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서 음악 취향이 바뀐 걸까? by 함부르거

보통 음악은 젊을 때 취향이 정해져서 평생 간다고들 합니다. 아예 30 넘어서는 새로운 음악을 안 찾게 된다는 이야기도 있죠.

헌데 전 이상하게 나이 들어서 음악 취향이 좀 바뀐 거 같아요.

10대 때는 한참 유행이던 발라드 계통과 클래식만 들었고, 20대 때는 애니메이션 음악에 빠져 살았죠. 물론 이 때 들었던 지브리 영화음악 같은 건 지금도 잘 듣긴 합니다. 군대 있을 무렵엔 엔야한테 흠뻑 빠져 지냈고... 오히려 10대 때 엄청난 인기가 있던 서태지는 아예 담 쌓고 살았죠.

문제는 30살 넘어서예요. 한 30대 중반 때부터 락음악이 막 끌리더군요. 비틀즈나 퀸이야 어릴 때부터 여기 저기서 CM송 같은 걸로 많이 나와서 익숙하니 그렇다 치고, 레드제플린, 롤링스톤스, 애니멀스 같은 옛날 락그룹 음악을 한참 찾아서 들었습니다. 그 때부터 정성하 기타 음악도 많이 들었구요. 정성하 듣다가 Rodrigo y Gabriela, 박주원 같은 스패니쉬 기타 쪽도 듣게 됐네요.

그러다가 40 넘은 요즘은 헤비메탈이 완전 끌립니다. 특히 북유럽의 심포닉 메탈 계열.  나이트위시도 좋았고 요즘 한참 듣고 있는 그룹은 사바톤입니다. 사바톤 너무 좋아요. ㅋ

국내 가수는 듣는 가수가 정해져 있어서 자우림, 악동뮤지션, 이하이 정도네요. 악뮤랑 이하이는 음원 나오는대로 사고 있지만 너무 적게 나옵니다. 여담이지만 얘들아 YG 좀 빨리 나와라...ㅠㅠ

암튼, 10대 때 열심히 들었던 클래식이나 발라드 계통은 요즘은 거의 안 듣습니다. 하지만 음악 취향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하기엔 어려운 게, 옛날에 들었던 음악 들으면 여전히 좋긴 하거든요. 요즘은 헤비메탈을 찾아 듣고 있어서 그렇지. ^^;;;

가만히 생각해 보면 취향이 바뀌었다기 보단 장르를 확장하고 있는 것도 같아요. 교향곡을 열심히 들었던 경험이 심포닉 헤비메탈 같은 웅장한 음악을 찾게 만들었고, 실내악 같은 기악곡 취향이 핑거스타일 기타 같은 걸 찾게 만들고, 발라드 듣던 경험이 악뮤나 이하이 같은 음악을 듣게 만든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CF나 각종 배경음악 같은 걸로 들었던 올드 락들을 다시 듣게 되고 말이죠.

취향이 안바뀌는 게 맞는 것도 같은 게, 댄스 음악은 여전히 잘 못 듣겠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아주 어릴 때 많이 들었던 아바보니엠은 또 좋아해요.

자꾸 새로운 음악을 찾아내게 되는 건 유튜브 덕도 큽니다. 예전에는 방송에서 안 틀어주면 어떤 곡이 있는지도 알기 어려웠는데 요즘은 유튜브에서 내 취향에 맞는 곡들을 속속 찾아 주니 말이죠. 사바톤 같은 그룹은 유튜브 아니었으면 있는지도 몰랐을 겁니다. 어릴 적 어렴풋한 기억만으로 남아 있던 보니엠, 징기스칸, 굼베이 댄스 밴드 같은 그룹을 다시 찾게 만든 것도 유튜브였죠. 

사실 제대로 음악을 듣는 귀가 생긴 것도 30대 이후의 일이니 어쩌면 제 음악취향은 아직 미완성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랬으면 좋겠어요. 새로운 걸 계속 찾는 건 즐거운 일이니까요.

덧글

  • 괴인 怪人 2019/10/02 21:31 # 답글

    저도 20대까진 비슷한 테크트리를 올리다가 스티븐 킹 소설을 읽으면서

    영감님이 전파하는 각종 록밴드를 듣고있죠(..)
  • 함부르거 2019/10/02 21:32 #

    아 ㅋㅋㅋ 저도 최훈이 연재하던 락 역사 같은 거 보다가 찾아 듣게 됐죠.
  • dolhosub 2019/10/04 15:51 # 삭제 답글

    난 여전혀... OTL 특히 여러번 @재 인증을... 큿...
  • 함부르거 2019/10/06 13:50 #

    ㅋㅋㅋ 뭐 그것도 즐거운 인생 아니겠어.ㅋㅋㅋ
  • 역사관심 2019/10/06 03:21 # 답글

    부럽습니다. 30대이후에는 고착화된다는 증거가 바로 저.
  • 함부르거 2019/10/06 13:51 #

    저도 사실 그렇게 입맛이 넓은 건 아니라서요. 그냥 듣던 음악과 톤은 비슷한데 장르만 다른 분야로 옮겨 가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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