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에서 되짚어 보는 신카이 마코토 필모그래피 by 함부르거

날씨의 아이 본 김에 신카이 마코토의 필모그래피를 되짚어 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싶습니다. 영화 내용 같은 건 위키 같은 데 아주 잘 정리 되어 있으니 제 감상 위주로 간단하게 풀어 보지요.



ㅇ시청 추천도 : ★★★ (3.0/5.0)

아직 인터넷도 잘 보급되지 않고 PC통신이 남아 있던 시절, 일본 애니메이션은 보따리상에 의해 알음알음 전해지던 그런 시절에 신카이 마코토가 처음으로 자기 이름을 걸고 1인 제작한 단편 애니메이션입니다. 

짤막하지만 아주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작가 신카이 마코토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5분도 안되는 단편이니 부담 없이 볼 수 있어요. 신카이의 팬이라면 필견. 

참고로 '더 커플브레이커' 신카이의 시작점이기도 한 작품. -_-;;;;;;

신카이 원작으로 다른 사람이 감독한 TV판도 있는데 그건 안 봤으니 패스합니다.


별의 목소리(2002)


ㅇ 시청 추천도 : ★★ (4.0/5.0)

"단 혼자서 장편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미친 놈이 있더라."는 소문에 홀리듯이 찾아 보게 된 작품. 제가 가장 처음 본 신카이 애니메이션이기도 합니다.

시나리오, 원화, 동화, 편집까지 신카이 혼자서 다 해버린 작품이죠. 성우와 음악만 다른 사람이 참여했습니다. 이 영화의 음악을 맡은 텐몬(天門)은 이후 오랫동안 그와 작업을 같이 하게 됩니다. 

단 혼자서 작업했다고는 도무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퀄리티의 작품이기 때문에 저 같은 신카이 팬들을 양산한 작품이기도 하죠. 지금 보면 인물 작화는 좀 떨어지지만 배경이나 메카닉은 도저히 혼자 작업했다고는 믿을 수가 없을 정도예요.

그당시만 해도 일본 애니 업계에선 컴퓨터 작업이 일반적이지 않았습니다만, 신카이는 컴퓨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이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나 이후의 작품활동에 있어서나 여러 모로 기념비적 작품입니다. 이 작품의 성공으로 신카이는 계속해서 작품활동을 해 나가게 됩니다.

물론 이 작품에서도 커플 괴롭히기는 어디 안 가니까 기대해도 좋습니다. ^^;;;; 연상연하 뒤집기로 괴롭히는 건 생전 처음 본 신박한 수법이었죠. ㅋㅋㅋㅋ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2004)

ㅇ 시청 추천도 : ★★ (3.0/5.0)

혼자서 장편 애니메이션을 만들던 미친 놈이 혼자서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미친 놈으로 업그레이드한 작품입니다.

저한테는 묘하게  인상이 약한 작품이기도 해요. 왜냐면 뒤에 나오는 초속 5cm라는 망할 작품 때문에... -_-;;;

영상미는 전작에 비해 한층 업그레이드 되었고 커플브레이킹도 여전하고(^^;;;), 나름 잘 만든 작품입니다만 뭔가 인상이 약해요.












초속 5센티미터(2007)

ㅇ 시청 추천도 : 일반인 (1.0/5.0), 
                  오타쿠 - (0.0/5.0), 
                  매저키스트 ★★★ (5.0/5.0)

ㅇ 작품성 : ★★★ (5.0/5.0)

ㅇ 총평 : 신카이 이 개새끼...


왜 별점이 저따위냐면 이 작품은 저한테는 일종의 트라우마이기 때문입니다. 너무 잘 만들어서 오히려 보기가 괴로운 작품이죠.

이 작품은 퀄리티로 말할 것 같으면 1인 제작시스템을 극한까지 밀어 붙여서 만든 위대한 성과물입니다. 신카이 작품 중 상업성에 물들지 않은 마지막 작품이자 작가주의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어요. 미친 듯한 배경 퀄리티와 작화는 1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비견할 만한 작품이 별로 없을 정도입니다. 막말로 아무 장면이나 캡쳐해도 윈도우 배경화면이 나옵니다.

그러나 그놈의 스토리가... 미친 듯한 작화와 연출로 사람을 빠져 들게 하고서는 관객들을 아주 그냥 나락으로 떨어트려 버리죠. 조금이라도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한 사람이면 환장할 듯한 괴로움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극장에서 보는 걸 극히 주의해야 하는 작품입니다. 그나마 집에서 보면 조금 덜 몰입하니까 덜 위험한데, 극장에서 보면 어디 달아날 데도 없으니 감정적으로 고문당하는 기분을 아주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저 같은 오덕들한테는 그야말로 쥐약이고, 일반인 분들도 대단히 괴로운 기분을 맛볼 수 있으니 주의 바랍니다. '난 고문당하는 게 좋아' 하는 매저키스트 분들이라면 대추천. (...) 이건 여러 가지로 끝판왕입니다. 1인 제작시스템의 끝판왕이고, 커플 브레이커의 끝판왕이고, 트라우마 끝판왕이죠. 

이걸 끝으로 신카이는 1인 제작을 그만두고 메이저 애니 제작시스템 속으로 들어갑니다. 이 작품의 성과로 장래성을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죠. 뭐 물리적으로도 이 이상 하라고 하면 도저히 못할 겁니다. 지금 봐도 어떻게 이걸 혼자서 그릴 수 있었는지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안되는 작품이죠.

참고로 이걸 원작으로 하는 만화도 있습니다. 이걸 보고도 만화를 다시 볼 생각이 드는 분이라면 고통내성 100% 인정합니다. 전 멋 모르고 만화 보다가 속이 뒤집히는 줄 알았습니다. 만화도 너무 잘 그려서 아주 미칩니다 미쳐요.


 
별을 쫓는 아이: 아가르타의 전설(2011)

ㅇ 시청 추천도 : (1.0/5.0)

신카이 마코토가 1인 제작을 포기하고 드디어 메이저 영화사의 일반적 제작시스템으로 만든 최초의 작품. 신카이 혼자서 안 그려도 작화 퀄리티가 나올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작품. 그 이상의 의미는 별로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브리 따라하다 이도 저도 안되고 흐리멍텅해진 작품이예요. 그래도 최초의 '감독' 작품이란 점에서 신카이의 필모그래피에서 무시할 수 없는 위치는 있습니다.




언어의 정원(2013)

ㅇ 시청 추천도 : (4.0/5.0)

정말 잘 만든 작품인데 어째 발 페티쉬(...) 밖에 기억 안나는 작품. 정말 여러 가지로 장점이 많은데 유독 그것 밖에 생각이 안 납니다. 아니 난 그런 취향 없어요. 정말이예요. ㅠㅠ

위에는 그냥 농담이고(...), 신카이가 대중적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가 조심스럽게 타진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악명 높은 커플 브레이킹도 좀 자제하고, 현실적인 배경을 바탕으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풀어 나가려고 노력한 작품이죠. 이 작품부터 신카이는 본격적으로 이륙을 준비합니다.



너의 이름은.(2016)

ㅇ 시청 추천도 : (5.0/5.0)

뭐 이 작품은 설명이 필요 없죠? 개봉 당시 세계에서 가장 많은 흥행 수입을 올린 일본 애니메이션입니다.

신카이의 장점은 최대화 되고 약점은 최소화된 작품이라고 평하겠습니다. 초속 5센티미터 봤던 사람들에겐 트라우마를 잠깐이나마 되살려 주긴 했지만요.

어느 정도는 시운을 잘 탄 면도 있지만 여러 가지로 완성도 높은 작품이었기 때문에 크게 흥행할 수 있었죠. 

다만 저한테는 신카이 특유의 비뚤어진 심성(...)이 안 느껴져서 아쉬운 작품이 되겠습니다. 보면서도 '얘가 이럴 놈이 아닌데...' 하는 생각이 계속 들더라구요. 너무 둥글둥글해요. 뭐, 좋은 게 좋은 거 아니겠습니까만.








날씨의 아이(2019)

ㅇ 시청 추천도 : (5.0/5.0)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전작보다도 훨씬 더 마음에 들어요. 

오타쿠 신카이가 작가선생님 신카이가 된 작품, 그 특유의 비뚤어진 심성(...)과 함께 따뜻한 시선이 함께하는 작품, 작가로서 신카이가 크게 성장했다는 걸 보여준 작품입니다.

전 이렇게 좀 삐딱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작품이 좋습니다. 나이가 들 수록 현실주의자가 되어서 그런가, 꿈과 희망으로 가득 찬 작품은 이젠 좀 부담스러워요.

그리고 커플브레이킹 없습니다.(우효~) 아주 그냥 뿌듯해요 그냥. 커플 안 깨도 이야기가 된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나 봅니다. 어휴...

다른 건 말할 필요도 없죠? 영상미라던가 음악이라던가. 다 훌륭합니다.

다만 전작처럼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작품은 안될 겁니다. 세상의 어두운 부분을 그대로 보여주는 건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니까요. 

가장 신카이 다웠으면서도, 그의 성장이 두드러진 작품이었습니다. 다음 작품을 더 기대하게 되네요.


이상 신카이 마코토가 감독한 작품들을 짤막하게 돌아 봤습니다. 이렇게 한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늘어 놓으니 시간에 따라 변화하고 성장하는 것이 보여서 흥미롭네요.

덧글

  • 그림작업이 2019/11/07 11:36 # 삭제 답글

    초속 5센치미터는 처음에는 그림을 4명이서 시작하다 10명까지 늘어났다고 하더군요.
    그 10명이 한 집에서 작업했다고..
    10명으로 저 퀄리티라니..
    제작비도 2.5억정도
    김치워리어 2개반 만들돈이면 저 퀄리티가 나오겠군요
    원더풀제작비가 120억 이었다고 했는데
    50개정도 만들양이군요
  • 함부르거 2019/11/07 14:08 #

    음 그랬군요. 엔딩 크레딧에 작화 인력이 안 나와서(기억이 가물가물...) 혼자 작업한 걸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여간 미친 작화인 건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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