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신 2달째 소감 - 이거 갓겜일까나? by 함부르거

원신 이거 처음엔 짱숨이니 뭐니 긴가민가 했는데요. 이거 갓겜 냄새가 나는데요? ㄷㄷㄷ

일단 2달째 쭉 무과금으로 하고 있습니다만 플레이에 딱히 불편한 건 없습니다. 약간 레벨업이 빡세긴 한데 천천히 할 거면 그것도 별로 문제가 되진 않아요. 오히려 월드레벨 조절 기능이 있어서 렙업 부담 없이 플레이할 수도 있네요. 즉 빡겜할 거냐 슬렁슬렁 할 거냐 하는 것도 유저가 선택할 수 있다는 거죠.

특히나 방대한 컨텐츠가 인상적입니다. 온갖 아이템 하나 하나에도 방대한 설명이 들어 있어요. 왠만하면 사람들이 잘 읽어보지도 않을 소설 같은 것도 엄청나게 써 놨으니 이 게임은 종일 텍스트만 읽고 있을 수도 있는 느낌입니다. 이 게임의 진정한 주역은 시나리오 작가들이라고 봅니다. 이런 방대한 설정과 세세한 컨텐츠를 세계관에 맞춰서 조화롭게 보여주고 있는 작가진과 디렉터의 능력에 경탄을 금할 수 없군요.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엑스트라 하나 하나에도 스토리가 있습니다. 리월항에 보면 조석이라는 선원의 연인인 아가씨가 있는데 가끔씩 조석이 돌아와요. 그 때 대사를 들어 보면 왜 결혼 안하냐고 따지는 이야기 하고 있어요. 그냥 지나쳐도 아무 상관 없는 NPC지만 나중 스토리가 궁금해지게 만들 정도입니다. 

심지어 매일 나오는 일퀘에도 스토리가 있는 게 있어요. 일퀘 깨다 보면 이전에 했던 퀘스트와 연결이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몬드 성에는 기사단에 입단하기 위해 훈련 중인 아가씨가 있는데, 그 아가씨 아버지가 훈련 장비를 조달해 달라는 이야기가 일퀘로 나옵니다. 그거 하고 나서 며칠 후에 그 아가씨가 아버지가 마련해 준 장비를 가지고 훈련하는 걸 도와달라는 퀘스트가 일퀘로 나옵니다. 정말 메인 스토리라인에는 하등의 관계 없는 NPC 하나도 대사가 있으면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만들어요. 이런 디테일 하나 하나가 게임에 몰입하게 만듭니다.

유튜브 김실장의 리뷰가 상당 부분 이 게임의 히트 이유를 잘 설명해 주는 것 같습니다. 유저들을 세계관에 몰입시켜서 기꺼이 돈을 쓰게 만드는 게임. 그러면서 패키지 게임처럼 하다가 피곤하면 잠시 안했다가 다시 해도 무리가 없는 게임. 이 게임의 목표는 페그오의 패키지 게임판인가 싶습니다. 다른 게임의 요소들을 잘 녹여 내서 원신만의 독특한 감성을 보여 주고 있어요.

혹자는 다른 게임들 베끼는 것만 잘한다고 하지만 모방 잘 하는 것도 겜판에선 능력입니다. 옛날 블리자드도 다른 게임들의 요소를 잘 베껴서 변형한 걸로 히트작을 만들어 냈어요. 

아직 이벤트 따라갈 정도로 진도를 빼진 못했지만 이벤트 하나 할 때마다 설문조사도 꼼꼼히 하고 유저들의 피드백을 반영하는 모습도 인상적입니다. 게임의 기본 틀을 지키면서도 때마다 새로운 요소를 도입할 수 있다는 거, 이거 보통 능력이 아닙니다.

게임 언론에서 중국 게임사의 개발시스템은 개발자를 혹사시키지 않으면서도 대량의 콘텐츠를 뽑아낼 수 있도록 24시간 3교대로 돌아가는 체제로 진화했다고 하는데 그 위력이 이런 방대하고도 정교한 컨텐츠 생산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한국 게임사들은 중국 게임사에게 완전히 뒤쳐졌습니다. 소녀전선 할 때만 해도 중국 게임의 가능성 정도만 봤다면 원신에선 중국만이 할 수 있는 게임 개발과 운영의 정수를 보여 주고 있달까요? 한국 게임사들은 이제 개발능력이나 운영이나 BM이나 뭐나 중국 못 따라갈 거 같습니다.

이런 감상을 하게 결정적으로 만드는 건 원신 공식 채널게임 소개 영상들입니다. 우리 게임은 어떤 부분을 특히 신경써서 만들었다, 이 캐릭터의 배경은 이렇다, 이번 업데이트에서 재미 있을 부분은 이거다, 등등등 "우리 게임은 이렇게 재밌다"는 걸 온 몸을 써서 보여주고 있죠. 그에 비해 한국 게임은 첫 소개에서부터 BM이 어쩌구 지랄... 3N 게임은 원래 하지도 않지만 더더욱 정나미 떨어지게 만드네요.

요즘 3N 돌아가는 걸 보면 게임 개발보단 딴 일에 더 신경쓰는 거 같아서 더더욱 기대가 안됩니다. 넥슨은 비트코인 투자나 하고 있고, 넷마블은 투자회사로서 너무 성공적이라 게임은 아무도 신경 안쓰고, 엔씨는 뭐... 린저씨들의 마지막 남은 등골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뽑아먹을 수 있나만 고민하고 있죠.

제일 큰 게임회사들이 이 모양이니 한국 게임의 시대는 이제 완전히 간 거 같습니다. 원래 한국 게임의 시대가 있지도 않았던 거 같지만요. 국내 게임사가 3N만 있는 건 아니지만 대표성이란 게 있잖아요. 대표주자들이 이 모양이니 딴 회사들이 기대가 되겠습니까.

원신 이야기 하다 국내 게임사들 이야기로 빠져 버렸습니다만, 암튼 제가 요즘 가장 많이 하는 게임이 원신입니다. 이제 겨우 이나즈마 도착했어요. 아직은 과금 안하고 있지만 메인퀘 다 깨고 나면 하게 될 지도 모르겠네요. 그럼 이만.

덧글

  • 2021/08/23 13:3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함부르거 2021/08/23 13:49 #

    근데 2달째 무과금으로 하는데 할만 합니다. 김실장 리뷰 보면 아시겠지만 플레이 자체는 무과금으로도 얼마든지 해요. 뽑기 하는 사람들은 순전히 애정으로 뽑는 거죠. ㅋ
  • 2021/08/23 21:48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21/08/23 23:10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미르미돈 2021/08/23 20:35 # 답글

    6주마다 버전 업데이트가 되서 할게 의외로 많죠.
    전 정말 놀라는게 6주마다 매인 이벤트+전설 임무등의 4개국어 풀더빙입니다.
  • 함부르거 2021/08/23 20:46 #

    정말 무시무시한 컨텐츠 생산력이라고 밖엔... 빡겜하는 사람들이야 업데이트 느리다고 징징거리지만 저같이 게임할 시간 부족한 사람은 이것만 하고 있어도 할게 차고 넘쳐요. ㄷㄷㄷ
  • 은이 2021/08/24 13:02 # 답글

    초기 컨셉단계에서 닮았을 뿐, 결과물은 평범하게 잘 만든 오픈 게임- 정도였는데,
    요즘 $벌더니 추가 컨텐츠 퀄리티가 급격하게 좋아지고 있다죠.
    보통 이런게임 추가 컨텐츠가 빈약해지는데 .. 돈맛을 봐서 더 열심히 일하는 긍정적인 케이스 ㅎㅎ
  • 함부르거 2021/08/24 13:07 #

    처음부터 이런 게 아니라 최근에 더 잘 만들고 있는 거군요. ㅋ
  • 거북이 2021/09/17 13:50 # 삭제 답글

    리월항 앞바다에 커다랗고 화려한 선박카지노인 주전방이라는 데를 가보시면 선수 쪽에 여자 npc가 하나 있는데 걔도 조석이 결혼해줄 거라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새끼는 악질 양다리이자 혼인빙자사기범임
  • 함부르거 2021/09/17 14:57 #

    아 맞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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