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본 트로이 전쟁의 재해석 중 가장 그럴싸한 작품 - 카산드라 by 함부르거


으... 읽고 있는 웹툰 포트폴리오를 줄이려고 하는데도 잘 안되네요. 너무 좋은 작품들이 많이 나와요. ㅠ.ㅠ

다음 웹툰 '카산드라'는 트로이 전쟁 신화를 과감하게 재해석하는 작품입니다. 어릴 때 트로이 전쟁신화에 푹 빠져서 책이 닳도록 읽은 적이 있는데 이렇게 새롭게 해석하는 것을 보니 매우 신선하군요.

이 작품은 신들의 영역을 배제한 채 인간의 차원에서 신화를 분석합니다. 브래드 피트 주연 영화 '트로이'와도 비슷합니다만 해석의 정밀도나 설득력은 비교가 안될 정도로 높습니다. 

이 작품 속의 인간군상은 신화의 모습을 최대한 반영하면서도 새로운 부분이 많습니다. 특히 헬레네의 재해석은 불과 3화 만에 이 작품에 푹 빠지게 만드는 매력포인트입니다. 헬레네는 이 작품 속에서 여신의 외모와 독사의 지혜와 사자의 심장을 가진 여인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그러면서도 기존 신화의 스토리를 벗어나지 않게 끌고 가는 점도 매력입니다. 그저 신의 의지에 끌려가기만 하던 다른 인물들도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현실적 인물들로 다시 그려집니다. 뭐 파리스가 바보 멍청이인 것은 신화나 이 만화나 똑같지만요. ^^;;;;;

여느 만화와는 다르게 주인공들의 생김새가 미형이 아닌 것도 흥미롭습니다(헬레네만 예뻐요.ㅋㅋㅋ). 그럼에도 작품의 흡입력이 떨어지지 않는 것은 인물들이 개성적으로 그려지기 때문이겠죠.

일리아드는 아킬레우스를 주인공으로 내세웁니다만 아무리 봐도 그는 주인공이 아닙니다. 진짜 주인공은 오디세우스예요. 이 작품도 마찬가지죠. 그는 트로이 전쟁의 실마리를 만든 사람, 전쟁 전반을 계획하고 지휘한 사람, 가장 끔찍한 전후처리(...)를 해야 했던 사람입니다. 호메로스도 아킬레우스의 인기 때문에 그를 작품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결국 마무리는 오디세우스로 짓지 않았습니까. 이 만화의 제목은 카산드라입니다만 역시 오디세우스가 가장 중심이며 매력적인 인물이죠.

이런 식의 신화 재해석은 사실 위험한 부분도 있습니다. 고대의 사람들은 실제로 신의 존재와 그 의지를 진지하게 믿었고 그에 따르려 했으니까요. "신의 의지 같은 것은 없었다. 모두 인간의 욕망과 지혜의 산물이다." 라고 주장하는 것은 오늘날의 우리들에게는 매우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해석입니다. 그러나 과연 그 시대의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했을까는 다시 한번 고민해 봐야겠지요. 모든 것을 신의 뜻으로 설명하고 행하던 고대인들의 행동은 우리들에게는 매우 불합리하게 보일 수 있지만, 한편으론 그게 그 시대의 진실이었음도 생각하면서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ps. 물론 일리아드나 해석된 트로이 신화를 읽고 보시면 재미가 배가될 겁니다. ^^;

덧글

  • 아무것도없어서죄송 2012/06/05 01:38 #

    글세요? 그리스 신화 대부분은 당시 사람들이 고소피할려고 만든 연극아니었나요? 신이 존재했다고 믿으면 그런 걸 할리가........
  • 함부르거 2012/06/05 10:37 #

    물론 요즘에는 그런 시각이 대부분입니다만 그것만으로는 설명 안되는 부분도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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