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니아 연대기 - 캐스피언 왕자 by 함부르거



어제 극장에서 보고 왔습니다. 낮시간이라 사람들이 적어서 의자 3개 펴고 다리 쭉 뻗고 누워서 봤습니다.  >.< 역시 백수의 장점은 시간조절을 맘대로 할 수 있다는 거. ㅋㅋㅋ

감상부터 말하자면, 애들이 많이 컸더군요! 피터는 이제 어른 티가 팍팍 나고 수잔과 에드먼드도 마찬가지. 페벤시가의 아이돌이자 영원한 로리 -_-;;; 의 우상 루시도... 넌 뭥미?  전편의 뽀얂던 애기가 이젠 주근깨 투성이 말괄량이가 됐어요. ㅠ.ㅠ

그러니까 이랬던 아이가


이렇게 변했다능(...)


사진이 해상도가 낮아서 잘 안나왔는데, 영화 초반부에서 교복 입고 나올 때는 진짜 못알아봤어요. ㅠ.ㅠ 쟨 누구? 이랬을 정도니... 2010년의 3편은 무서워서 어찌 보누... ㅠ.ㅠ

암튼 뭐 영화는 그럭저럭 재밌었어요. 나니아 팬들이라면 잘 했다고 칭찬해도 될 정도. 액션이 무지 늘었고. 원작의 그 아기자기한(...) 전투씬을 늘려먹느라 개고생한 제작진들에게 격려를.

스토리는... 뭐 원작이 그래먹으니. (풋) 아니, 원작을 폄하하자는 게 아니라, 이 작품 자체가 원래 애들 대상 동화라 스케일 작고 가끔씩 이야기가 황당무계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거 같아요. 사실 그런 거 따지면서 보면 이 작품의 진짜 가치를 알 수 없으니 말이죠. 다시 강조하지만 원작은 대단한 걸작입니다. 기독교 판타지의 정점에 있다고요. 1편부터 7편까지 다이렉트로 읽으면서 정신이 하늘로 승천하는 희열을 느꼈으니 말이죠. 전 기독교는 싫어하지만 기독교 문학은 좋아합니다. ^^

가장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인 리피치프 경도 잘 살렸다는 느낌입니다. 사실은 귀엽다고 말하고 싶지만 그건 저 명예로운 리피치프 경에게 실례이기 때문에... (컥컥)

저는 원작에서 캐스피언 왕자는 가장 낮은 점수를 줬습니다. 갈등의 근원과 해결책이 너무 안이하고 재밌을 만한 이야기가 너무 쉽게 끝나버리죠. 내가 감독이라도 캐릭터와 스토리보다는 전투장면에 공을 들일 수 밖에 없었을 거예요. 이야기 자체가 너무 단순하니. 하지만 이 작품이 빠지면 나니아 연대기의 중요한 토막이 빠져버리죠. 그 토막을 잇기 위해 이정도 결과물은 최선의 노력을 다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캐스피언 왕자라는 중요 캐릭터도 등장시켰고 수잔이 변화하게 되는 복선도 잘 깔아줬고 피터와 에드먼드의 용맹도 잘 표현했어요. 영화의 평가는 중상 정도로 하겠습니다.

다음 편부터는 나니아 연대기의 핵심적인 부분으로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대규모 전투는 잘 안나오겠지만 오히려 나니아 연대기의 본질적인 부분들이 나오게 되니 스토리의 재미는 더할 거예요. 개인적으로 기대하는 편은 말과 소년 편입니다. 아라비스라는 이야기꾼 소녀가 너무 맘에 들어서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요. 뭐 영화로 보려면 몇 년을 기다려야 하겠지만.

이번 영화도 잘 봤고, 이 섬세하고도 아름다운 기독교 판타지의 다음편이 잘 만들어지길 원작을 읽으면서 기다리도록 하겠습니다. ^^

덧글

  • 생강과자 2008/05/17 20:48 #

    전 내일 보러 갑니다. 원작을 매우 사랑하는 저로서는 1편도 만족스럽게 봤으니(세상에, 감독님이 얼마나 원작을 손상시키기 싫었으면 그렇게 영화적으로 재미없게 만들겠어요!<이건 아닌가... 전 감동적으로 봤지만;), 이번 편은 기대중입니다! (저도 아라비스를 매우 좋아합니다.)
  • 유클리드시아 2008/05/18 01:03 #

    헉!! 사진이 엑박이에요 엑박!! ;ㅅ;
  • 함부르거 2008/05/18 20:50 #

    생강과자// 원작을 충실히 재현했죠. 네. ^^ 실망하시지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
    유클리드시아//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월광토끼 2008/05/25 20:10 #

    안타깝게도 말과 소년은 아예 나오지 않을 예정입니다.
    페번시 형제가 나니아를 통치하던 시절의 이야기는 이미 '지나가버린' 이야기니까요.
    다음 편은 곧바로 "새벽 출정호의 항해"고, 그 후 "은 의자" 이어서 "마지막 전투"로 완결된답니다.
    7부작 중 "마법사의 조카"와 "말과 소년"만 빼먹는 거지요.

    게다가 "말과 소년" 만들면 영화판 속의 설정이 무너져 버리죠 -_-
    "말과 소년"에는 이미 페번시가의 형제들 외에도 세계에 인간들이 넘쳐 흐르잖습니까.
    주인공 샤스타의 출신왕국인 아첸랜드라던가, 현실의 페르시아 제국과 동일시 할 수 있는 칼로르멘 제국이라던가 하는 점들이. 나르니아 왕국의 가신들도 상당 수가 인간이죠.

    이야기가 샛길로 세어 죄송합니다만, 앞으로의 영화들에서 칼로르멘 제국을 어찌 표현하느냐가 큰 관건이죠. 나니아 연대기가 비난 받은 이유들 중 하나가 인종차별주의적 관점 때문이죠. 명확하게, 의심의 여지 없이 중동 지역의 국가들에서 영감을 받은 칼로르멘 사람들이 언제나 나니아와 아슬란의 이상에 도전하는 '악인'들로 묘사되고 있으니까요. 아마 "마지막 전투" 영화가 개봉되면 아마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300"을 비난했던 것처럼 공개적으로 비난할걸요? -ㅁ-
  • 함부르거 2008/05/26 01:13 #

    큭 그렇군요...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이 영상화가 안된다니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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