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R클럽 - 위기관리 최악의 사례 중 하나가 아닐까 by 함부르거

이번 SLR클럽 대거 이탈사태는 위기관리에 대한 최악의 사례 중 하나로 남지 않을까 싶다. 사건의 경위만 보면 레바툰 논쟁에서 엉뚱하게 유탄을 맞은 꼴이지만 운영진의 대응이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키워 버렸다.

이 사태의 본질은 무엇보다 '유저들의 배신감'이다. 여시에 커뮤니티를 열어 준 경위야 어쨌든, 누가 잘못을 했던 안했던 그게 문제가 아니다. 유저들이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는 게 가장 중요하고 사건의 대처도 그에 초점을 맞췄어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적절한 대응은 일단 운영진 중 하나를 공개처형을 하던가 해서 석고대죄를 하고, 여시와의 완전한 관계 단절을 선언한 후 해당 커뮤니티를 폐쇄 조치하는 것이다. 여시 쪽의 반응은 일단 무시하고. 살고 봐야 할 일 아닌가.

헌데 현재 그들의 대응은 구질구질한 경위 해명이다. 문제의 본질을 완전히 빗나가 최악의 대응으로 가고 있는 것. 이제 와서는 다시 대응을 하려 해도 만사휴의다.

존슨앤존슨(J&J)의 타이레놀 독극물 사건에 대한 대처가 위기관리의 베스트 프랙티스로 꼽히는 것은 경영진이 문제의 본질이 '고객의 불안감'에 있다는 것을 정확히 인지하고 불안감을 가라앉히기 위한 최선의 조치를 최대한 빨리 취했기 때문이다. 그 때 누가 잘못했나 따지는 말을 한마디라도 했다면 타이레놀이란 약은 지금 구경도 못하고 있을 것이다.

원래 사용도 까다롭고 불편한 사이트지만 코어 유저들의 철저한 충성심으로 유지되던 곳인데 그걸 대놓고 배신한 꼴이 되어 버렸으니 이젠 망하는 일만 남은 듯 싶다. 어떤 장사든 그렇지만 고객의 마음이 떠나면 끝이다. 사람의 관심만으로 유지되는 인터넷 비지니스라면 더더욱 그렇고. 나름 역사와 전통이 있는 커뮤니티 하나가 그냥 붕괴하는 꼴을 보고 있자니 민심의 무서움을 다시금 느낀다.

덧글

  • 하니와 2015/05/12 09:37 # 삭제

    최근 이런 경우가 많네요.
    엔하위키도 그렇고,
    천하무적일줄 알았던 사이트들이 이렇게 허무하게 무너지다니.
  • 함부르거 2015/05/12 09:40 #

    그래 말입니다. 리그베다 위키(구 엔하)는 운영자의 사욕이 문제가 된 거라 좀 경우가 다릅니다만 민심이 떠나면 무너지는 거 순식간이란 점은 동일하지요.
  • 긁적 2015/05/12 14:41 #

    거기에 서버 롤백ㅋㅋㅋㅋㅋㅋㅋ
    그냥 망하자고 작정한거죠 뭐.
  • 함부르거 2015/05/12 16:25 #

    아 맞다 그것도 있었죠. 그런다고 사건이 없어지는 거 아닌데말입니다. 진짜 한심한 대응이죠.
  • 지나가던한량 2015/05/12 16:28 #

    원인은 많이 다르지만 리그베다 사건과 너무 똑같이 진행되는 것 같아 놀랍습니다. 운영진의 고압적 태도나 봉인 풀린 이용자들의 모습이나.
    운영진들은 불과 한달 전에서 배운 게 없는 걸까요.
  • 긁적 2015/05/12 16:34 #

    리그베다 사건과 다르게 진행되는 곳이 하나 있죠.

    여시라곸ㅋㅋㅋㅋㅋㅋㅋ
  • 지나가던한량 2015/05/12 16:41 #

    여시는 굉장히 특이한 모양새지 않나 싶습니다. 공격성을 띈 집단의식 덩어리가 운영진급 차원에서 만들어진 사례는 일베에서도 본 적 없는 것 같거든요.
    일베의 공격성은 집단에 동화된 개인들의 공격성에 더 가깝다고 보는 저로선 오히려 더한 모양새라 생각합니다. 인터넷에 역대급 저그가 나타났다고 할까요:)
  • 함부르거 2015/05/12 17:09 #

    말씀하신대로 여시는 운영진 차원에서 타 커뮤니티에 대한 공격성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매우 특이하죠. 여성운동계에 누적된 피해의식의 발로라고 이해하기엔 너무나 상식 이하의 행동을 많이 하니 말입니다. 여성에 대한 편견을 탓하면서도 그런 편견을 더욱 강화시키는 행동만 하고 있으니 이해하기 쉽지 않은 집단입니다.
  • 코토네 2015/05/13 00:21 #

    아무리 큰 사이트라도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네요...
  • 함부르거 2015/05/13 11:30 #

    인터넷이 특히 그런 거 같아요. 자산이라고 하는 게 다 무형의 것이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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