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시계 - 데이바 소벨/윌리엄 앤드루스 by 함부르거

해상시계
데이바 소벨. 윌리엄 앤드류스 지음, 김진준 옮김 / 2001 / 생각의나무
나의 점수 : ★★★★★





시간은 하늘의 질서이며 온 우주를 관통하는 단 하나의 축이다. 한 없이 유장하나 또한 찰나의 빈틈도 없이 흘러가는 시간! 그 시간을 인류는 너무나 오랜 세월 동안 붙잡지 못했다. 18세기 말 한 천재 시계공이 그의 일생 모든 것을 바쳐 하나의 시계를 만들어 냄으로써 드디어 인류는 그 시간의 끄트머리를 처음으로 붙들어 낼 수 있었다. 

이 책, 해상시계(원제 경도, Longitude)는 인류가 어떻게 천체를 관측하여 시간을 계산하고 그 결과를 지상에 투영하여 공간을 온전하게 이해하게 되었는지 한 시계공의 일생을 통해 설명한다.

이 책에서 우리는 시간을 관측하려 했던 천문학자들과 뱃사람들의 집념 어린 노력이 어떤 것이었는지, 시간 측정이 어떻게 지상의 좌표로 나타나는 지 알 수 있다.

그리고 마치 그 일을 하라고 하늘이 내려 보낸 것처럼 나타난 한 천재 시계공, 존 해리슨이 있었다. 목수였던 그가 어떻게 그런 천재적인 발상으로 시계를 만들어 냈는지 도무지 불가사의할 정도지만, 그는 그의 첫번째 크로노그래프부터 놀라운 작품들을 만들어냈다. 어린 아이조차도 본능적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조화와 균형 어린 시계 H-1부터 이건 예술작품이라며 찬탄할 수 밖에 없게 만든 H-4에 이르기까지 29년간 제작된 4개의 시계들은 하나같이 읽는 이로 하여금 찬탄을 금할 수 없게 만든다.

그러면서도 그의 업적이 세상에 인정 받기까지 겪어야 했던 온갖 수모와 고난들에 대한 묘사는 이 책을 단순한 교양서가 아닌 가슴 뭉클한 휴먼 스토리로 만들어 준다.

존 해리슨, 분명 시계공의 성자, 아니 시계공의 신으로 추앙받아야 마땅한 인물이다. 그는 그의 시대의 기술로는 도무지 불가능했던 목표에 도전했고, 비범한 창의력과 초인적인 인내심과 집념으로 그 목표를 달성했다. 그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인류는 유효한 시간측정 도구를 손에 넣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왜 영국 그리니치 천문대가 세계 본초자오선의 기준점이 되었는가? 플램스테드, 핼리, 존 해리슨, (인간적으론 재수 없지만)메스켈린 등 영국인들이 경도를 측정하기 위해 들였던 피땀 어린 노력과 그들이 쌓은 위대한 공적은 아주 자연스럽게 경도의 기준점을 그리니치로 만들었다. 가장 많이 공헌한 자가 가장 많은 권리를 가진다는 인간 세상의 보편법칙을 따른다면, 역시 경도 0과 세계 표준시를 영국이 가져가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한밤중에 안 자고 쓰려니 잡문이 되어 버렸는데, 이 책은 장엄하며 놀랍고 감동적이며 소설보다도 더 재미있다. 책 하나를 읽고 이렇게 뿌듯한 기분이 드는 건 오랜만이다.

덧글

  • 2013/03/16 03:09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3/16 19:31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홍차도둑 2013/07/22 01:33 #

    으잉? 이거 초판으로 구입했는데 그때 제목은 '경도' 였는데 이름 바꿔 나온 모양이군요.
  • 함부르거 2013/07/22 07:43 #

    맞습니다. 그 책에다 사진자료를 보강해서 나온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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