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갈리아에 대한 감상 by 함부르거

메갈리아를 보고 내가 느낀 건 '여자들도 남자들 못지 않게 반사회적 성향의 인간들이 많다'는 거다. 그런 인간 중 남자들은 일베에서 놀고, 여자들은 메갈리아에서 논다는 이야기다. 인간성의 어두운 부분이지만 여자들한테도 분명 그런 게 있다. 쉽게 이야기해서, 여자나 남자나 깽판치고 싶은 인간들은 깽판치고 논다.

어떤 면에서 메갈리아는 남녀가 정말로 동등한 인간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게 남녀 가릴 거 없이 저열하고 사악한 본능을 표현할 수 있다는 증명이라는 점이 문제지만. 그러니 이념의 안경을 끼지 않고 보면 '메갈이나 일베나'라는 말은 진리다. 누구나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는 사악함이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걸 피할 뿐이다.

하지만 이념의 색안경이 들어가면 사실은 묘하게 왜곡된다. 미러링이라는 변명으로 비도덕적 행태가 옹호되고, 약자라는 포장 속에 사악함은 가려진다. 

내가 우리 나라 진보들에게 크게 실망한 점은 이념의 틀에 사로잡힌 나머지 일반인들의 상식적 감각을 완전히 무시한다는 점이다. 진보들이 정말로 사회를 바꾸고 싶다면 대중을 대상으로 외연을 넓혀 가야 할텐데, 이래가지고는 아무리 해도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대한민국에 앞으로 30년은 진보가 집권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 물론 계속해서 운동을 하면서 사회를 바꿔 나갈 수는 있겠지만, 집권은 어렵고, 해서도 안된다. 현실에 기반한 사고가 안되는 인간들이 권력을 잡으면 대참사가 일어날 뿐이다.

한국 보수들이 정말 마음에 안들지만 진보보다 훨씬 잘하는 게 하나 있다. 뭔가 아니다 싶은 거는 바로 거리를 두거나 내쳐 버리는 점이다. 일베를 잠깐 기웃거리다가 바로 내쳐 버린 점이나 어버이 연합 같은 거하고는 거리를 두는 점 말이다. 아무 이념이 없는 이들이기에 가능한 것이지만, 장점은 분명히 있다. 한국 보수들은 대중의 감각에 진보보다는 조금은 더 가깝다.

자기들끼리의 논리에만 사로잡혀서 대중들의 상식적 판단은 무시하는 진보와, 그래도 눈치라도 보는 보수. 어느 쪽이 선호할 만 한가는 각자가 판단할 일이다. 허나 나는 언제부터인가 열렬한(?) 새누리당 지지자로 돌아선 어떤 선배가 이제는 이해가 된다. 한국 의회정치에서 진보의 몫이 한줌도 안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ps. 개쌈나는 거 싫어서 밸리 발행은 안함.




덧글

  • 2016/08/09 21:20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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