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7월 14일
SBS 신의 길 인간의 길 4부
어떤 종교든 당신에게 더이상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면 그 종교는 잘못된 것이다.
위의 문장이 이 다큐의 핵심이라고 할까. 이 4부에 대해서는 할 말이 별로 떠오르지 않는다. 너무 잘 만들어져서. 솔직히 SBS에서 이정도 수준의 다큐를 내놓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한마디 한마디가 공감되지 않는 것이 없었다. 아 일부의 목사님들 말고...
이슬람 원리주의자든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이건 공통점은 이거다. "생각을 안한다." 경전을 문자 그대로 절대적으로 믿으며, 자신과 다른 사상, 진실, 그 어떤 것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타 종교를 이해할 생각은 조금도 안하며, 그들 자신의 교리 해석이 잘못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은 아예 문맹이고,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은 성경 외에 다른 책은 읽지도 않는다.
나는 그런 사람들이 어린아이와 같다고 생각한다. 나도 어릴 때 그런 경험이 있어 잘 안다. 어떤 책에 나온 것을 절대적인 진리로 알고 다른 의견은 모두 유치한 것이나 잘못된 것으로 판단하는... 한 국민학교 6학년 때까지 그랬던 것 같다. 사실 내가 조숙한 편이라 내가 읽는 책들을 다른 아이들은 읽지 않았고 난 다른 아이들보다 아는 게 많은 편이었으니 그랬을 것이다. 남들보다 조금 더 안다는 자부심, 그 자부심의 근원이 되어 주는 책들.
내가 그런 도그마적 사고방식에서 깨어나게 된 것은 중학교 때 유시민 씨가 쓴 거꾸로 읽는 세계사를 읽으면서부터였다. 그 책이 나에게 위대한 사실을 가르쳐 줬다. "네가 알고 있는 사실은 누군가에 의해 왜곡되어 있을 수 있다."그 책을 읽으면서 나는 비판적 이성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어떤 책이나 문서의 주의 주장, 심지어 사실관계까지도 역사적맥락을 통해 크로스체크 해봐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었다. 내 인생은 그 책으로 인해 바뀌었다. 그 책은 지금 와서 보면오류도 많고 베낀 부분도 많고 해서 그다지 대단한 책은 아닌거 같은데, 나에게 저 사실을 일깨워 주었다는 것 만으로도 그 의미는충분하다.
이야기가 좀 새나갔는데, 어른이 된 나는 더 이상 내가 알고 있고 믿고 있는 것만이 절대적이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내가 모르는 것이 얼마든지 있고 그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다른 사람들이 모르는 것을 내가 알고 있기도 한다. 타인의 주의 주장을 존중해야 하는 것을 바로 그런 것 때문이다. 설령 타인의 주장에 공감할 수 없다 하더라도, 그가 나를 부정하지 않는 이상 그것을 존중해 줘야 한다는 것, 이것이 어른의 태도가 아닐까.
종교에 있어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어처구니 없는 미신과 사기가 횡행하고 불교가 있는지 유교가 있는지 모르던 사람들이 갑자기 짠 하고 나타난 예수라는 위대한 성자를 알게 되었다. 그에 대한 숭배는 어느덧 종교가 되었고 그 종교를 모르는 사람들에 대한 우월감을 가지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내가 알게 된 이 위대한 사실을 타인에게 알리고 싶고 그들을 구원하고 싶다는 열망, 그것이 선교로 이어지는 것은 너무나도 자연스런 일이다.
그러나 이제 다른 종교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그것을 믿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들을 단지 나와 믿음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악마, 사탄으로 규정해도 되는 것일까. 종교 말고도 과학과 철학, 온갖 학문들이 눈부시게 발전했다. 이제 2000년 전 예수가 나타났던 시대, 2500여년 전 석가부처가 나타났던 시대처럼 야만과 무명의 상태에 있지 않다. 누구든지 원한다면 뭐든 배우고 익힐 수 있는 이 시대에 "내가 말하는 것 이외에는 듣지 말라", "다른 모든 것은 악마의 소행이다", "나 외에 길은 없다" 라고 주장하는 것이 과연 현명한 일인가.
예수가 말했던 "나를 통하지 않고는 아버지에게 이를 수 없다"는 말씀이 과연 예수교를 통해서만 천국에 갈 수 있다는 말이었을까. 희생과 봉사를 통해 예수가 갔던 길을 같이 가는 사람에게 구원이 있다는 해석이 가슴에 와 닿는다.
암튼 이번 편은 강력했다. 논란이 많았던 1편보다 훨씬 더 한국 개신교계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예수가 말한 희생과 봉사의 정신을 잃어버린 교회. 목사가 간통하고 횡령하고 세습하는 교회. 19세기 말 미국에서 등장한 복음주의 기독교 선교사들에 의해 우중들보다 약간 나은정도로만 교육받은 성직자들에 의해 성장해 온 교회. 타자와의 소통과 이해를 잃어버린 채 문자적 믿음에만 집착하며 다른 모든 종교를 악으로 규정하는 교회. 사찰이 무너지라고 기도하는 교회... 이런 사람들과 같은 하늘 아래에서 같은 땅을 밟으며 살고 있다는 것에 섬뜩함을 느낀다.
과연 한기총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뭐 뻔할 뻔자지만. 사탄 운운은 지겹다 정말. 그러고 보니 사탄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하느님의 심부름꾼일 뿐이란다.
# by | 2008/07/14 00:59 | 후기+감상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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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들이 천국이 어떤곳인지도 모르고 에수만 믿으면 무조건 천국간다고 하는데 그게 아닙니다.
하늘나라에 천국이 있는게 안입니다. 지금 여기 이사간을 말하는겁니다. 전 SBS방송을 4부까지 봤는데 그 방송을 잘했다고 칭찬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믿는 예수님은 어떤분이고 진실로 실제인인지 알고 싶었습니다.전 교회를 다녔는데 교회가면 현금을 너무 많이 내고 그래서 우리같은 서민들은 교회를 가면 생활도 제대로 못하면서도 전 그전에 교회를 나갔지만 지금은 안나가요 하나님은 내안에 있고 나는 창조자이기때문 입니다.
어제 미사에서 제가 다니는 신부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하느님에게 소원을 빌고 온전히 하느님에게 맡기는 것 보다 인간 스스로 할 수 있는 부분들은 인간 스스로 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전 천주교 신자입니다 그 방송을 1화만 보고 나머진 보지 못해서 확실하게 어땠는지는 말할 수가 없겠습니다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현재 한국의 개신교를 비판합니다 (이 개신교라는 말을 개신교계에서는 싫어한다고 하더군요 기독교를 나누자면은 천주교 개신교로 나누어야 한다)저도 비판하고 싶은 부분이 참 많습니다 그러나 어느정도 그들의 열정은 단결심은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버지 하느님이 뜻과 말씀이 진정 무엇인지 성찰하지 않는 기독교 신자들은 무속 신앙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그들은 하느님을 소원빌면 들어주는 귀신 취급하고, 우상화 시키죠. 우상 숭배나 다를 게 없습니다. 이는 하느님께서 가장 미워하시는 일입니다.
하느님을 믿는다면 항상 깨어있어야 합니다. 사도 바울은, 자신이 전하는 말씀을 듣고 그냥 믿는 게 아니라 이것이 정말 그런지 항상 성경을 상고하여 확인하고 꼼꼼히 따져보는 베뢰아인들을 두고 크게 칭찬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