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해지 by 함부르거

한 7년을 넘게 써온 현대카드를 오늘 다 해지해 버렸습니다.

협상 좀 해서 카드 업그레이드 하려고 했는데 그냥 쿨하게 해지해 주네요. 현대카드 이 쌈빡한 놈들, 배가 불렀구나. ^^;;;;;

하긴 이렇다할 혜택도 없고 해서 그냥 해지해도 상관 없다고 생각한 결과이긴 합니다. 

카드 하나는 ARS 입력만으로 해지, 다른 카드는 해지 대신 제시한 조건이 꼴랑 포인트 만점이라, 장난하냐는 기분이 돼가지고 그냥 해지해 버렸습니다. 이걸로 이번달 카드 대금만 갚으면 7년에 걸친 현대카드와의 인연도 끝이네요. ^^;;;;

어떻게 보면 첫 직장과의 남은 인연이 이걸로 정리된 게 아닌가 합니다. 현대 계열사라 패밀리 카드로 발급받았었거든요.

이제 제 삶에서 옛날의 묵은 것들은 하나하나 쳐 나갈 겁니다. 뭐든지 새롭게 시작해야죠. 직장도 옮겼겠다... 마음도 울적한데 이런 거라도 하나하나 해 나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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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능숙도 검사 결과 by 함부르거

애정인지력 B 레벨
언제부터 좋아하게 된건지 정확히 알지 못하고 좋아하는 감정 또한 자각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립니다.

감정제어력 B 레벨
냉정한 판단력은 가지고 있지만 사소한 일에 쉽게 감정적이 되어 버립니다. 인간답고 좋긴 하지만 너무 지나치면 의도한데로 진행이 되지 않습니다.

긍정적 낙관력 B 레벨
비관적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행동하기 전에 이것저것 고민해 버리는 성향입니다. 자신에게 자신감을 가지고 때로는 대담하게 행동하세요.

연애 공감력 B 레벨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놓쳐 , 그(그녀)를 불안한 마음을 갖게 하는 일이 있습니다. 상대를 잘 파악해, "무엇을 바라고 있을까"를 알아내는게 중요합니다

관계 유지력 B 레벨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자세는 있지만 너무 여유롭습니다.
두 사람의 관계가 삐걱거리면 , 어떻게 행동하고 판단할 지 잘 알지 못하고 패닉에 빠집니다. 상황을 냉정하게 응시하는 눈이 필요합니다.

연애 능숙도 결과 주소
http://lovecapability.com/love/result.php?vc=Qi9CL0IvQi9C

.... All 'B' 라.... 'ㅁ' 현재 연애를 하고 있는 입장에서 만족스럽진 못하군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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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야의 츠바키 by 함부르거


카와시타 칸지(川下寛次)의 아테야의 츠바키(当て屋の椿)란 작품이 있습니다. 굳이 장르를 구분하자면 김전일의 추리에 시구루이의 난도질을 버무리고 에로에로에로에로에로에로를 잔뜩 끼얹은 다음 모에선을 살짝 뿌린 세트가 되겠습니다. 19금 마크가 딱 박혀있고 막 벗겨대는 데다 장기자랑(...)도 상당한 고어물입니다만... 

대단히 아름답습니다!!!

일본의 퇴폐미학이란 이런 것이다라고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그림실력도 장난 아니고 무엇보다 스토리가 퇴폐적, 염세적 미학의 끝까지 달려갑니다. 일본 문학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죽음의 미학이 극한적으로 표현되고 있어요. 아야츠지 유키토의 추리물과 미시마 유키오의 죽음의 묘사, 교고쿠 나츠히코의 판타지를 합쳐 놓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뭐라고 언어로 표현하기 힘든데, 끔찍한 고통과 비극적 결말을 극한까지 표현함으로써 오히려 쾌감과 숭고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 딱 일본 변태(...)들이 아니면 못 만들 이야기가 아닌가 싶어요. 다른 나라 문화에도 이런 종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본에선 이런 게 전통이랄까요. 비슷한 류가 있다면 영국의 호러물이겠지요. 영국 것에 차가운 음습함이 있다면 일본 것엔 후덥지근한 끈적거림이 있습니다만.

우리 나라엔 정발이 어려울 것 같다는 게 유일한 아쉬움입니다...... 앞서 말한 작가들만큼 명작의 반열에 들 지는 좀 의문이라도, 보고 나서 '읽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작품이란 점은 장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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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올 때 주의해야 할 점 by 함부르거

1. 눈 오면 자동차 운행을 안하는 것이 최선. 암튼 눈 올 때 차를 운전한다는 것만으로도 위험도+피로도가 100% 상승한다.

2. 제설차 뒤를 따라다니면 느려서 답답하긴 해도 안전함. 제설차 앞지르는 것은 경험자로서 권고하는데, 하지 마라. (한바퀴 뱅 돌고 절벽으로 떨어지기 직전에 멈춘 기억이 아직도...)

3. 좀 위험하다 싶으면 운전을 멈추고 제설차 지나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음. 국도 같으면 30분~1시간 정도 간격으로 제설차가 돌고 있으니, 한두시간 기다렸다 눈이 녹은 다음 가는 것도 한 방법.

4. 겨울철엔 마른 길도 조심! 눈 온 다음엔 제설작업으로 뿌려 놓은 모래, 소금 따위를 밟고 미끄러지는 수가 있다. 특히 커브길, 언덕길에서 조심. 둘의 조합이라면야 뭐... 허구헌날 다니던 길에서 똑같이 운전해도 사고 나는 수가 있다. (이것도 물론 경험자로서... -_-;;;)

5. 주차 시켜 놓은 차는 와이퍼를 세워 놓는 게 좋다. 눈이 얼어붙어서 와이퍼를 움직이지 못하지 않게 하기 위함임.

6. 차에 쌓인 눈은 미리미리 치워 두는 게 좋음. 약간의 수고로 중노동을 피할 수 있음. 얼어 붙기 전에 치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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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의 수도권 폭설로 비상대기 하느라 밤샌 기념(?)으로 뒷북 포스팅 하나 올립니다. 강원도엔 2년 있었을 뿐이지만 눈과 관련해선 추억이 매우 많군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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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난 잘못된 선택을 했다. by 함부르거




링크의 글을 7년 전에 읽어 보았다면 잘못된 선택은 하지 않았을 텐데... 

아니면 처음부터 공무원으로 방향을 틀었을 지도 모르겠다.


정말이지 이제 취업을 하려는 젊은 SW 전공자들에게 하는 말인데, 회사에 취직을 하려면 그 사장부터 봐라. 최소한 그 밑의 이사 레벨까지는 알아보고 들어가라. 그가 어떤 경력을 쌓았으며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있는지 꼭 알아보고 들어가야 한다. 어떤 회사든 사장 프로필 정도는 웹에서 찾을 수 있다. 못찾겠으면 면접장에서 직접 물어볼 것. 그런다고 뭐라는 사람 아무도 없다.

회사의 명성이나 매출이나 순이익이나 이런 거 다 소용 없다. 핵심은 사람이다. 결국 회사란 것도 사람의 모임이다. 어떤 사람이 모여서 어떻게 일하느냐가 모든 것을 결정짓는다. 적어도 전공한 거 제대로 써먹고 싶으면 사장, 아니면 최소한 사업본부장 까지는 전공자가 있어야 한다. 과장 부장이 아무리 잘나도 보스가 문제를 이해 못하면 소용 없다. 

예전 회사에서 3년이나 있었던 것이 결정적 실수였다. 사장부터 상무 부장 과장이 전부 SW 문외한들이었는데 일이 제대로 될 리가 없지... 비교적 괜찮은 연봉과 회사의 명성과 좋은 환경만 봤던 내가 어리석었다. 이젠 발 뺀지 오래라 후회해 본들 소용 없는 일이지만.

암튼 대한민국에서 IT업계에 있겠다는 거 자체가 엄청난 리스크를 안고 가는 일이지만, 그나마 그 리스크를 최소화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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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텔 키보드 팜레스트 by 함부르거

<키보드 모델은 세진 SKM-1080>


없을 땐 잘 모르는데 있으면 무지 편한 게 있죠.

키보드 팜레스트도 그 중 하나입니다. 키보드 치는 데 손목을 받치고 보호해 주는 장비(?)입니다.

예전에는 3M 사의 젤 타입 제품을 사용했는데 이건 좀 문제가 있더라구요.

  1. 젤이 열을 간직하는 성질이 있어서 오래 쓰면 뜨끈뜨끈 해집니다. 겨울엔 문제 없는데 여름엔 불쾌해요.
  2. 천으로 마감을 해서 촉감은 좋지만 손때를 타요. 모양도 안좋고 비위생적이죠. 여름엔 땀도 차고.
  3. 그 제품만의 문제인데 천을 접착제로 붙여 놔서 오래 쓰면 뜯어져 나갑니다.

이런 문제가 있어서 새로 발령 받아 사무실 옮기는 김에 그건 버렸습니다.

새로 팜레스트를 장만하려니까 막상 파는 물건이 없더군요. 마트나 대형문구점에서도 팔질 않아요. 옛날엔 싸구려 제품이라도 한두개 씩은 있었던 거 같은데... 결국 온라인으로 고를 밖에 없었습니다.

펠로우즈의 젤 타입 제품들은 표면을 비닐로 처리해서 감촉이 나쁩니다. 일단 손을 좌우로 미끌어트리는 동작이 안되요. 키패드를 즐겨 쓰는 버릇 때문에 저한테는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같은 재질로 만든 마우스 팜레스트가 있는데 저 이거 안써요. -_-;;;

액토의 우레탄 제품을 사자니 위의 3. 같은 문제가 있는데다 배송비가 더 먹힐 정도니 기분상 온라인으론 못사겠더군요.

켄싱턴의 젤 타입 제품도 있었는데 가격도 비싼 데다 어쨌든 젤 타입이라 아웃.

엘레컴의 메모리폼 모델이 맘에 들었는데 이건 길이가 너무 짧아서 아웃.

인형 모양 쿠션은 아웃. (이유야 뭐...)

옥*이나 G**, 하다 못해 다나와까지 뒤져 봤지만 만족할 것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제품 자체가 적어요.


결국 평소엔 한번도 들어가 보지 않는데 한번 들어갔다 하면 뭔가를 반드시 지르게 되는 악마의 사이트 키보드매니아에서 찾아본 결과... 아스텔 팜레스트란 물건을 찾았습니다.

아스텔이 뭔가 하고 봤더니 아크릴 표면을 무광처리한 것입디다. 유리 표면 같은 아크릴에 비교하면 지문도 안남고 아크릴이니 그다지 열도 안받고, 후기 사진을 보니 모양도 괜찮고 해서 질렀습니다. 옥*이나 G** 보다는 아이오**아나 아이디**리 같은 전문 쇼핑몰이 300원 가량 싸더군요. ㅇㅅㅇ

지금 한 1주일 썼는데 대체적으로 만족입니다. 튼튼하기도 하고, - 그냥 아크릴 덩어리니 톱으로 자르거나 불에 태우지 않는 이상 100년은 가겠죠. - 무광처리 된 표면 감촉도 괜찮습니다. 무게감도 묵직해서 잡고 휘두르면 몽둥이 대용으로 딱이겠네요. 전 그냥 어깨 두드리는 안마봉으로도 씁니다만. ^^;;; 몸쪽으로 약간 테이퍼를 줬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게 유일한 아쉬움입니다.

다만 이런 단순한 아크릴 덩어리를 배송비 포함 19,500원 씩이나 주고 사야 했는지는 좀 의문이네요. 시간 나고 재주 되는 분들은 자작하는 게 나을 듯 합니다.

사실 제가 써본 팜레스트 중에 최고는 집에서 쓰고 있는 필코 가죽 팜레스트입니다. 마제스터치 사는 김에 같이 산 건데 가격도 5만원 넘어가고 촉감이나 무게나 그립감(어깨 안마봉으로 딱입니다... ^^)이 진짜 좋아요. 철판으로 바닥을 대고 손이 닿는 표면은 가죽 마감, 바닥은 고무로 해서 진짜 잘 샀다는 느낌이 팍팍 들지요. 근데 이건 사무실 갖다 놓고 쓰기엔 너무 아까워서요. ^^;;;

키보드매니아 둘러 보니 목재로 자작 팜레스트 만드는 분들이 있더군요. 시간 내서 가공해야 하나 봤더니 요즘은 쇼핑몰에서 재질, 두께, 폭, 너비 지정해 주면 그대로 잘라서 배달해 줍디다. 사용자는 사포질 좀 하고 기름이나 왁스 좀 칠해 주면 끝. 나중에 또 팜레스트 장만할 일 있으면 이렇게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팍팍 듭니다. 암튼 키보드매니아는 악마의 사이트 맞아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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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내 이글루 결산 by 함부르거

2011 내 이글루 결산

뭐... 별로 신경 안쓰다 못해 정전 수준인 블로그이지만 그래도 연말결산은 해야죠.


12월은 연말결산이 유일한 포스팅이네요. -_-;;; 포스팅 수 통계에서 작년 것만 비교하지 말고 4~5년치를 한꺼번에 보여주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글루스도 오래된 사용자가  많은데 말이죠.


요즘은 트위터를 좀(많이도 아니고...) 써서 블로그엔 뜸한 것 같은데 그래도 쓰게 되는 것은 내 생각을 정리해서 쓸 수 있는 유용한 공간이기 때문이겠죠. 지금처럼 생각 없는 포스팅을 자제하고 양질의 글을 쓰자...라고 생각하는데 잘 안되는군요. 그만큼 블로깅에 시간을 투자하지 않기 때문일 겁니다. -_-;;;;


내년엔 진짜 다사다난할 텐데 블로그 쓸 시간이나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세계에든 나라에든 큰 일이 많겠습니다만, 저 자신부터 추스리는 게 급선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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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의 전당

1년동안 작성한 글

200자 원고지 기준으로 318장 분량이며, 원고 두께는 약 2cm 입니다.
1년 동안의 글을 문고판 시리즈로 낸다면 2권까지 낼 수 있겠네요. 함부르거님은 올 한해 이글루스에서 15,567번째로 게시물을 가장 많이 작성하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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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왔습니다. by 함부르거

원래 11. 16일자로 발령이 났는데 블로그엔 이제야 올립니다.

저한테도 말 한마디 없이 갑작스럽게 발령이 나서 다들 벙찐 모양입니다.  이렇다할 작별인사도 못 드리고 서울로 와버렸습니다.

근무지는 의정부입니다. 집하고 가까운 곳이라 좋습니다.

그동안 정선이 참 지긋지긋했는데 막상 서울로 오니까 그립네요. 그런데 또 가라면 절대 못감... -_-;;;;

암튼 서울 올라오니까 일도 많은 것 같고 긴장도 됩니다. 사람은 적당한 긴장이 있어야 건강하게 사는 것 같아요.

암튼 이젠 주말에 영화 한편 보기 위해 수백킬로를 달려 오지 않아도 되니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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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책) by 함부르거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박스판 - 전7권
미야자키 하야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나의 점수 : ★★★★★






어제 잠이 안와서 1권만 읽고 자려고 예전에 사 놓은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박스셋을 집어들었습니다.

...
......
.........


짐작하다시피 새벽 3시까지 못잤습니다. ㅠ.ㅠ 예전에 읽었던 거라고 방심했어요. 미야자키 선생 작품은 애니든 만화든 뭐든 절대 수면시간 근처에 보면 안됩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눈이 띵띵 부었어요... ㅠ.ㅠ 예전에 라퓨타로 비슷한 경험을 하고 또 이러네요. ^^;;;

......

여담은 각설하고, 7권까지 다 읽고 나서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난 지금까지 인생을 어떻게 살아 왔는지, 내가 믿는 것이 과연 진실된 것인지, 내 마음 속의 어둠은 어떤 것인지, 과연 이 세상의 사람들은 살아갈 가치가 있는 것인지... 온갖 상념에 한참 기도를 하느라 또 못자고... 잠깐 잠이 들었다 뭔가 떨어지는 소리에 잠이 깨니 중천엔 달과 별빛 이 그득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미야자키 선생 이 양반은 진리의 한소식에 한 발 정도는 걸쳤습니다. 만화 하나로 사람에게 인생과 세계, 우주에 대해서 영감을 주는 사람이 세상에 또 누가 있겠습니까.

흔히들 한 작가의 첫 작품에는 그 작가의 모든 것이 들어 있다고 하지요. 나우시카도 그런 것 같습니다. 거신병은 라퓨타에, 하루만에 자라는 부해의 식물은 토토로에, 메베는 키키의 빗자루로, 화려한 공중전은 붉은 돼지에서 다시 꽃피어 납니다. 피와 오물로 범벅이 되어서도 살아가는 나우시카의 모습은 모노노케히메의 테마와 연결되고, 인간의 죄업이 뭉쳐 있는 가오나시는 어둠 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버티는 도르쿠 황제의 망령과도 같지요.

이 때까지의 미야자키 선생은 고통과 업보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도르쿠 황제와 토르메키아의 황자들은 정원과 청정의 땅에서 안식을 얻지만 나우시카는 그것을 거부합니다. 낙원은 인간이 만들어낸 꿈일 뿐, 현실의 인간은 도달할 수 없는 곳이라는 고통스런 자각이 거기에 있습니다. 과연 노동운동하던 사회주의자다운 현실인식이랄까요. 나우시카의 결론은 너무나 허무하고 가혹합니다. 생이란 권리이자 의무이기에 고통스럽더라도 살아가야 한다는, 종교와는 별 관계 없는 양반이 종교적인 결론을 내놓고 있습니다. 아니, 그걸 결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잘못일지도 모릅니다. 나우시카의 이야기는 끝났어도 그 땅의 사람들에게 삶은 계속되니까요.

미야자키 선생의 작품들이 참으로 아름다우면서 많은 감동을 주었던 것은, 그 이면에 삶과 인간, 세계에 대한 선생의 고통스런 성찰이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나우시카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강하게 들어요. 아름다운 이야기들은 선생 마음 속의 고통의 늪이 피워낸 연꽃이었던 거지요.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 평화를 주면서도 정작 자신은 고통의 바다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던 겁니다. 

개인적으로 벼랑 위의 포뇨를 참 좋아하는데 그건 이 양반이 '해탈했다'고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고해를 벗어나 해탈한 사람만이 그려낼 수 있는 세계랄까요. 포뇨를 만들기 전에 선생이 1년 정도 쉬면서 영감을 얻었다고 하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마치 붓다가 6년의 고행으로도 깨달음을 얻지 못했는데 마을 처녀가 준 우유와 죽을 마시고 회복한 다음에야 보리수 밑에서 열반에 들었다는 것과 같다고 할까요. 저 못지 않은 광팬들인 동생 내외가 포뇨를 미야자키 선생 최고의 걸작으로 꼽는 이유가 여기 있겠지요. 좀 광오한 이야기지만 선생의 고통에 공감한 사람은 포뇨를 걸작으로 여길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망작으로 여길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해탈한 양반이 후계자 문제로, 특히 아들놈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것을 보면 역시 인생은 살아 있는 한 고해로구나, 인간은 죽을 때까지 있는 힘껏 살 수 밖에 없구나 생각에 씁쓸한 미소만 짓게 되네요. ^^

마지막으로, 나우시카 7권 전체를 애니메이션으로 리메이크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잠시 했습니다....... 

할 수도 없겠지만 하지 맙시다. 이미 할 이야기를 다 한 양반에게 뭘 더 바랍니까. 그리고 아름다운 추억은 아름답게 남겨야지요. 이제 와서 피와 오물로 범벅이 되서 꿈도 희망도 다 밟아버리는 나우시카를 애들에게 보여주고 싶습니까? 그건 어른들만의 비밀로 남겨 놔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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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쿠리코 언덕에서 中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 by 함부르거

'코쿠리코 언덕에서' 속에서 아마도 보통 사람들은 전혀 주목하지 않았거나, 주목했어도 뭔지 몰랐을 장면이 있다.

바로 주인공 우미가 아버지 영정 앞에 청수를 모시는 장면. 

이렇게 말해도 잘 모를 테니, 아버지 사진 앞에 놓인 컵 속 물을 아침마다 가는 장면이라고 하면 '아하~'하고 떠오를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게 무슨 장면인고 하니, 우미는 돌아가신 아버지께 매일 아침 정한수를 바치면서 정성을 들이는 장면인 것이다. 물론 태클 걸 곳은 많다. 그냥 수도꼭지에서 물 받아서 쓰는 것도 그렇고 컵을 닦지 않는 것도 그렇고. 그러나 중요한 것은 신명에게 맑은 물로 정성을 들인다는 본래의 의미다. 작중 주인공 본인은 그런 사실을 의식하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제작진은 분명히 그 점을 의식하고 그렸다.

이 장면을 보면서 참 심정이 복잡해지는데, 우리도 잊어버린 우리 문화의 원형질을 일본인들은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불과 100년, 아니 60여년 전만 해도 우리네 할머니들은 정한수 모셔다 놓고 조왕신(부뚜막), 철융신(장독대)이나 사당의 조상께 기도드리는 것이 매우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불과 한두세대만에 그런 것을 다 잊어버렸다. 지금 동짓날에 팥죽 쑤어 먹는 집이 얼마나 되나? 대보름에 부럼 깨고 한식에 성묘하는 집이 얼마나 되나? 그런 것들이 단순히 세시풍속이 아니라 하나하나 의미를 가지고 있는 원초적인 신앙형태라는 것을 깨닫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토토로부터 모노노케히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까지 지브리의 애니메이션 속에는 일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원초적 신앙관과 거기서 나온 풍속들이 가득가득 나온다. 그래서 지브리 애니메이션이야말로 '가장 세계적'이면서 '가장 일본적'이다. 그것이 내가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내 심정은 종가집에선 조상의 유산을 다 잃어버렸는데 오히려 방계 가문에서는 잘 지키고 있는 것을 지켜 보는 심정이랄까. 우리는 언제가 되야 본래의 모습을 되찾을까 한숨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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