다.
1년 동안의 글을 문고판 시리즈로 낸다면 2권까지 낼 수 있겠네요. 함부르거님은 올 한해 이글루스에서 15,567번째로 게시물을 가장 많이 작성하셨네요.

자주 등록한 태그&대표글 TOP5

  1. 1위: 정성하(7회) | Approaching Dark, Coming...
  2. 2위: 미야자키(4회) | 코쿠리코 언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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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5위: 애니메이션(3회) | 별을 쫓는 아이 - 신카이, 이제 메이저의 ...

자주 발행한 밸리&대표글 TOP5

  1. 1위: IT(5회) | 프레디 머큐리 두들
  2. 2위: 스포츠(4회) | 김성근 감독에 대한 단상
  3. 3위: 뉴스비평(3회) | 분명 오세훈의 패배. 그러나…
  4. 4위: 영화(3회) | 코쿠리코 언덕에서
  5. 5위: 일상(3회) | 서울 왔습니다.

내 이글루 인기글

  1. 가장 많이 읽힌 글은 평창 올림픽 유치에 대한 조갑제 기자의 의견 관련... 입니다.
  2. 가장 대화가 활발했던 글은 평창 올림픽 유치에 대한 조갑제 기자의 의견... 입니다.
  3. (덧글126개, 트랙백2개, 핑백2개)

내 이글루 활동 TOP5

  1. 1위: 킹오파 (18회)
  2. 2위: 미사 (11회)
  3. 3위: 한니발 (7회)
내 이글루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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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왔습니다. by 함부르거

원래 11. 16일자로 발령이 났는데 블로그엔 이제야 올립니다.

저한테도 말 한마디 없이 갑작스럽게 발령이 나서 다들 벙찐 모양입니다.  이렇다할 작별인사도 못 드리고 서울로 와버렸습니다.

근무지는 의정부입니다. 집하고 가까운 곳이라 좋습니다.

그동안 정선이 참 지긋지긋했는데 막상 서울로 오니까 그립네요. 그런데 또 가라면 절대 못감... -_-;;;;

암튼 서울 올라오니까 일도 많은 것 같고 긴장도 됩니다. 사람은 적당한 긴장이 있어야 건강하게 사는 것 같아요.

암튼 이젠 주말에 영화 한편 보기 위해 수백킬로를 달려 오지 않아도 되니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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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책) by 함부르거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박스판 - 전7권
미야자키 하야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나의 점수 : ★★★★★






어제 잠이 안와서 1권만 읽고 자려고 예전에 사 놓은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박스셋을 집어들었습니다.

...
......
.........


짐작하다시피 새벽 3시까지 못잤습니다. ㅠ.ㅠ 예전에 읽었던 거라고 방심했어요. 미야자키 선생 작품은 애니든 만화든 뭐든 절대 수면시간 근처에 보면 안됩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눈이 띵띵 부었어요... ㅠ.ㅠ 예전에 라퓨타로 비슷한 경험을 하고 또 이러네요. ^^;;;

......

여담은 각설하고, 7권까지 다 읽고 나서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난 지금까지 인생을 어떻게 살아 왔는지, 내가 믿는 것이 과연 진실된 것인지, 내 마음 속의 어둠은 어떤 것인지, 과연 이 세상의 사람들은 살아갈 가치가 있는 것인지... 온갖 상념에 한참 기도를 하느라 또 못자고... 잠깐 잠이 들었다 뭔가 떨어지는 소리에 잠이 깨니 중천엔 달과 별빛 이 그득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미야자키 선생 이 양반은 진리의 한소식에 한 발 정도는 걸쳤습니다. 만화 하나로 사람에게 인생과 세계, 우주에 대해서 영감을 주는 사람이 세상에 또 누가 있겠습니까.

흔히들 한 작가의 첫 작품에는 그 작가의 모든 것이 들어 있다고 하지요. 나우시카도 그런 것 같습니다. 거신병은 라퓨타에, 하루만에 자라는 부해의 식물은 토토로에, 메베는 키키의 빗자루로, 화려한 공중전은 붉은 돼지에서 다시 꽃피어 납니다. 피와 오물로 범벅이 되어서도 살아가는 나우시카의 모습은 모노노케히메의 테마와 연결되고, 인간의 죄업이 뭉쳐 있는 가오나시는 어둠 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버티는 도르쿠 황제의 망령과도 같지요.

이 때까지의 미야자키 선생은 고통과 업보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도르쿠 황제와 토르메키아의 황자들은 정원과 청정의 땅에서 안식을 얻지만 나우시카는 그것을 거부합니다. 낙원은 인간이 만들어낸 꿈일 뿐, 현실의 인간은 도달할 수 없는 곳이라는 고통스런 자각이 거기에 있습니다. 과연 노동운동하던 사회주의자다운 현실인식이랄까요. 나우시카의 결론은 너무나 허무하고 가혹합니다. 생이란 권리이자 의무이기에 고통스럽더라도 살아가야 한다는, 종교와는 별 관계 없는 양반이 종교적인 결론을 내놓고 있습니다. 아니, 그걸 결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잘못일지도 모릅니다. 나우시카의 이야기는 끝났어도 그 땅의 사람들에게 삶은 계속되니까요.

미야자키 선생의 작품들이 참으로 아름다우면서 많은 감동을 주었던 것은, 그 이면에 삶과 인간, 세계에 대한 선생의 고통스런 성찰이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나우시카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강하게 들어요. 아름다운 이야기들은 선생 마음 속의 고통의 늪이 피워낸 연꽃이었던 거지요.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 평화를 주면서도 정작 자신은 고통의 바다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던 겁니다. 

개인적으로 벼랑 위의 포뇨를 참 좋아하는데 그건 이 양반이 '해탈했다'고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고해를 벗어나 해탈한 사람만이 그려낼 수 있는 세계랄까요. 포뇨를 만들기 전에 선생이 1년 정도 쉬면서 영감을 얻었다고 하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마치 붓다가 6년의 고행으로도 깨달음을 얻지 못했는데 마을 처녀가 준 우유와 죽을 마시고 회복한 다음에야 보리수 밑에서 열반에 들었다는 것과 같다고 할까요. 저 못지 않은 광팬들인 동생 내외가 포뇨를 미야자키 선생 최고의 걸작으로 꼽는 이유가 여기 있겠지요. 좀 광오한 이야기지만 선생의 고통에 공감한 사람은 포뇨를 걸작으로 여길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망작으로 여길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해탈한 양반이 후계자 문제로, 특히 아들놈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것을 보면 역시 인생은 살아 있는 한 고해로구나, 인간은 죽을 때까지 있는 힘껏 살 수 밖에 없구나 생각에 씁쓸한 미소만 짓게 되네요. ^^

마지막으로, 나우시카 7권 전체를 애니메이션으로 리메이크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잠시 했습니다....... 

할 수도 없겠지만 하지 맙시다. 이미 할 이야기를 다 한 양반에게 뭘 더 바랍니까. 그리고 아름다운 추억은 아름답게 남겨야지요. 이제 와서 피와 오물로 범벅이 되서 꿈도 희망도 다 밟아버리는 나우시카를 애들에게 보여주고 싶습니까? 그건 어른들만의 비밀로 남겨 놔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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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쿠리코 언덕에서 中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 by 함부르거

'코쿠리코 언덕에서' 속에서 아마도 보통 사람들은 전혀 주목하지 않았거나, 주목했어도 뭔지 몰랐을 장면이 있다.

바로 주인공 우미가 아버지 영정 앞에 청수를 모시는 장면. 

이렇게 말해도 잘 모를 테니, 아버지 사진 앞에 놓인 컵 속 물을 아침마다 가는 장면이라고 하면 '아하~'하고 떠오를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게 무슨 장면인고 하니, 우미는 돌아가신 아버지께 매일 아침 정한수를 바치면서 정성을 들이는 장면인 것이다. 물론 태클 걸 곳은 많다. 그냥 수도꼭지에서 물 받아서 쓰는 것도 그렇고 컵을 닦지 않는 것도 그렇고. 그러나 중요한 것은 신명에게 맑은 물로 정성을 들인다는 본래의 의미다. 작중 주인공 본인은 그런 사실을 의식하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제작진은 분명히 그 점을 의식하고 그렸다.

이 장면을 보면서 참 심정이 복잡해지는데, 우리도 잊어버린 우리 문화의 원형질을 일본인들은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불과 100년, 아니 60여년 전만 해도 우리네 할머니들은 정한수 모셔다 놓고 조왕신(부뚜막), 철융신(장독대)이나 사당의 조상께 기도드리는 것이 매우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불과 한두세대만에 그런 것을 다 잊어버렸다. 지금 동짓날에 팥죽 쑤어 먹는 집이 얼마나 되나? 대보름에 부럼 깨고 한식에 성묘하는 집이 얼마나 되나? 그런 것들이 단순히 세시풍속이 아니라 하나하나 의미를 가지고 있는 원초적인 신앙형태라는 것을 깨닫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토토로부터 모노노케히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까지 지브리의 애니메이션 속에는 일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원초적 신앙관과 거기서 나온 풍속들이 가득가득 나온다. 그래서 지브리 애니메이션이야말로 '가장 세계적'이면서 '가장 일본적'이다. 그것이 내가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내 심정은 종가집에선 조상의 유산을 다 잃어버렸는데 오히려 방계 가문에서는 잘 지키고 있는 것을 지켜 보는 심정이랄까. 우리는 언제가 되야 본래의 모습을 되찾을까 한숨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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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쿠리코 언덕에서 by 함부르거

코쿠리코 언덕에서
나가사와 마사미,오카다 준이치,타케시타 케이코 / 미야자키 고로
나의 점수 : ★★★★













아저씨의, 아저씨에 의한, 아저씨를 위한 영화?

전 이 영화가 좋았습니다. 마음에 들어요. 1시간 반 내내 만면에 가득 아빠미소 지으며 봤어요. 왜냐면 나도 이제 아저씨니까. (웃음) 제대로 레트로한 분위기 살려주는 영화에 무지 약한 것도 있습니다만. 자꾸 이젠 그렇게 젊은 것만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서 눈꼽만치는 화가 나기도 합니다. ㅎㅎㅎ

이 영화가 일본에서 성공하고 있는 이유를 알겠더군요. 가뜩이나 팍팍해진 세상인데 작년 올해는 특히나 힘든 일이 많았죠. 아저씨들 피곤해서 골아픈 거 싫은데 60년대 좋았던 시절을 배경으로 알콩달콩 풋풋한 러브스토리라니 아저씨들 하트에 직격입니다. 덕분에 저도 치유되는 느낌 만끽했습니다.

이 영화를 실사로 찍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는데 절대로 비슷한 느낌조차 안 날 거라고 결론내렸습니다. 왜냐면 애니메이션에서 보여주는 영상은 기억 속의 과거가 이상화되어 표현되는 것이니까요. 아무리 세트를 잘 지어 놓고 소품을 잘 배치하고 캐스팅을 잘해도 인간의 머리 속에서 직접 끄집어 내서 그려내는 것보다 아름다울 순 없습니다. 더군다나 배우들도 마찬가지로, 아무리 의상을 잘 고증하고 연기를 잘해도 그들이 우리와 같은 시대에 현실로 존재하는 한 과거에 완전히 녹아들 수는 없죠. 차라리 아무도 경험한 적 없는 중세나 고대라면 모를까요.

다른 건 몰라도 우미를 비롯한 여성 캐릭터들은 완벽한 '지브리표 여인'들을 보여줬습니다. 강하고 아름답고 선량하죠. 캐릭터메이킹 만큼은 좋았습니다. '지브리표' 배경과 소품들은 두말하면 입아프고요. 

이제 칭찬할 만한 건 다 칭찬했으니 이젠 좀 까 볼까요?(웃음)

가장 문제되는 건 이 영화가 좋았던 과거에 대한 회상 외의 메시지가 없다는 겁니다. 있어도 거기에 다 묻혀버렸던지요. 저같은 아저씨(크흑)들한테는 먹힐 지 몰라도 새로운 관객을 창출하기엔 역부족이 아닐까요. 한국 일본이야 미야자키 선생 팬층이 워낙 두꺼우니 당분간은 추억팔이만 해도 먹고 살 만은 할겁니다. 그 다음은? 지브리의 미래에 대해 고민을 안할 수가 없죠. 

지브리라고 해도 모노노케히메나 센치카미 같은 걸작들만 만들 수는 없습니다. 그걸 기대하는 건 너무 가혹한 일이죠. '지브리 영화는 이런 거다.'고 관객들이 제멋대로 정의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냥저냥 좋은 영화만 계속 만들 수는 없습니다. 지브리의 후계자들이 하루 빨리 모두를 납득시킬 만한 영화를 만들지 못한다면 그들도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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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질렀다. 하하하 하하하 ㅠ.ㅠ by 함부르거

굽시니스트의 본격 은영전 만화! - 은하영웅전설 완전판 출간기념

긴 설명할 필요 있겠습니까. 은하영웅전설 질렀습니다. 고등학생 때 못 산 거 보상심리도 없었다곤 못하겠네요.

가격이 크고 아름답긴 한데 (흑흑) 집에 올 거 한 서너번 안오고 먹을 거 좀 아끼고 하면 대충 메워집니다. ㅠ.ㅠ

역자 분에 대한 신뢰와 표지 사진만 보고 질렀는데 뭐 받고 봐야 알겠죠. 표지도 마음에 들게 바뀌었구요.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가격이든 구성이든 노리는 독자층이 딱 저같은 사람만 노린 것 같다는 겁니다. 저야 만족스럽지만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접했으면 하는 생각이 있거든요. 젊은 친구들이 좀 읽었으면 좋겠는데 그 친구들 기준으론 너무 비싸니 말이죠. 문고판도 내놓고 하면 좋을 것 같은데 우리 나란 문고판 시장이 시망이니... -_-;;;

그리고 굽시니스트 만화는 은영전에 대한 애정이 철철 넘치는 게 좋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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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난 원숭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by 함부르거


화난 원숭이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송인혁 지음 / 아이앤유(inu)
나의 점수 : ★★★★★






책 살 돈이 없는 분들은 http://t.co/IQzUVpRl 에서 보시길 권합니다. 고맙게도 저자 분께서 원고를 공개해 놓았습니다.

우선 이 책으로부터 수많은 영감을 받았음을 고백합니다. 조직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변화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 것인가? 재미 없는 직장생활을 어떻게 재밌게 만들 수 있을 것인가? 이런 고민을 한번이라도 해 본 사람이라면 이 책으로부터 감명을 받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삼성이라는, 어쩌면 정부조직보다도 경직된 조직을 신나는 직장으로 만들어 나가고 있는 현재진행형의 이야기가 이 책에는 담겨 있습니다. 아주 작은 아이디어, 조그만 소모임으로부터 시작된 변화의 단초가 SNS를 타고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고, 감동하게 하고, 조직을 바꾸게 만드는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솔직히 삼성 안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몰랐고, 때문에 놀라움도 더합니다. 삼성이라고 하면 이건희 회장을 비롯한 상층부만 보고 있었는데, 정작 보이지 않는 수면 아래에서 더 거대한 움직임이 발생하고 있었다고 할까요.

이 책이 주는 메시지는 조직의 부품이 되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줍니다. 일을 하기 위해 조직을 만들었지만 정작 인간은 그 조직 안에서 오히려 소외되고, 소모되고, 열정도 꿈도 조직 밖에서 찾으며 살게 됩니다. 오늘날 많은 직장인들이 열정도 꿈도 잃은체 쾡한 눈으로 조직의 목표에만 매달려 재미 없는 일을 반복하며 살고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다시 열정을 되찾고, 창의성을 발휘하며, 기쁨과 흥미로 가득한 직장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창의성은 사이(관계)에서 발생한다.' 
'인간의 열정을 일깨우는 것은 바로 주변사람이다.' 

이 두가지를 주목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책에는 TED와 같은 비공식적 모임과 SNS를 사용해서 사람 사이의 끊어진 관계를 회복하고 열정을 회복시키는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기술의 발달이 인간 사이의 관계를 넓혀주고 그것이 창의성의 발현, 열정의 부활로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이 책의 사례가 모든 조직에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닐 겁니다. 이 책에서 보여준 사례들은 삼성전자의 연구원들이라는 우수한 인재들이 그야말로 열정을 가지고 해낸 이야기입니다. 삼성의 사내방송이나 내부망 같은 인프라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명심해야 할 것은 그들도 갑갑한 조직문화 속에서 좌절감과 분노를 안고 썩은 동태눈이 되어 있던 사람들이란 점입니다. 인간이 조직 속에서 매몰되지 않고 인간 본연의 모습을 찾을 것인가? 바로 긍정적인 관계의 힘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옆자리의 동료,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동료, 가릴 것 없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서 '이거 하면 어떨까', '이거 재밌다'는 것을 던져보면 어떨까요. 어쩌면 그게 거대한 변화의 단초가 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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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글 비밀글로 돌립니다. by 함부르거

블로그에 정치 이야기 안하는 게 원칙인데 내가 잠시 미쳤나 봅니다.

하여튼 정치 이야기만 하면 자기 시야에서만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역사가 증명해 줄 겁니다. 

나는 내 일을 하고 있으면 됩니다. 쓸 데 없는 곳에 에너지 낭비할 시간이 없는데 이 오지랖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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