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에게 도움을 청하면서 잔소리 들을 생각도 안하면 도둑놈 심보 아닐까 by 함부르거

살다 보면 여러 가지 곤란을 겪으면서 가까운 친인척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뭐 그 자체는 그럴 수 있어요. 누구나 운이 좋은 것도 아니고 형편이 괜찮은 사람들이 도와줄 수도 있는 거죠.

문제는 도움을 청하는 사람들이 그걸 당연한 거라고 생각하면서 친인척들이 하는 조언 같은 건 들을 생각도 안하는 경우가 많다는 거죠. 전 그런 건 도둑놈 심보라고 생각합니다.

뭐가 됐든 남의 도움을 받는다는 건 빚을 지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유형무형의 어떤 도움이 됐건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부모님들께는 어떻게 해도 갚을 수 없는 큰 은혜를 빚지고 있는 거고 성장과정에서 도움을 줬던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지요. 사람이 자비심을 가지고 세상에 기여해야 하는 도덕적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과는 별개로 성인이 되서도 다른 사람들에게 은혜를 베풀지는 못할지언정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은 자기가 빚진다는 생각은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돈이 부족해서 형제한테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은 적어도 잔소리 들을 생각 정도는 해야죠. 그런 것도 거부하는 사람들은 뻔뻔한 도둑놈과 마찬가지입니다.

좀 심한 거 아니냐구요? 잔소리 정도면 양반이죠. 은행 대출 받을 때는 담보도 주고 연대보증도 섭니다. 좀 크게 가서 1997년 외환위기 때 IMF가 한국에 돈 빌려주면서 요구한 구조조정, 법령정비는 또 어떻구요? 원래 빚이란 건 돈을 매개로 자유를 저당잡히는 겁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친인척을 지원하면서 빌려준다기 보다는 그냥 줍니다. 아예 떼어먹히겠구나 하면서 주는 거죠. 그에 대한 보상으로 뭔가 상대가 바뀌길 원하는 게 이상한 일일까요?

자주 남의 도움을 청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뭔가 문제가 있어요. 본인들은 깨닫지 못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살짝만 보고도 뭐가 문제인지 대부분 알 수 있습니다. 원래 관찰자의 입장에서 볼 때 문제들이 명확히 보이기 마련이지요. 

예를 들어서 투자 좀 하겠다면서 멀쩡한 집 팔고 전세로 옮겨다니는 사람은 돈 못 모읍니다. 제가 볼 때는 원래 집을 가만히 두고 조금만 아끼면서 살면 될 걸 사서 고생하고 있어요. 이런 점을 지적하면 막 화를 내요. 아예 이야기를 못할 정도지요. 이런 사람들을 무슨 수로 도와줄 수 있겠습니까? 평생 그러고 고생하고 사는 거죠.

도와주는 사람 입장에서 봅시다. 자기한테 직접적인 보상이 돌아오는 걸 바라지는 않더라도, 남을 도와줄 때는 뭔가 좋아지는 걸 보고 싶어하는 게 인지상정입니다.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면 고맙다는 말 한마디라도 듣고 싶은 거고, 돈 없는 사람 도와줬더니 그 사람 살림이 피는 걸 보고 보람을 느끼고 싶은 겁니다. 물에 빠진 사람 구했더니 보따리 내놓으라고 하고,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으로 도와줘 봤자 계속 고생하는 걸 보면 누가 도와주고 싶겠어요? 그런데도 계속 도와주는 사람을 시쳇말로 호구라고 하죠. 세상 누구도 호구가 되고 싶어하진 않습니다.

아니 세상에 호구가 많아지면 그 자체로 악입니다. 올바른 방향으로 노력한 사람이 보상을 받는 게 아니라 남 뜯어먹는 기생충들만 판치게 되겠죠. 사회주의가 왜 망했을까요? 예수님 부처님 모두 이웃을 사랑하라곤 했지만 호구가 되라고는 안했어요.

개인적인 이야기라 구체적인 이야기를 할 순 없지만, 자꾸 이것저것 도와달라고 하면서 제 조언 같은 건 귓등으로도 들으려고 안하는 사람이 있어서 - 지난번의 그 음모론 애호가입니다. - 푸념을 하게 됐습니다. 제가 볼 땐 그런 식으로 살면 계속 똑같은 문제가 발생할 게 뻔히 보이는데 제 이야기는 들을 생각도 안하니 참 답답하네요. 내 이야기가 그렇게 더럽고 꼬우면 혼자서 문제를 해결해 보던가. 그동안 자기네들이 망하는 길로만 열심히 가 놓구선 내 이야기는 들을 생각도 안하면 대체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사정이 안타깝고 딱하지만, 본인들이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개선될 여지가 없어 보이는데 무조건 자기들이 요구하는대로 도와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이런 제 태도가 잘못된 걸까요? 그건 아닌 거 같아요. 잘못된 길로 가는 사람을 무조건 도와주기만 하면 계속 잘못된 길로 갈 뿐입니다. 그건 도와주지 않는 것만 못하다고 생각해요. 분별 없는 동정심은 무관심보다도 더 큰 악입니다. 냉정하게 끊을 건 끊지 않으면 악을 조장하는 일이 됩니다.

학교폭력을 예로 들어 보죠. 피해자의 문제를 지적하면 화를 내는 사람이 있는데, 이건 정말 어리석은 짓입니다. 다시 같은 사건이 반복되지 않도록 피해자에게 학교폭력을 예방할 수 있는 요령과 태도를 가르치는 걸 피해자를 탓하는 걸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어요. 피해자의 문제점을 교정하지 않고 그때그때 상황을 모면하기만을 도와준다면 같은 상황이 반복될 뿐이예요. 물론 가해자를 처벌하고 학교폭력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그건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차선으로 피해자의 변화를 촉구해서 피해자에게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가르치는 게 잘못된 일일까요? 

학교란 공간은 어디에나 폭력이 일어날 수 있는 환경입니다. 그 속에서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모르는 아이는 그냥 먹이감이 될 뿐이죠. 유감이지만 학교는 정글이라는 걸 인정하고 살아남는 방법을 가르치는 게 현실적이예요.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와 부모의 태도가 바뀌어야 합니다.

개인의 문제는 개인이 해결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가까운 사람들과 사회가 도와준다고 하더라도, 본인이 상황을 개선할 의지를 갖고 올바른 방향으로 가지 않으면 해결할 수가 없어요. 올바른 길로 가기 위해선 일단 남의 이야기는 듣고 볼 일입니다. 겸손하게 자신의 문제점을 인정하지 않으면 누구도 도와줄 수 없어요. 백종원이 아무리 가르쳐도 계속 망하는 길로 가는 골목식당의 일부 꼴통 사장들처럼 말이죠.

지금까지 제가 말한 게 어느 꼰대가 하는 이야기로 들릴 수 있다는 거 인정합니다. 굉장히 오만하게 들릴 수 있는 이야기란 점도 잘 알아요. 그렇지만 크게 잘못된 이야기 하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입에 쓴 약이 몸에 좋다는 건 명심해야 할 속담입니다.

덧글

  • 레이오트 2018/11/21 16:42 # 답글

    결국 무시하는게 가장 속편하던...
  • 함부르거 2018/11/21 17:18 #

    무시할 수 없는 상대면 골아파요... ㅠㅠ
  • 漁夫 2018/11/27 23:54 # 답글

    피해자가 해야 하거나 하면 훨씬 나아질 일도 분명히 있는데, 그걸 알려 주면 '그러면 그리 된 게 피해자 잘못이란 말이냐'고 나오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봤습니다.
  • 함부르거 2018/11/28 09:23 #

    문제를 개선하자는 걸 잘잘못 따지자는 걸로 받아들이는 한국인이 너무 많아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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