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모노 프렌즈 12화 - 손! 저 손 뭐여! 손 보라고 손! by 함부르거

모두가 해피엔딩에 기뻐하시는 이 와중에... 이제야 보고서 진짜 이게 뭐지?라는 게 생겨버렸습니다.


<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 방지 겸 밸리 노출 방지선입니다. 12화 안보신 분들은 나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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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전 가방짱의 손이 신경 쓰여서 참을 수가 없습니다. 다른 거 다 제쳐 두고 왜 멀쩡하던 가방 짱의 손이 검은 색이 되어 가고 있는 걸까요?

그러니까 서벌과 가방짱이 감격의 재회를 하는 이 장면에서 가방의 손은 전과 똑같이 아무 이상이 없습니다.

<모든 그림은 클릭하면 커집니다.>

보스를 찾아 다니던 때도 멀쩡했어요.

그후로도 쭉 멀쩡하다가 어떤 일이 벌어지냐면...

연회에서 연설을 시작하던 이 시점부터 손가락 끝이 검게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사이즈에서라면 작화 실수로 보고 넘어갈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이건 3D 모델링이라 일부러 색을 안 넣으면 저렇게 찍힐 수가 없다구요. 명암이 들어갈 부위도 아니고. 절대로 실수가 아닌 게, 이후 장면에서도 이렇습니다.

작아도 확실하게 검은 색으로 물들었죠? 더 확실한 장면도 있습니다.


자... 다음날 배로 개조된 버스를 타러 가는 장면부턴 검은 부위가 늘어났습니다.


자... 이쯤 되면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손가락 끝에서 시작한 검은 반점이 이제 거의 손가락을 다 채우고 손등까지 올라오고 있어요. 처음엔 나무 타느라 뭐가 묻어서 그런가 했는데 처음부터 다시 보니까 무슨 반점이 점점 넓어지고 있는 겁니다.

12화 보는 내내 이게 신경쓰여서 참을 수가 없습니다. 뭘까요 이거? 

몇가지 가설을 세워 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세룰리안 가설 

가방짱은 세룰리안에게 흡수된 후 원래의 모습, 즉 인간형 세룰리안으로 변화됐다. 프렌즈가 세룰리안에게 흡수 되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경우 원래의 동물로 돌아가지만, 원래 인간이었던 가방 짱은, 생물로서의 인간형 프렌즈에서 샌드스타를 빼앗기고 무생물이 샌드스타에 닿아서 생기는 세룰리안으로 변화한 것. 점점 검은 색으로 변해가는 신체는 세룰리안의 특성이 나타나고 있는 게 아닐까.

2. 석화설

샌드스타는 물에 닿으면 석화되는데, 검은색 현무암 같은 재질임. 세룰리안에 흡수되서 순수한 샌드스타 덩어리가 됐다가 다시 프렌즈화 한 가방 짱은 신체가 수분에 의해 석화되고 있는 것 아닐까.


3. 세룰리안화(化) 설

1과 비슷하나 다른 점은 가방짱이 아직 프렌즈라는 점. 단 세룰리안과 장시간 접촉하면서 세룰리안의 성분(?)이 몸 안에 침투, 몸이 점점 세룰리안으로 변해 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당장 떠오르는 건 이정도입니다만 정답은 아무도 모르겠죠...

암튼 감동의 해피엔딩보다도 더 많은 의문점이 생겨 버린 케모노 프렌즈, 2기를 절실히 기다리게 됐습니다. 으으...

VR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by 함부르거

오늘 회사에서 이야기하다가 VR 기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김에 하나 써 봅니다.

그동안 적지 않은 발전이 있긴 했지만 VR 기술의 미래는 과연 어떨지 여전히 의문인 점이 많습니다. 

HMD의 크기, 편리성, 화질, 가격 등등의 기술적인 문제는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죠. 화질을 높이려면 장비가 커지고 장비를 가볍게 만들려면 화질에 문제가 생긴다는 딜레마는 여전합니다. 물론 이건 이쪽 시장이 커진다는 전제 하에 투자가 지속되면 언젠가는 해결될 문제라고 보이니 큰 문제로 보이진 않습니다.

문제는 과연 이걸 어디다 써먹냐는 거겠죠.

저도 VR이 어디에 쓸만 하겠냐는 질문을 받고 얼른 떠오르는 게 게임 쪽 말곤 없더군요. 일부 산업 쪽 용도도 있지만 과연 시장이 얼마나 될 지는 의문입니다. 산업 쪽 용도로 제시되는 게 설계된 건축물을 미리 체험하게 한다던가 하는 겁니다. 부동산 거래에도 쓸 수 있다든가 이런 정보 전달이 주목적인데 과연 기존의 정보 전달 수단에 비해 얼마나 효과적인가, 효과적이더라도 비용 대비 효과가 과연 합리적인가 하는 의문이 안 들 수가 없네요. 무엇보다 용도가 제한적이라 시장이 클 수 가 없습니다. 이 기사에서는 우주 개발을 이야기 하는데 이거야 말로 극히 제한적인 목적에 불과하죠.

의료나 교육 쪽도 거론되는데 이 쪽은 해볼만 하다고 보입니다. 원격의료나 의학교육에 쓰일 수도 있겠지요. 기존 방법보다 확실한 효과만 있다면 비용 문제는 나중에 생각해도 되는 분야입니다. 문제는 개발을 위한 자금은 많이 들어가고 수익 전망이 불분명 하다면 지속적으로 투자할 사람이 없다는 거겠죠.

이러니 저러니 해도 현실적으로 개발되고 팔리는 분야는 역시 엔터테인먼트, 그 중에서도 게임 밖에 없습니다. VR 게임들은 확실한 차별성이 있죠. 상품이 팔리고 그로 인해 투자가 지속되는 선순환이 일어날 수 있는 부문은 이 쪽 밖에 없어 보입니다. 헌데 이 쪽도 상품들이 나온 지 꽤 됐는데도 이렇다할 히트작이 없습니다. 가장 많이 팔렸다는 플레이스테이션 VR도 판매량만 놓고 보자면 전세계 백만대도 안되니 말이죠. 투자자 입장에서 과감하게 투자할 생각이 날 것 같지 않아요. 

VR 기술이 더 발전하려면 앞서서 거론된 분야들 말고 새로운 용도를 찾아내야 할 겁니다. 현재로선 투자자들의 지갑을 열게 만들기엔 뭔가 부족하다고 할까요. 예를 들어 전신 체감형 포르노 머신을 만든다거나 한다면 이야기가 확 달라지겠죠. ㅎㅎ 

기술적으로도 획기적으로 싸면서도 화질 좋은 HMD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나오지 않는다면 어렵지 않을까 싶어요. 오큘러스가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기대에 못 미쳤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 VR도 화질이 문제구요. 그러면서도 가격들은 비싸지요. 소비자들이 기꺼이 지갑을 열 메리트가 있는 제품이 없습니다.

오히려 AR 기술엔 미래가 있다고 보입니다. 이미 산업현장에서 많은 용도가 있고 기술도 축적되어 있습니다. 소프트웨어도 현재의 2D기반 소프트웨어를 그냥 쓸 수 있기도 하죠. VR이 인간의 시각 전체, 나아가서 감각 전체를 커버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면 AR은 시각의 일부만 충족시키면 되니까 개발 부담도 적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 같은 매력적인 시제품도 나와 있구요.

암튼 현재로선 VR의 미래가 썩 밝아 보이진 않습니다. 투자자한테도 소비자한테도 아직은 그닥이랄까요. 코어한 게임 시장엔 좀 통하고 있지만 말이죠.

이건 VR의 문제라기 보단 인간 감각의 문제가 아닐까도 생각이 듭니다. 어차피 인간의 시야각은 동물 중에서도 가장 좁은 편에 속하니 말이죠. 그냥 UHD로 넓은 화면을 보는게 VR보다 더 시각적인 만족감을 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 글을 마칩니다.

요즘 젊은 애들이 왜 이런가 했더니... by 함부르거


제목은 저런데 꼭 20대 이하만 이야기하는 게 아닙니다. 갈 수록 뭔가 상식이나 예의범절 같은 걸 이상하게 탑재한 인간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특히 젊은 세대로 갈 수록 그렇다고 느끼고 있는데 그 해답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런 사람이 윗세대라고 없는 건 아닌데 아래로 갈 수록 돌출되는 빈도가 늘어난다고 느끼고 있거든요. 멀쩡하게 좋은 학교 나와서 좋은 직장 다니는 후배들 중에도 존대말 같은 게 성인이 된 이후에나 인스톨 된 것 같은 친구들이 꽤 있어요. -_-;;;

저는 가정교육이란 것도 결국 교육자의 열의와 실력, 교육시간에 따라 성과가 갈린다고 봅니다. 조부모가 육아를 한다고 애들이 잘못 크는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적극성이나 에너지가 딸리는 게 사실이거든요. 특히 요즘처럼 혼인연령이 늦어지고 있는 추세에선 조부모도 연령이 올라가서 더욱 그렇죠. 

꼭 막장드라마를 문제 삼는 게 아닙니다. 부모가 같이 하는 시간이 없다는 게 문제죠. 가정교육은 의도적으로 가르치는 것도 있지만 부모가 성실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있는데, 맞벌이 부부는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그걸 애들한테 보여줄 시간조차 없으니... -_-;; 유년기에 부모가 미치는 절대적인 영향력을 생각하면 이건 좀 심각한 문제입니다.

이젠 국가적 사회적으로 이런 걸 심각하게 고민해야 되지 않나 싶어요. 국가가 국민들의 모든 걸 해결해 줄 수도 없고 해서도 안되지만, 미래세대를 육성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 중에 하나입니다. 인성교육 같은 부분은 대부분 국가가 가정에 위탁하고 있다고 봐야 하는데, 그 가정의 여건이 안된다면 국가가 도와줘야죠. 꼭 큰 예산 들이는 일이 아니라도 할 수 있는 일은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근무시간 조정 같은 거죠. 약간의 사회문화적 변화가 어떤 큰 사업보다도 더 큰 효과가 날 수 있다는 걸 생각하면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일단은 공직사회부터 계속 가정친화적인 제도가 도입되고 있긴 합니다. 요즘 보니까 돌봄시간인가 해서 점심시간이나 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더군요. 문제는 이런 문화가 그냥 공직사회 안에서만 그친다면 그냥 공무원만 좋은 나라가 된다는 거죠. -_-;;; 낙수효과 같은 거 기대할 게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한 정치적 의지가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018 월드컵 예선 대한민국 vs 시리아 중간감상 by 함부르거

경기시간 후반 10분 시점에 본 감상

- 한국선수들 움직임만 보고 후반 40분 쯤 되는 줄 알았음

- 시리아 홈경기인가?  한국 애들이 걷어내기 바쁘네

- 수비라인은 왜 이따위임?

- 압박 안하냐? 시리아 애들은 열심히 압박 하는구만.

- 어디 가서 침대축구 운운하지 말자

- 용케도 1골 넣고 이기고 있네... -_-;;;;;;;;;;;;;;;


잉카인터넷 나가 죽어라... by 함부르거

회사 인터넷 PC에서 갑자기 키보드가 먹통이길래 왜 그런가 알아봤더니 매일 써야만 하는 메일 사이트의 키보드 보안 프로그램이 KVM 스위치와 충돌을 일으키기 때문이라더라... -_-;;;;  그 찬란한 이름 잉카인터넷의 nProtect KeyCrypt. 그걸 삭제하니까 바로 키보드 작동... 뭔 씨발 브라우저 보안 프로그램이 부팅할 때부터 작동하냐 썅. 이딴 거 안쓰고 싶은데 필수적으로 써야 하는 회사 메일이라 안쓸 수도 없고... ㅠㅠ

내가 컴퓨터란 물건을 쓴 지가 30년째인데 이놈의 nProtect처럼 개같은 프로그램은 본 적이 없어요. 보안 프로그램이랍시고 온갖 충돌은 다 일으키고, 그렇다고 안전하냐 하면 해커들한테 맨날 뚫려요. 그렇게 개같으면 시장에서 멸종해야 하는데 뒤에서 뭔 재주를 부리는지는 모르겠지만 온갖 공공기관과 금융기관에는 또 다 들어가요. 그야말로 시장경제 원칙은 죄다 엿바꿔 먹고 있는 대한민국다운 현상이랄까요. 이건 뭐 공산당보다 더 악질이여.

암튼 잉카인터넷 사장이하 임직원 여러분들, 진짜 오래 사시겠습니다. 온 국민으로부터 이렇게 욕을 처 먹는데 매일매일 수명이 팍팍 늘어나시겠네요. 어우 씨발 진짜 출세 팍팍해서 엔프로텍트 금지령이라도 내리든가 해야지 열받아서... -_-;;;;

유녀전기 6권까지 감상 by 함부르거


화려한 블랙코미디의 향연이라고 할까요. 낄낄거리며 읽기엔 딱 좋은 정도의 내용 같습니다. 소설이 일종의 의식의 흐름 형식으로 쓰여져서 이런 양식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좀 불편하게 느낄 수도 있겠습니다. 잡다하고 세세한 설정을 안 늘어놔서 읽기엔 편합니다. 덕분에 애니나 만화 같은 스핀오프들은 자유롭게 표현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네요. 소설에선 단 한줄로 처리된 내용도 만화에서는 몇 컷에 걸쳐서 표현하기도 하고... 만화, 애니와 같이 본다면 상당히 내용이 풍부해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주된 내용은 타냐가 줄 잘못 잡아서 그야말로 사선을 넘나들며 죽을 고생하는 이야기입니다만... ^^;;; 그렇게 짬밥을 먹었는데도 군대가 무슨 기업처럼 돌아가는 줄 착각하는 타냐가 일견 불쌍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나는 머리 좋고 일 잘하니까 제안만 하고 빠져야지 랄랄라~'하는 타냐를 상관들은 '쟨 정말 투지와 책임감이 넘치는구나. 맘껏 싸우게 배려하자'고 받아들인단 말이죠. 군대에선 중간만 가는게 제일 잘하는 거라는 진리를 누가 얘한테 안 가르쳐 주나... ^^;;; 지는 지 부하들이 전쟁광이라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볼 땐 얘가 최고의 전쟁광이고 부하들은 그 영향을 받은 거거든요. 본인도 '일단 싸우고 보자'는 식의 호전광으로 변해가는 자신을 조금씩 의식하는 거 같긴 한데 아직 멀었습니다.

나머지 내용도 뭐 다 군대 이야기입니다. 망하는 나라의 군인으로 최후까지 싸우는 앤슨 수 대령, 공산주의 국가로 파견 나온 것도 모자라 멍청한 어린애들까지 관리하느라 위에 구멍날 지경인 드레이크 중령, 숙청에서 간신히 살아 남아서 윗선의 감시와 현장의 무리한 요구 속에 분투하는 미켈 대령, 잘 나가는 참모장교이면서도 광년이(...) 하나 땜에 덜덜 떨고 사는 레르겐 대령... 불쌍한 중간관리직 아저씨들이 아주 많이 넘쳐납니다. 이 아저씨들한테 진짜 공감 많이 되네요. ㅎㅎㅎ

약간 아쉬운 점이 있다면 너무 로맨스 같은 내용이 없다는 거? 철두철미하게 군대 이야기만 하니 누구 말대로 피와 쇠, 진흙과 오물 냄새 밖에 안 납니다. 미려한 일러스트와 예쁜 여캐가 다 소용 없어지는 느낌이랄까요. 가끔 일부러 어린 아이란 걸 강조하지 않으면 정말로 타냐가 그냥 노련한 고참장교로만 느껴지니까 말입니다.

그 밖에 2차대전 당시의 일본군의 실책을 줄기차게 까지만, 몇가지 근본적인 문제에선 고개를 돌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극렬한 내셔널리즘으로 전쟁범죄를 먼저 저지른 건 독일인데 작중의 제국은 그냥 내선방어 위주로만 전략을 짜 놨다가 망가지는 나라로만 묘사된다던가 하는 부분이죠. 2차대전의 원인이 된 사상적 정치적 문제에선 도망가고 있는 게 아닌가 합니다. 전쟁을 너무 단순화 시켜서 전략전술 차원에서만 다루는 것 같은 느낌이 있죠. 많은 일본인들이 생각하는 '전쟁에 진 게 잘못이지 다른 건 잘못한 거 없다'는 사고방식의 연장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드네요. 그래 봤자 '이건 가상세계의 가상전기다' 하고 도망가면 할 말이 없어지긴 합니다만... 

암튼 이것만 빼면 전쟁의 여러 측면을 여러 인물의 시각을 통해서 실감나게 묘사하는 소설이라 밀덕이라면 아주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겁니다.

공공기관 정보화 사업 구조조정 by 함부르거

내가 볼 때 우리 나라 IT업계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공공기관 발주에만 의지하는 업체가 너무 많다는 거다. 기술력도 없고 오로지 정부 발주만 받아 먹고 사는... 더 문제는 이런 데가 숫자도 많고 목소리도 엄청 크다 보니 정부 정책에 영향력이 크다. 그러니 자꾸 관련 규제가 생겨나고 경쟁은 제한된다. 대표적인 규제가 대기업 참여제한 같은 거고... 

그런 환경이 십몇년 동안 이어지다 보니 하던 놈들은 계속 사업하고 새로 시작하는 사업체들은 끼어들기도 힘든 그런 구조가 되어 버렸다. 솔직히 이야기 해서 업체들이 공무원 끼고선 지들 멋대로 사업하는 일 많다. 특히 그 공무원이 전산 분야 비전문가면... -_-;;; 

IT 사업을 우습게 생각하는 공무원들이 많은 것도 문제다. 예산 조금 남으면 정보시스템 만드는 일부터 생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정보화 사업이 다른 정부 사업에 비해서 규모도 작고, 결과물 검증도 어려우니 실적 쌓기 용으로 막 하는 경우가 많다. 결과야 어쨌든 뭔가 실적으로 보여주기엔 딱 좋다 보니 그렇다.

이런 게 오랫동안 계속 되다 보니 이젠 국회와 감사원의 칼날이 정보화 사업으로 막 치고 들어 온다. 작년에 감사원에 IT 감사단 생긴 다음부터는 정보화 사업 막 하던 사람들이 감사 받고 곡소리 나고 있다. 예산도 막 잘려 나가서 이젠 정보화 사업 예산 따기 정말 힘들다. 유지보수 외에 구축 예산 따긴 정말 힘들다고 보면 된다. 뭐 공공기관 IT사업에 구조조정이 필요한 건 맞다. 한가지 우려되는 점은 정말 필요한 사업도 못하게 되는 것 아닌가 뿐이다.

하지만 이건 이제 시작일 뿐이다. 지금 정보화로 분류되지 않는 일반사업에서 벌이는 정보화 프로젝트가 굉장히 많다. 미래부, 기재부에서 여기도 들여다보려고 하긴 하는데 아직 걸음마 단계다. 본격적으로 파악이 되면 아마 칼바람이 불 거다.

사실 공무원 입장에서는 잘 알면 정보화사업만큼 편한 것도 없다. 행자부, 미래부에서 정보화 사업 관련으로 엄청나게 관련 규제, 제도를 많이 만들어 놔서 그것만 지켜가며 사업하면 그닥 골치 썩일 것도 없다. 그걸 몰라서 얻어 맞는 거지... 정보화사업 제대로 하려면 많이 공부해야 한다.

사업체들 입장에선 날이 갈 수록 돈벌기 팍팍해진다는 느낌이 들 수 있는데, 자업자득이다. 열심히 공공기관만 파서 그쪽 예산 빵빵히 늘리고 신나게 꿀 빨고만 있었지, 민간 시장에서 살아남을 실력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공공기관 외에는 제대로 뭘 사주는 경우가 없었던 우리 나라 소프트웨어 시장의 초기 환경이 이런 문제들을 만들어 냈다고 보는데, 암튼 이젠 구조조정을 본격적으로 하고 있다. 공공기관 발주로만 먹고 살던 양반들은 이제 어떻게 먹고 살 지 진지하게 고민들 하셔야 한다. 한 두해로 끝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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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바르슈타이너....ㅠㅠ=b by 함부르거


한국에는 바르슈타이너(Warsteiner)가 수입 안되는 줄 알고 있었는데 이마트엔 들어 오고 있었네요. 만세! 만만세!!! 맥주 독립 만세!!! 독일 맥주 만세!!!!!! 오늘만큼은 정용진 만셉니다. 

제가 왜 이러는지 이해가 안되는 분들을 위해서 썰을 풀자면, 독일 유학 가서 처음으로 맛봤던 독일 맥주의 진수랄까요. "Eine Koenigin unter den Bieren(맥주의 여왕)" 으로 불리는 맥주입니다. 깔끔하고 부드러운 맛과 진한 향으로 필스 계열의 진가를 보여주는 맥주죠. 너무 부드럽다고 싫어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크롬바커나 벡스가 취향에 맞을 겁니다. 

2001년 10월에 브레멘에 처음 도착해서, 독일 왔는데 맥주라도 마셔 볼까? 하고 마트에 가서 조금 비싼 거 골라 볼까? 하고 샀던 게 이녀석인데... 와 진짜 정말... 그 때 너무 감동해서 그 기분이 잊혀지질 않아요. 뭐 말오줌 같은 한국 맥주만 마시다 이런 걸 마시면 그런 기분이 안 들 수 없습니다만, 처음 사 본 독일 맥주가 이 녀석인데 그게 또 다른 맥주와 비교해도 최고의 물건이라면 어떤 기억으로 남겠습니까. 한국에 돌아와서도 이 녀석 볼 수 없나 간절했다구요.

헌데 한국엔 오랫동안 수입이 안됐습니다. 수입사와 뭔가 문제가 있었다나 뭐라나. 경쟁사인 크롬바커(das Koenig der Biere(맥주의 왕)을 자처하는)는 수입이 되고 있었지만 얘는 뭔가 취향이 아니라....

암튼 오랫만에 추억 + 좋은 맥주 맛을 만끽했습니다만 좀 아쉽네요. 물 건너 왔더니 부드러움은 그대로이나 향이 약합니다. 아니 약해졌달까요. 암튼 와인과 맥주는 물을 건너면 안되요. 특히 적도 통과는 쥐약... ㅠㅠ 안그래도 연약한 아가씨 같은 녀석인데... ㅠㅠ 역시 독일 현지에서 마셔야 제 맛이 나온달까요. 

한가지 팁을 드리자면, 이 맥주를 제대로 맛보려면 식히지 말고 상온에서 드시는 게 좋습니다. 추천하는 온도는 20도 전후. 식으면 향이 안 살아납니다. 생각해 보세요. 300년 전에 냉장고 같은 게 있었을까요?


고대 로마의 24시간 by 함부르거

'한 사회의 문명화 정도는 약자가 어떻게 대우받고 있는가를 보면 즉각 알 수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어떤 문명이 얼마나 훌륭한가는 그 문명에서 가장 잘 나가고 부유한 사람들을 볼 게 아니라 사회적 약자들이 어떻게 대접받는지를 봐야 한다는 말이죠.
 
젊을 때 시오노 나나미의 책을 읽고 로마에 대한 막연한 환상에 빠져 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그게 와장창 깨진 건 2003년 경 쾰른의 로마-게르만 박물관을 찾았을 때였습니다. 거기서 보여 주는 로마인들의 삶은 그야말로 극과 극이었습니다. 부자들은 모자이크로 바닥 장식된 집에 사는 것도 모자라 무덤까지도 석상과 비석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그야말로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 황금관에 묻히는 삶을 살고 있었죠. 아마 오늘날의 부자들도 이렇게까지 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반면에 정말로 초라하고 비참하기까지 한 로마 서민들의 생활상은 로마에 대한 환상을 깨기에 부족함이 전혀 없었습니다. 주방조차 없어서 방바닥에 솥 하나 걸어 놓으면 그게 주방이요 식탁인, 혈거인에 가까운 집에서 로마 서민들은 다닥다닥 붙어 살았습니다. 중세의 파리가 길거리 오물로 유명하지만 로마도 다를 건 전혀 없었죠. 로마인들 중 침대 같은 가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극소수, 그나마 돌로 된 고정식 침상에서 잘 수 있는 사람들은 행운아죠. 노예들은 방도 없어서 복도에서 잤습니다. 이 박물관을 보면서 고대국가로서 로마가 가진 어쩔 수 없는 한계와 야만성을 절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따지고 보면 우리가 암흑시대라고 알고 있는 중세의 농노들은 로마의 서민들보단 나은 삶을 살았습니다. 부실공사로 지어져 언제 무너질 지 모르는 닭장같은 아파트에서 살던 로마 서민들보다는요. 적어도 그들은 집주인이 월세 올린다고 집에서 쫓겨나 문자 그대로 길바닥에 온가족이 나앉는 일은 없었지 않았나요. 로마 서민들은 흔히 당하던 일입니다.
 
이 책은 그런 로마의 실제 생활상을 실감나게 보여 주면서 로마제국이란 국가를 환상이 아닌 실체로 접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어떤 면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현대적이지만 어떤 면에서는 어이 없을 정도로 원시적이고 비참하기까지 한 로마인들의 삶을 보면서, 우리가 모든 면에서 얼마나 발전된 문명의 수혜를 받고 있는가 실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편으론 로마제국이 무너지고 중세적 질서가 자리잡게 된 하나의 원인도 이해가 되는 거지요.
 
아마 승자들의, 높은 사람들의 화려한 로마 역사만 알고 계신 분들에겐 이 책이 좀 버거울 수도 있겠습니다. 허나 로마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고자 하는 분들은 꼭 읽어 볼 만한 책입니다. 어떤 문명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 문명의 꼭대기부터 맨 밑바닥까지 다 봐야 한다는 게 제 지론입니다. 이 책은 바로 그 밑바닥을 훑고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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