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 밑 아리에티 by 함부르거

마루 밑 아리에티
시다 미라이,카미키 류노스케,오오타케 시노부 /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나의 점수 : ★★★★★











100% 만족.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100%를 채워준 영화랄까요. 오랜만에 눈과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었죠. 역시 지브리는 이래야 돼! 라는 느낌입니다.

앞으로도 말하겠지만 이 영화는 작은 소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미야자키 선생의 작품들이 축구장 만한 화폭에 그린 웅장한 신고전주의 역사화라면 이 작품은 포스터 크기도 안되지만 아주 정교하게 그린 풍경화 같은 작품입니다. 압도적인 거작을 보고 감동할 수도 있지만 작은 그림을 보고 더 큰 마음의 위안과 행복을 느낄 사람도 있지요. 다비드와 고흐, 어느 쪽이 낫다고 할 수 없듯이 모노노케히메와 아리에티를 비교하는 것은 온당하지 못하다고 봅니다.

그건 그렇다 해도 영화 내내 긴장하면서 봤어요. 저 작은 소인들이 어떤 습격을 당할 지 조마조마해서. 감정이입이 잘 되는 성격인게 이럴 땐 좀 이득이랄까 손해랄까... 암튼 아바타와는 또 다른 의미에서 완전히 그 마이크로월드에 빠져서 봤습니다.

영화 속에서 가장 존경스럽고  감정이입이 되는 사람은 아리에티 아버지. 아무리 인간의 물건을 빌려서 쓴다고 해도 많은 생활도구들은 직접 만들거나 개조해서 쓸 수 밖에 없는데, 물론 조상대에서부터 차근차근 쌓아온 것이라 해도 이동하기 위한 통로, 장비, 기술들은 그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노력해 왔는가 보여주는 것이었죠. 찬장 뒤편에 하나하나 못을 박아서 만든 계단과 통로는 차마고도의 절벽길이 생각나서 차마 숙연한 느낌까지 들더군요. 그리고 그런 노력을 대사 한마디 없이 화면만으로 느끼게 만들어준 배경팀에 찬사를 보냅니다.

세실 코벨의 음악은 '바로 딱 그 음악'이라는 느낌입니다. 이런 소품에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사운드는 안어울리죠. 최소의 악기만으로 구성된 실내악과 부드러운 선율은 딱 맞는다는 생각 밖에 안듭니다. 다른 분들 평에 보면 음악이 별로라는 의견이 있는데 전 너무 좋았어요. 영화음악은 작품에 딱 어울리는게 중요하지 음악 자체만 뛰어나다고 좋은 게 아니잖아요. 히사이시 죠가 음악을 맡았더라도 이 이상으론 나가지 않았을 겁니다. 감독과 프로듀서의 선택은 탁월했다고 봅니다.

아리에티는 머리를 푼 게 더 예뻤어요. ^^

쇼우는 좀 전형적인 느낌이었지만, 쟤 저러고도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병자 연기(?)는 탁월했습니다.

다시 배경과 소품 이야기인데, 할머니 집이 '옛날에 좀 살았구나'하는 느낌이 들게 하는 오래된 저택을 참 잘 묘사했습니다. 첫 장면에서부터 나오는 80년대 벤츠 E 클래스부터 시작해서 부엌의 세간이라든가... 전 이런 레트로한 것들 참 좋아하거든요. 특히 그 벤츠는 어릴 때 동네에서 봤던 거라 진짜 추억을 자극하더군요. 지브리 애니를 어른들도 좋아할 수 밖에 없는 게 이런 부분이죠.

영화 보는 내내 행복했습니다. 중학교 때 라퓨타를 본 이후로 지브리 영화와 같이 하고 있습니다. 이젠 인생의 일부 같아요. 이런 인생도 괜찮군요. ^^

덧글

  • 우갸 2010/09/13 10:28 #

    가끔 번역을 날림으로 한것들이 좀 있어서 아쉽더군요...
  • 함부르거 2010/09/13 17:20 #

    그거야 번역의 한계랄까요...
    좀 거슬리는 의역들이 있었는데 어쩔 수 없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구요.
    좀 더 다듬었으면 좋았겠지요.
※ 이 포스트는 더 이상 덧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


트위터위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