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 - 원인과 결과, 해법은? by 함부르거

I. 북한 핵의 원인


어떤 문제가 있을 때 그 원인을 살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원인을 아는 것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도 있고, 적어도 그 문제가 해결 가능한지 아닌지를 판별하는데 가장 중요한 정보이기 때문이다. 

북한 핵의 원인은 무엇인가? 여러 가지 이유가 나올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북한이 스스로 인식하는 정체성에 있다. 핵무기는 북한에 있어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증명하며, 그것을 대내외적으로 인정받기 위한 수단이다. 아니 수단의 정도를 넘어 정체성의 일부로 편입되고 있다.

그럼 그 북한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그것은 북한의 사회주의헌법 서문에 잘 나와 있다. 문장이 워낙에 길고 미사여구로 점철되며 난삽하기 짝이 없어 인용하기 매우 곤란하니까 요약하자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김일성 김정일의 영도로 건설된 정치사상강국, 핵보유국, 무적의 군사강국인 위대한 사회주의조국이다.'

간단하게 이야기해서 북한은 그들 스스로를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국가라고 생각한다. 그게 진짜건 아니건 헌법 서문에서부터 못박아 놓은 국가적 정체성이다. 따라서 그걸 부정하는 것은 북한이란 체제 자체에 대한 부정이 된다. 마치 대한민국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 나온다'는 헌법 제1조를 한국인이라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것처럼, 북한은 스스로 규정한 주체사상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렇다면 북한이 왜 핵보유국이 되기를 결정했는가, 그 내적 동기를 설명할 수 있다. 즉 이런 거다.

 1. 북한은 스스로를 세계에서 제일 위대한 국가라고 생각한다.
 2. 따라서 다른 모든 나라들은 북한을 흠모하고 북한의 지도에 따라야 하며 조공을 바쳐야 한다.
 3. 그런데 어떤 나라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
 4. 왜 그런가? 1.에 걸맞는 핵무기가 없어서다.
 5. 핵무기를 개발하면 2.가 될 것이다.
 6. PROFIT!!

물론 죽은 김정일이나 지금 김정은이 실제로 저렇게 생각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북한 내부적으로 국민을 설득하고 정치가 돌아가는 논리가 저렇게 되어 있다는 거다. 실제로 북한 주민들의 인터뷰를 보면 핵무기만 보유하면 이밥에 고깃국 먹으며 잘 살게 될 거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북한 사람들 개개인은 속으로 '핵무기 있다고 잘 살게 될까?' 하고 의문을 가질 수는 있지만, 어쨌든 저게 공식적인 입장이며 북한 사람이면 누구나 동의해야 하는 논리라는 점이 중요하다.

조지 부시가 북한을 'rogue state' 그러니까 직역하자면 도적국가라고 불렀는데 정말 적절한 네이밍이라고 생각한다. 북한 정권의 행태는 1950년대부터 지금까지 하나도 안 바뀌었다. 사회주의 시절에는 사회주의 국가들을 뜯어 먹었고 사회주의 몰락 후에는 핵무기를 가지고 전세계로부터 뜯어내려 하고 있다.


II. 결과

원인이 있으니 결과가 있다. 위에서 말한 원인으로 개발되기 시작한 북한 핵의 결과는 물리적으로는 미사일과 핵실험이며, 논리적으로는 '북한은 결단코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국가적 정체성을 포기하는 나라가 어디 있겠나. 특히 북한처럼 일종의 사상 - 종교라고 부르고 싶다만 -이 핵심이 되는 나라는 더더욱 그렇다.

북한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이게 정말 중요하다. 이 사실을 깨닫는데 너무나 오랜 세월이 걸렸다. 나 자신도 이 사실을 깨닫는데 94년 첫 북핵 위기로부터 10여년의 세월이 필요했다. 보수건 진보건 정권이 사실을 인정하는데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다. 사실 다들 알고는 있을 거다. 다만 인정할 수 없을 뿐이다. 이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단 두가지 밖에 없기 때문이다. 노예가 되든가, 싸우던가. 어느 것이든 선택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음으로서, 그리고 그것을 과시함으로서 그들 스스로는 강성대국으로의 길을 열었다고 자평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바로 2차대전 전후체제의 종말이다.

지금까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는 2차대전 전후체제는 미국의 주도로 구축되서 - 소련도 이 체제의 카운터파트너였다. - 철저하게 미국이 이끌어 왔다. 이 체재의 두가지 축은 UN을 정점으로 하는 국제협력체제와 5대 강국만이 핵무기를 보유하도록 규정한 - 실제로는 미소 양국이 주도하는 - NPT 채제다. 북한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이 체제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국가는 없었다.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같이 실제로 핵무기를 보유하는 국가들도 공식적으로는 핵무기 보유를 부정하거나 지역 강대국으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음으로서 '강대국만이 핵무기를 보유한다'는 NPT 체제의 룰을 벗어나지 않았다. 

2차대전 전후체제는 먼저 사회주의와 소련이 붕괴하면서 금이 가기 시작했다. 소련의 뒤를 이은 러시아는 예전의 위상을 되찾지 못했고, 새로운 파트너로 부상한 중국도 소련만큼의 위상을 갖기에는 역부족인 상태다. 따라서 미국 일변도의 국제질서가 자리를 잡았다. 원래부터 미국이 주도한 체제였지만 변질이 일어났다. 예전 소련 만큼의 위상을 갖지 못하는 중국으로서는 불만을 가질 만한 요인이 충분히 있다.

이젠 중국이 북한 핵의 스폰서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중국은 북한이란 말을 이용해서 미국의 체면에 흠집을 내고 미국 일변도의 체제를 바꿔 보려고 한다. 과연 그 시도가 성공적일 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지만 지금까지는 어느 정도 중국의 의도대로 흘러 왔다고 할 수 있다. 



III. 해법


해법이 있으면 내가 이런 글을 쓰고 있을 이유가 없다. 당장 청와대로 달려 가지. -_-;;;;

대화? 이미 대화로 해결할 단계는 애저녁에 지났다. 요즘 청와대에서 나오는 말들 들으면 복장이 터진다. 북한은 절대로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는데 대화를 해서 뭘 어쩌자는 건지 모르겠다. 이란이나 남아공 같은 해법이 통할 거라고 생각하는 인간이 있다면 그건 답이 없는 멍청이다. 그리고 북한이 격이 안되는 - 이젠 조공조차 안 바치는 - 약소국 남한을 상대나 해줄 생각이 들겠나.

그렇다고 전쟁을 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북한 전역에 버섯구름 피워 올리는 거지만 이건 세계대전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매우 크다. 차마 미국도 거기까지는 못한다. 맥아더가 괜히 짤린 게 아니다. 그렇다고 국지전 내지는 외과수술적 방법 - 폭격 말이다. - 가지고는 어림도 없다. 잠시 핵 프로그램을 지연시킬 수는 있어도 막을 수는 없다. 결국 선택할 수 있는 것은 핵 몇 방 맞을 각오 하고 김정은 정권 제거를 위한 재래식 전면전을 하는 수 밖에 없는데, 이 경우도 예측되는 결과가 불확실하다. 왜냐면 이 경우는 중국이 거의 반드시 개입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젠 북한 핵이 발등의 불이 된 미국 입장에서는 외교든 군사적 방법이든 핵만 없애자는 방법을 쓸 수 있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그리 효과적이지는 못할 거다. 외교는 지금까지 실패한 내용을 반복할 뿐이다. 북한은 협상에 응해도 뒤로는 핵무기 개발을 계속할 것이다. 이미 증명된 바가 아닌가? 트럼프는 군사적 방법, 그 중에서도 정밀폭격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것도 아까 말했지만 핵 프로그램의 일시적인 후퇴만을 가져올 뿐 그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 다른 나라 같으면 폭격 맞으면 포기할 수도 있겠지만 북한은 국가적 정체성이 달린 문제다. 절대 포기 안한다.  다만 폭격을 해도 전면전으로 발전하진 않을 것으로 본다. 대신 연평도 같은 일부 외곽지역은 북한의 공격을 맞을 수는 있다.

문제의 핵심은 어떤 수단을 동원해도 북한의 핵개발 의지를 꺾을 수 없다는 데 있다. 어떻게 북한의 의지를 꺾을 수 있을 것인가? 김정은을 죽여서? 다른 백두혈통이 등장하겠지. 김일성 후손들의 씨를 말려 버린다면? 그렇다 하더라도 다소의 혼란은 있겠으나 다른 사람이 등장해서 대신할 거다. 국가가 국가적 의지를 가지고 일을 벌인다는 것의 의미는 이런 거다. 그 국가 자체를 없애버리기 전엔 끝이 안난다.

같이 핵무기 개발을 하자? 옆집에 미친 놈 있다고 같이 미치자는 건 제정신이 아닌 이야기다. 당장 북한의 반의 반 만큼의 무역제재라도 맞으면 전쟁나는 것보다 심할 걸? 국가적 자살행위를 하겠다는 이야기 밖에 안된다.

그럼 어쩌자는 거냐... 답이 없다는 게 정답이다. -_-;;;; 성질머리 같아가지곤 전쟁을 해서 싹 다 없애버렸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래도 해결이 안되고 더 큰 문제, 그러니까 세계대전을 일으킬 가능성만 커진다는 게 문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게 대한민국의 입장이다.

솔직히 현 정부의 대응이 별로 마음에 안들기는 한데 그렇다고 딱히 뭔 수가 있는 것도 아니니 그냥 두고 보자는 편이다. 어차피 어떤 성향이든 현실의 벽 앞에선 타협할 수 밖에 없고, 다소간의 득실은 있겠으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도찐 개찐이다.



그러니 나같은 사람은 소전이나 파는게 정답일 거 같다. 

여러분 기관총 좋아요 기관총. PTRD 얘는 몸매 대사며... 왜 망가(MG)라고 하는지 알게 되더군요. 음음.


덧글

  • 2017/09/04 15:34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함부르거 2017/09/04 15:40 #

    그 때 폭격을 했더라면 지금처럼 골치아파지진 않았을 거라는 데 동의합니다. 헌데 또 그때 정권은 거의 6.25 경험 세대들이라 '전쟁을 막는다'는 거 외엔 생각 못했을 거예요.

    소전은 애들 키우고 뽑는 재미로 하는 거죠. 애정 없으면 힘듭니다. ^^
  • 2017/09/04 15:4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함부르거 2017/09/04 15:50 #

    저처럼 게임이나 하세요. ^^;;;;; 현실도피에 짱입니다. ㅋㅋㅋㅋㅋ
  • 2017/09/04 16:34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터프한 얼음대마왕 2017/09/04 19:46 # 답글

    한비자의 송나라 양공들처럼 굴었죠. 대북정책에서 한국의 위치는 큰 비중이 없더라도 경각심과 제어-외교적인 유리함을 끌고 갔을 겁니다. '고려' 처럼 한다면요. 조센이 아닌, '고려' 의 외교처럼요. 그런데 문민정부들은 민족주의와 평화, 민주주의의 환상에 빠진겁니다. 이런 국제정치구도를 제시하면 집어치우라~ 고 외치겠죠.

    전쟁중에도 인의를 외쳤던 송나라 양공. 내가 계산을 해보고, 추측을 해봐도 '암울한' 예측만 나와요. 선제타격도 쉬운것도 아니고. 전술핵 배치하겠다? 그거대로 힘들고. 대화? X도 없는게 우리고. 미국이 어떻게 나올려나.... 세컨더리 보이콧, 한미 FTA 폐기 논의 등. 뒷거래를 할게 뻔할텐데... 중-미 문제라서요.

    중국이 일본의 버블 경제급 폭발! 을 당하거나, 김정은이 웃찾사 같은 프로를 보고 웃다가 억! 하고 죽지 않는 이상은.... 아이고, 두야. ㅠㅠ
  • 함부르거 2017/09/04 20:17 #

    중국 경제의 폭발! 가능성은 열려 있습니다. 그나마 그게 현 상황에서 변화를 줄 수 있는 요소 중에 하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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