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일 외교전 by 함부르거

관련해서 장문의 글을 쓰다가 내려버렸습니다. 내 깜냥에 뭘... ㅠㅠ

몇 가지만 간단하게 짚겠습니다.


1. 일본의 이번 통상 관련 조치는 단발성이 아니다. 치밀하고 장기적인 전략의 일환으로서 대한(對韓) 관계를 근본적으로 재편하기 위한 첫 수일 가능성이 높다.


2. 1.과 관련하여 일본의 목표가 무엇인가 확실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한국에 경제적 곤란을 주자는 정도가 아닐 것이다. 끔찍한 상상일 수 있는데 한미일 동맹관계에서 한국을 이탈시켜서 미일의 적으로 설정시키려는 것일 수도 있다. 물론 현재 거기까지 미일간에 합의가 되어 있지는 않을 것이나 장기적으로는 그걸 목표로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나는 일본의 1차적 목표는 한국 길들이기 내지는 더 크기 전에 밟아버리기 정도라고 생각하고 있다. 장기적 목표는 따로 있을 것이다.

2-1. 이러한 일본의 전략목표는 아베 내각만의 것은 아닐 것으로 확신한다. 최소한 일본 자민당과 경제계, 관계, 학계 주류 인사들은 거의 컨센서스가 확립된 상태일 것으로 본다. 일본 문화의 특징 중 하나가 대외적인 행동에 나서기 전에 수면 밑에서 거의 다 조율을 끝내 놓고 나온다는 거다. 


3. 2.와 관련하여 대응전략을 확실하게 짤 필요가 있다. 일단 목표 설정부터 정확하게 해야 한다. 한미일 동맹관계 복원인가? 일본을 고립시킬 것인가? 단순히 경제적 관계만 수복시킬 것인가? 아니면 외교, 경제 관계에서 새로운 판을 짤 것인가? 외교, 정치, 군사, 경제 모든 면에서 다각적이고 입체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러시아가 불화수소 공급을 제의한 것은 단순히 경제적 관계에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러시아가 지금 묻고 있는 것이다. '니들 우리 편에 들어올래?' 이건 절대 좋은 사인이 아니다. 


4. 대한민국의 국가전략은 근본적인 도전에 직면했다1950년 이래로 대한민국을 성장시켜 왔던 환경은 이제 완전히 바뀌었다. 미국은 더 이상 너그럽기만 한 큰형님이 아니라 하나하나 이익을 따지는 보통 국가가 됐다. G2로 성장한 중국은 이제 모든 주변국에 위협이 되고 있다. 더 이상 미국의 세계전략을 따라가기만 하면 안전이 보장되는 시대가 아니다.

대한민국이란 국가가 생존하고 번영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이 물음에 답을 내놓아야 한다. 일본의 도전은 이 질문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여담으로 요즘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신작 '대변동'을 읽고 있는데 참 시의적절하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핀란드 사례가 여러 가지 생각을 들게 한다. 핀란드는 겨울전쟁과 계속전쟁으로 어마어마한 피해를 입고 국가전략을 수정했다. 거의 소련에 빌붙다시피 하면서 오로지 생존만을 추구했다. 우리가 핀란드의 전략을 따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처한 입장, 상황이 모두 다르다. 그러나 근본적인 부분은 같다. 국가의 생존과 이익에 대한 중대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변화의 시대다. 어떻게 할 것인가? 전략이 필요하다.

덧글

  • 파파라치 2019/07/15 10:41 # 답글

    마지막 핀란드화 관련해서는 지금 우리 현실에 적합한 전략인가(아니라고 봅니다)는 차치하고라도 우리 국민들에게 그것이 요구하는 철저히 굴종적인 자세가 과연 가눙한가라는 의문이 듭니다.
  • 함부르거 2019/07/15 10:52 #

    그러니까 저도 상황이 다르고 입장이 다르다고 말한 거죠. 핀란드도 인구의 5%가 날아가는 피해를 입고서야 국가전략을 수정한 겁니다. 우리가 그정도까지 극단적인 상황에 처할 지는 의문이지요. 하나의 생각해 볼 소재는 됩니다.
  • 디스커스 2019/07/15 15:52 #

    인구의 5%는 부상자를 포함한 수치인가요? 제가 알고 있는것과 좀 달라서 질문드립니다.
  • 2019/07/16 09:22 # 삭제 답글

    일본 내에서 컨센서스가 확립되어 있는거면 해결하기 더 어렵겠군요.
    1.모호하게 봉합되면 밑에 불씨가 그대로 있는거니..

    2.핀란드화는 한한령이나 지금 한일갈등 때의 시민사회를 보면 부정적이네요

    3. 예전에 키케로님이 얘기하신 중개자론 주장도 떠오르긴하는데 그것도 지금처럼 얻어맞는 상황에선 안 맞는 것 같고 어렵군요.

    4.문대통령이나 진보계열은 한국의 성장한 국력을 바탕으로 우리 몸집에 맞는 중견국가의 외교를 하자!
    미국일변도를 벗어난 다자외교를!
    이런 늬앙스라고 저는 느끼는데 그게 이번에 시험대에 올랐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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