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가 어머니 집에 왔는데 꼼짝도 안하네요 by 함부르거

이모님께서 갓난 쌍둥이 손자를 돌보시게 되서 키우던 강아지(시바견, 4살)를 저희 어머니께 맡기셨습니다. 어머니도 망설이시던걸 거의 억지로 떠맡았죠.

그런데 얘가 갑자기 집을 옮기게 되서 충격을 받았는지 자기 자리에서 하루 종일 꼼짝도 안하고 웅크리고만 있어요. 밥도 안 먹고... 이야기를 들어 보니 사촌동생이 임신하니까 얘도 상상임신까지 했다고 하더군요. 이런 상태에서 집도 옮기고 보호자도 바뀌었으니 충격이 없을 수가 없겠죠. 거기다 오자 마자 목욕부터 시켰으니... -_-;;;;

문제는 우리 어머니 성격이 이런 개를 받아주면서 기르실 분이 아니라는 겁니다. 개라면 당연히 잘 뛰어 놀고 잘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이라... 제가 가 봤을 때도 밥 안 먹는다고 타박하고, 가만히 있기만 한다고 타박하고, 못생겼다고(...) 타박하고 계시더군요. 목소리도 큰 분이라 애가 더 겁먹기만 하는 거 같구요. 활동적인 분이라 집에 있는 시간이 적은 분이라는 것도 문제입니다. 개털 날리는 것도 엄청 싫어하시고... 사실 20여년 전에 개를 키우신 적이 있는데 그 때도 결국 털 날린다고 다른 집으로 보냈거든요. 

제가 키웠으면 좋겠지만 저는 집에 있는 시간이 거의 없어서 돌봐줄 수가 없어요. 고양이를 엄청 기르고 싶은데도 못하고 인터넷 집사(...) 노릇이나 하고 있는 이유죠. 

어머니도 딴 집 보내야겠다고 말씀하고 계시니 결국 맡아줄 만한 사람에게 보낼 수 밖에 없을 거 같습니다. 좀 불쌍하네요. 인간의 사정으로 이리 저리 오가야 하는 신세라니... 좋은 주인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ps. 결국 이모님 댁으로 돌려 보냈습니다. 거의 억지로 떠맡았던 거기도 하고 무엇보다 털 날리는 걸 도저히 못 참으시는 양반이라... 



트위터위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