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일 외교전 감상, 두번째 by 함부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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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일 외교전

위 링크에 있는 기존의 의견을 수정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요즘 뉴스를 보면서 들고 있습니다. 아래 링크와 같은 뉴스들이죠. 슬슬 일본 내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종합하면 일본 친구들이 생각보다 그렇게 치밀한 계획에 의거해서 일을 벌인 게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라는 카드가 나왔을 때 저는 일본이 한국의 배에 칼을 찔러 넣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건 실질적인 전쟁의 시작이라는 생각도 들었죠. 정치적 차원의 분쟁이 경제적, 물리적 차원의 분쟁으로 승격되었기 때문입니다. 일본 불매 운동이 크게 호응을 받은 걸 보면 저만 그렇게 느낀 게 아닌 모양입니다.

보통 전쟁이라고 한다면 어느 정도는 우리 편의 손해를 각오하고 상대를 박살내는 걸 목표로 합니다. 당연히 저는 아베 정권이 그정도 각오는 하고 시작했다고 생각했죠. 실제 일본의 관광업이나 소재산업이 피해를 입고 있기도 하구요. 그러나 한국이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이기 때문에 시작했다라고 보는 게 합리적인 판단일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부에서 충분히 조율을 마쳐야만 할 것이라는 추정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위의 뉴스들에서 나오는 일본의 내부 사정은 상당히 의외입니다. 일본 정부 내에서도 부처간 의견 통일이 안 되어 있고, 당장 피해를 보고 있는 산업계는 속앓이만 하고 있고, 무엇보다도 한국이 이렇게 반발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는 겁니다. 

뉴스들을 종합해서 시나리오를 써 보면 이렇습니다. 

 1. 위안부 문제, 징용공 문제 등으로 아베는 한국에 매우 화가 나 있었다. 
 2. 어떻게 하면 한국을 따끔하게 혼내 주고 자기 생각대로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아베는 경산성에 박혀 있는 자기 측근들과 논의
 3. 경산성 일부 간부들과 아베 측근의 각료들만의 결정으로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 강행 - '이건 경고다'
 4. 이렇게 하면 '한국이 정신 차리고 우리 하자는 대로 하겠지'라고 생각 
 5. 예상 외의 반발에 당황 중 <-- 현재 상태

이게 중요합니다. 한국이 이렇게 반발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러니까 예네들은 자기들이 하는 조치에 대해 한국에서 어떻게 느끼고 어떻게 반발할 지 전혀 생각도 안하고 지들이 멋대로 써 놓은 시나리오대로 흘러갈 거라고 예상한 모양입니다. 그것도 아베와 일부 소수 측근 그룹의 독단적인 판단으로 말이죠. 실제 한국을 상대해 온, 현실적인 시나리오을 짤 수 있는 외무성은 그 과정에서 배제됐습니다.


이거 어디서 많이 본 그림 아닌가요?

일본이 진주만을 습격하던 그 상황 말이죠.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표현으론 '미국의 뺨따귀를 맛깔나게 갈기면 정신차리고 우리를 봐 주겠지' 하던 그 그림이요. 그런 종류의 일부 소수파의 망상적, 충동적 행동이 이번 사태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게 아닌가 합니다. 

1930~40년대 일본이 미국과의 전쟁으로 돌입하던 과정을 돌이켜 봅시다. 그 전쟁을 시작하게 된 건 결코 다수의 공론에서 시작된 게 아닙니다. 정부나 의회의 공식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따른 것도 아니었습니다. 만주사변에서 중일전쟁까지 일어난 과정은 항상 일부 소수 극단적인 장교 집단이 독단적인 사태를 일으키고, 정부와 대본영이 끌려가면서 일어난 일이죠. 진주만 공습도 마찬가지로, 육군이 중일전쟁으로 예산과 권력을 쓸어가니까 해군 내부의 일부 엘리트 집단이 육군을 견제하기 위해 독단적으로 계획하고 실행한 일입니다. 그 과정에서 국가가 어떤 운명에 처하게 될 지, 국민들이 어떤 고난을 겪게 될 지는 그들 소수 권력집단에게는 관심 밖의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상대국인 미국이 어떻게 느끼고 행동할 지는 전혀 이해를 못하고 있었습니다. 나름 대응 시나리오을 짰지만 그들 머리 속에만 있는 망상으로 가득한 희망적 전망일 뿐이었죠.

오늘날도 일본이란 나라의 그런 체질은 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자기들끼리의 내부적인 논리만 머리 속에 가득해서 외국에서 어떻게 느끼고 행동할 지는 전혀 고려하지 못하는 그런 체질 말입니다. 특히 아베와 그 일당들은 그런 체질이 더 강한 것 같구요.

그런 면에서 아베의 대 트럼프 외교가 오바로 점철되는 이유가 일부 이해가 됩니다. 아베는 미국을 잘 모릅니다. 트럼프는 더욱 이해를 못하구요. 하긴 귀족집안 도련님이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철저한 장사꾼인 사람을 이해할 수 있을 리가 없죠. 그러나 미국이 중요하다는 건 압니다. 힘이 세다는 것도 압니다. 그러니 오버를 하는 거죠. 불안하니까. 모르면 불안하고 두렵게 되어 있습니다.

그럼 한국에 이렇게 나오는 것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베는 한국도 모릅니다. 그러나 한국이 두렵지는 않습니다. 그러니까 지들 멋대로의 상상 속 시나리오를 쓰고 질러 버린 겁니다. 그러고선 예상치 못한 반응이 나오니깐 '어 왜 이러지?' 이러고 있는 거죠. 아마 이게 맞을 겁니다.


제가 일본을 너무 과대평가 하고 있었나 봅니다. 얘네들은 근본적인 체질이 메이지 시절부터 바뀐 게 없어요. 1945년 이후 바뀐 게 있다면 미국에 대한 두려움이 뼛속에 새겨졌다는 거죠. 냉전 시절에는 그것만으로 충분했습니다. 미국 뒤만 잘 따라가면 번영이 보장되었죠. 어찌 보면 되게 순진한 거였습니다. 그러니 미국이 플라자 합의로 칼침을 놓아도 그게 뭔지도 모르고 있었던 겁니다.

일본 정치가들은 사실 싸움에 약해요. 지들끼리도 진검승부를 한 적이 없어요. 다 비슷비슷한 계층의 인간들끼리 정치하는데 진짜 싸움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죠. 대외 관계에 있어서도 일본 정치가들은 생각이란 걸 하질 못합니다. 아니 할 필요가 없었죠. 미국이 하자는대로만 하면 됐으니까. 그러다가 미국한테 칼침 맞았지만 말이죠. ^^;;

이젠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냉전은 끝났고, 플라자 합의의 여파로 경제는 잃어버린 20년이 되었고, 미국은 깐깐하게 자기들 이익을 챙겨가죠. 이제 뭔가 생각이란 걸 하고 잘 방향을 설정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동안 지들끼리만 놀던 버릇이 어디 가나요? 현실 파악이 안되는 겁니다. 뭔가 공부를 하긴 하는데 소수의 비슷비슷한 인간들끼리 모여서 의사결정을 하다 보니 집단사고의 함정에 빠지는 겁니다. 피그만 침공을 하던 케네디 정부처럼 말이죠.

정상적인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나라라면 이런 막나가는 소수 권력집단에 대해서는 반드시 어떤 식으로든 견제가 들어가게 되어 있습니다. 보리스 존슨이 노딜 브렉시트를 밀어붙이니까 영국 의회에서 막는 거 보세요. 그러나 일본은 이런 견제가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습니다. 언론은 정부에서 장악하고 있고, 국민들은 권력자의 전횡에 저항해 본 경험도, 저항할 의지도 없어 보입니다. 괜히 유사민주주의 국가라는 평가가 나오는 게 아닙니다.

민주주의라는 건 사실 정치인들끼리 싸우라고 만들어 놓은 제도입니다. 정치가들끼리 서로 싸워서 뭔가를 내 놓으면 국민들이 평가해서 마음에 드는 쪽을 선택하라는 제도죠. 그 과정에서 내상을 입거나 권력을 잃고 스러지는 정치가들도 나오는 거구요. 헌데 일본은 뭔가 다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들끼리 싸우긴 싸우는데 진짜 싸움이 아니라는 느낌? 하긴 집권세력이 지난 100여년 동안 한번도 안바뀐 나라에 진짜 싸움이 있겠습니까.


뭔가 옛날의 데자뷔를 보여주는 일본을 보면서, 일본의 발목을 잡는 것은 낮은 정치 수준이 될 거라는 평소의 생각이 맞다는 걸 확인하고 있습니다. 이게 더 안 좋네요. 아무리 정치 수준이 낮아도 일본은 강한 나라거든요. 얘네들하고 싸우면 우리도 피해를 입어요. 가장 좋은 건 일본과 협력적인 관계를 맺고 잘 해나가는 거지만 이젠 아주 어려운 일이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고 대한민국이 일본한테 무조건 무릎 꿇고 들어갈 수도 없는 노릇이죠. 경제를 잃으면 굶게 되지만 자존을 잃으면 죽게 됩니다. 예전부터 예측해 오던 일이지만 정말 대한민국에는 고난의 시기가 닥쳐 왔습니다. 잘 헤쳐 나가기를 빌 수 밖에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일본에 대해서 욕 좀 하겠습니다. 흰 색으로 마스킹 해 놓겠습니다. 드래깅 하면 볼 수 있으나 욕 보기 싫은 분들은 그냥 넘어 가시기 바랍니다.


이 섬나라 원숭이 놈들은 어떻게 그렇게 방사능을 처 먹고도 진화를 못하냐. 원폭 두발로 지져줘도 부족해서 이젠 지들이 스스로 퍼 먹네. 그냥 다 뒤져버렸으면 좋겠다. 으휴...

덧글

  • 2019/09/09 12:54 # 삭제 답글

    저도 진주만 설명하는 것처럼 '내가 한대 때리면 내 말을 듣겠지' 이정도 생각으로 보았는데 이런 방식에 반발이 안 생기면 그게 이상한거...
    진짜 이상한 놈들이라고 생각합니다.
  • 함부르거 2019/09/09 13:44 #

    진짜 이상하죠. 아무리 연구를 해 봐도 이해가 안 될 때가 있습니다.
  • ㅇㅇ 2019/09/09 19:43 # 삭제 답글

    일본이 큰그림 없이 선빵 날린건 다행인데 지금 당장은 이니와 아이들이 생각 없이 날린 선빵을 막을지도 의심스러운게 문제 같습니다
  • 함부르거 2019/09/09 19:50 #

    지켜 봐야죠. 원래 계획 없이 시작한 일이 더 폭주하기 쉬운지라... -_-;;;
  • 2019/09/10 11:11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9/09/10 11:48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동쪽나무 2019/09/23 00:27 # 삭제 답글

    아베와 그 일당에게 한국은 자기 아버지에게 쌀과 달러를 구걸하던 60년대 한국으로 고착화 돼있어요
    그리고 아베의 가슴속 일본은 미국도 쌈 싸먹든 80년대 일본 이지요
    현실과 인식의 수십년 괴리를 정책 실패로 헛발질 했으니 그결과는 일본 국민들이 떠앉안야 하는건 어쩔수
    없어요. 하지만 일본 자체의 덩치가 크니(우리에게 가깝우니) 한국도 피해가 상당하니 젓갔네요
  • 함부르거 2019/09/23 06:28 #

    확실히 일본 언론의 한국 인식도 80년대 한국을 보던 시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거 같습니다. 삼성이나 심지어 케이팝도 국책기업이다, 국책사업이다 하는데 그걸 진짜로 믿는 거 같아요. 아직도 한국이 관존민비의 국가주도형 사회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정작 한국은 97년 외환위기 이후로 체제가 크게 바뀌었고 시민사회가 성장했는데 그런 현실을 지식인들조차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dolhosub 2019/10/04 12:03 # 삭제 답글

    사실 반도체 공정쪽에서 일을 좀 많이 받아다 했다보니 직원들 이야기를 들을 일이 좀 있었는데... 애초에 삼성, LG 애들은 예상을 한 건 기본이고, 걱정도 안하고 있었...;;; 사실 그래서 나도 별 걱정 안하고 있었음;;; 애초에 경제적 동물들이라는 놈들이 자기 기업들 피해가 눈덩이 만큼 커지게 놔둘리도 없지. (다만, 지소미아 종료는 좀 의외긴 한데...;;) 암튼, 저놈들은 생각없이 일 싸질러놓은거 이제 그만두자니 공격한놈이 항복하는 꼴이라 명분은 안 서고, 계속하자니 그렇다보니 요즘 간 슬슬 보는게 더 웃겨ㅋㅋㅋㅋㅋㅋ
    ...
    그나저나 형. 모바일에서는 드래그 안해도 그냥 보여ㅋ
  • 함부르거 2019/10/04 12:10 #

    윽 모바일에서는 색상 태그가 안 먹히네... 다른 방법을 고민해 봐야겠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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