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2월 16일
오퍼나지-비밀의 계단
보기 전에 기대하고, 보면서 후회하고, 보고 나선 그리워 지는 영화.
보기 전에 기대하는 이유는 감독이 기예르모 델 토로니까. "판의 미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던 영화.
보면서 후회한 이유는 너무 떨려서. 공포영화인 줄 모르고 봤어!!!
그러고 보니 판의 미로도 그냥 판타지인 줄만 알고 봤었지... (ㅠ.ㅠ)
보고 나선 그리워 지는 까닭은 너무 잘 만든 영화니까. 다시 보라면 사절이지만. -_-;;;
암튼 뭐라고 표현해야 하나... 영화 보면서 이렇게 후달리는 기분으로 본 것도 실로 오랜만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다. 나이 먹을 만큼 먹은 성인 남자 주제에 비명을 지르며 영화를 봤다... 혼자 갔길래 망정이지 누구하고 같이 같었으면 대망신이었을 것이다.
긴장을 늦출 수 없었던 것은 역시 사운드 때문. 오래된 집의 삐걱삐걱하는 소리, 쿵쿵 울리는 발자욱 소리, 바람 소리 같은 갖은 소리를 훌륭하게 써서 관객들에게 긴장을 늦추지 못하게 만든다. 소리가 없었으면 평범한 가족비디오 같은 영상이었을 것이다. 효과음과 음악 담당에게 찬사를 보낸다.
두번째로 사람 쪼그라들게 만드는 연출.
특히 그놈의 카메라워크!! 주인공을 뒤나 옆에서부터 쫓아가면서 처다보는 듯한 그 카메라!! 그게 얼마나 심리적 압박이 심한지 보지 않으면 모른다. 뭔가가 이질적인 존재가 나를 처다보는 듯한... 주인공의 연기가 훌륭했기 때문에 감정이입이 되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사진이 있었으면 하는데 그 각도에서 찍은 사진을 찾을 수가 없다... 하긴 주인공 뒷통수 찍어 놓은 사진을 잘도 공개하겠다.)
사실 영화의 스토리는 흔하디 흔해 빠진 이야기다. 그것만 놓고 보자면 아무 것도 아니다. 실종사건, 살인사건, 유령... 너무 흔한 이야기 아닌가.
하지만 이 너무나 잘 만든 영화는 관객들의 피를 조금씩 말려가면서, 때론 불편하게 만들면서, 마지막은 너무나 슬프고도 아름답게 마무리한다. 마지막이 너무 슬프면서도 아름다와서 내내 불편하던 감정이 정화되는 그런 영화다.
델 토로 감독의 전작인 판의 미로가 어른들이 만든 현실에서 악몽의 세계로 달아나는 아이의 이야기라면, 이 작품은 어른이 아이들의 악몽의 세계로 들어가는 영화다. 그래서 더 불편한지도 모르겠다.
암튼 추천, 강추.
# by | 2008/02/16 23:19 | 후기+감상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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