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의에 날벼락 맞은 사례 하나 by 함부르거

호의에 뒷통수 맞은 사례

파파울프님 글 보고 작년에 접한 사례 하나 추가합니다.

A 씨는 서울에서 사업을 하다가 지방으로 내려와서 공장을 하나 차리려고 했습니다. 평소 사업관계로 친하게 지내던 B 씨의 도움을 얻어 토지를 구입하고, 집과 공장을 지었지요. 문제는 공장으로 진입하는 진입로의 도로점용허가를 A 씨가 직접 받은 게 아니라 B 씨의 명의로 받았던 겁니다. 사실 어려운 일도 아닌데 낯선 고장으로 이사온 A 씨가 어려울까봐 B 씨가 호의를 베푼 거지요. 사실 이 분들이 오래오래 살았다면 별 문제가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도로점용료라는 게 그리 많이 나오는 게 아니고, B 씨가 A씨에게 명의이전을 했겠지요.

문제는 이 양반들이 일찍 죽어버린 데서 발생합니다. 내려온 지 2년만에 A 씨가 사망하고, B 씨가 이듬해 사망하면서 A 씨의 집과 공장은 그 아들 C가, B 씨의 재산은 아들 D가 상속받게 되었죠. 그런데 A와 B 사이에 있었던 각종 거래와 권리관계를 그 아들들은 전혀 모르고 있었고, 도로점용료를 내야 한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던 겁니다.

원래대로라면 토지를 물려 받은 C가 도로점용료를 내야 하지만, 명의자 이전도 되지 않은 체 몇년 동안 도로점용료를 내지 않으면서 연체된 액수가 300만원을 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국정감사에서 도로점용료 등의 체납이 지적되면서 국도관리사무소에서 체납액을 독촉하고, 액수가 크면 가압류까지 하게 되었죠. 당연히 A 씨의 도로점용료가 문제가 되었고 명의자인 B 씨를 찾아 보니 사망, 그 아들인 D가 명의 이전을 받게 되었습니다. D 씨에겐 마른 하늘의 날벼락이었죠. 자기는 그 땅에 아무런 관계도 없는데 난데없이 고액의 도로점용료를 내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D 씨는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효도라는 생각으로 명의이전을 받아들였다고 하는데, 제 생각으론 이 때 잡아떼고 버텼어야 합니다.

암튼 일단 밀린 도로점용료를 D가 냈습니다. 그리고 3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또 문제가 생긴 게, D는 한번만 내면 되는 줄 알고 있었는다는 겁니다. 매년 내야 되는 건데 말이죠. 또 50만원 정도의 도로점용료가 연체되었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국도관리사무소 직원이 실소유주인 C를 찾아내서(...) 명의이전을 받고 도로점용료를 낼 것을 촉구했지만 C는 자긴 모르는 일이라고 잡아떼고, D의 연체료에 대해서 가압류가 들어갔습니다. D는 가압류를 풀기 위해 또 울며 겨자먹기로 도로점용료를 냈구요.

국도사무소 직원이 직접 찾아가서 물어봤을 때 C는 자기와는 전혀 관계 없는 일이라고 잡아 떼더라는군요. 사실 재작년에 다른 직원이 찾아가서 명의이전 받으라고 촉구했는데도 말입니다. 땅 물려받아서 운좋게 보상금까지 받았으면서도 거기에 관련된 의무는 다른 사람한테 덮어 씌우고 있는 거지요. 국도사무소에서는 사정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권리자로 등록되어 있는 D에게 청구서를 보내고 있는 거구요. (명의이전을 강제할 방법이 없습니다...) -_-;;;; D 씨가 C에게 소송이라도 걸어야 해결할 수 있겠지만 거 몇십만원 때문에 소송 걸기도 뭐하죠.

이 문제는 아직도 진행중입니다. 더더욱 골때리는 것은 A씨의 공장과 집이 신설국도 공사구간에 포함되어 이미 C가 보상까지 다 받았다는 겁니다. 그리곤 그 돈으로 위쪽 터에 멋지게 집까지 짓고 진입로까지 그 문제의 구간으로 연결해 놓았지요. 아마 몇 년 후면 그 구간에 공사가 진행되서 더 이상 도로점용료를 내지 않아도 되겠지만, 그 때까지 D 씨는 꼼짝 없이 도로점용료를 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 건은 자기도 아닌 아버지가 남에게 호의를 베풀었다가  날벼락을 맞은 격이지요. 이래서 돈과 재산 관계는 형제간에라도 칼같이 정리해야 한다는 우리 어머니 말씀이 진리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덧글

  • 스타라쿠 2011/05/31 15:06 #

    어이쿠 이런 젠장.
  • 함부르거 2011/06/01 09:12 #

    정말 D 씨 입장에선 욕밖에 안나오는 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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