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신의 길 인간의 길 3부 by 함부르거

오늘 하는 것을 몰라서 앞부분 20분 정도 놓침... -_-;;;

바누아투 타나 섬의 미국 숭배는 단순한 물신숭배인 줄만 알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상당히 깊은 사연이 있었다. 영국인들이 기독교를 전파하면서 섬의 전통문화를 억압하고 파괴했다. 원주민들은 문화도 전통도 잃어버린 채 방황하다가 2차 대전 때 미국인들이 진주하면서 유럽인들과는 다른 구원자의 모습을 보았던 것이다. 거기서 존 프럼이라는 가상의 미국인 메시아가 만들어지고 그것이 종교 운동이 되었다. 요약하자면 존 프럼 운동은 타나 섬 사람들의 저항운동이자 전통 찾기였던 것이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 각국에서 기독교가 퇴조하는 것은 다 아는 이야기. 카톨릭 교회 말고는 젊은 사람들이 교회 나오는 걸 난 본 적이 없다. 방송에서는 영국만 나왔는데 북유럽 신교국가는 거의 전부 그 꼴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기독교 안 믿는다고 타나 섬 사람들은 빵에 처넣던 영국인들은 기독교를 떠나고 있다는 역사의 아이러니가 여기 있다.

미국은 오히려 기독교가 성대히 일어나고 있는데, 속사정을 보니까 좀 웃기기도 한다. 드라이브 인 교회, 콘서트 교회, 레슬링 교회... 종교가 아주 훌륭한 쇼 비즈니스로 작동하고 있다. 아 그리고 한국 개신교회의 저 열광적인 풍경이 어디서 배워 왔는지는 확실히 알겠더만. ^^;; 쇼 교회는 한국 목사님들도 한번 따라해 볼 만 해보인다.. 그래도 레슬링 교회는 한국 목사님들에게는 좀 어려울 듯 하다. ^^

미국이나 유럽이나 공통적인 점은 종교가 하나의 상품처럼 소비되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의 불교 열풍도 따지고 보면 불교라는 고급 철학상품을 소비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난 그것을 물질적 풍요가 낳은 현상으로 파악한다. 배 곯고 죽음의 위협 앞에 떨어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은 간절하게 신을 갈구할 이유가 적은 것이다. 미국이든 유럽이든 교육을 많이 받은 지식층일 수록 종교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로 생각된다.

미국의 종교 열기는 그런 측면에서 이해된다. 미국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불안한 사회다. 중산층도 언제든 의료비 때문에 파산할 수 있는 나라, 살인률이 유럽의 4배에 달하는 국가, 부의 양극화는 극대화 된 승자독식사회. 그런 사회 속에서는 누구든 불안을 느낄 수 밖에 없고 그 불안을 해소시키기 위해서 종교에 매달린다.

그럼 한국은? 내일 4부에서 나올 예정이지만 예고편을 보니까 미국 만세를 외치는 한국 목사의 모습과 미군 군복을 입고 제식훈련을 하면서 존 프럼의 재래를 기다리는 타나 섬 사람들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 내가 볼 때는 아무런 본질적 차이도 없다. 타나 섬 사람들은 2차대전 때 미군이 진주하면서 섬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주고 독립을 가져다 주었다. 한국은 6.25 전쟁을 겪으면서 미군이 먹을 것과 기독교를 전해 주었다. 위대한 강자의 허상에 50년 넘게 매달리는 이 역사도 없고 자주성도 없는 가련한 민족들이란!

그럼에도 종교는 중요하다. 세상의 모든 문화의 시원은 종교에 있다. 유일신교만이 아니라 원시적인 샤머니즘부터 다신교 모두. 모든 문화현상은 종교적 기원을 가진다. 서양은 기독교에서 나온 과학문명을 세웠고 동양은 유교와 불교가 만든 전통문명이 존재한다. 비록 종교와는 전혀 다른 차원으로 발전했다고 해도 그 뿌리는 종교다. 그래서 새로운 문명의 건설은 새로운 종교, 새로운 깨달음으로부터 시작할 수 밖에 없다. 최수운 대신사와 강증산 상제님이 이 땅에 오셔서 진리를 전하신 이유가 거기에 있다.

이야기가 잠깐 샜는데, 영국의 젊은이들이 샤머니즘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조금 감동 먹었다. 그들은 왜 그래야 하는지는 모르지만 신명을 대접해야 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다. 서양의 기독교 문명이 2천년 동안 신명을 박대해 온 대가를 치르기엔 너무 부족할 지 모르지만 그들이 그런 의식을 가지게 되었으니 그들에게도 구원의 여지가 분명 있는 것이다. 그 사람들도 올바른 길로 이끌고 싶은 생각이 간절한데 내 정성과 의지가 부족함이 부끄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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