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NE1 by 함부르거

얼마 전에 투애니원이 코첼라에서 7년만인가 완전체 공연을 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미국 관객들이 거의 자지러지는 반응을 한 걸 보면, 특히 남자들이 더 열광한 걸 보면 세상 사람들 보는 눈은 비슷하구나 하는 감상도 들었다.

개인적으로 투애니원은 의미가 참 큰 그룹이다. 이전까지 아이돌 음악은 거들떠도 안보던 내가 처음으로 인식을 바꾸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 이전까지 난 아이돌 그룹은 그냥 공장에서 찍어낸 공산품으로 봤고 - 일부는 지금도 그렇다만 - 거기에 무슨 예술성이나 음악적 가치가 있다고 보질 않고 있었다. 그러나 투애니원은 모든 것이 혁명적이었다. 음악, 의상, 분장, 춤, 뮤비까지 모든 것이 전위적이고 이전까지 상상도 못했던 혁신이 존재했다. 

투애니원부터 난 아이돌 그룹에도 예술성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고, 이 그룹은 국제적으로 통한다고 확신했다. 그리고 확실히 이들은 영미권에도 자생적인 팬을 만들어 냈다. 싸이가 강남스타일을 히트시키기 이전에 이미 빅뱅과 투애니원은 국제적인 인지도가 있었다.

나는 투애니원은 케이팝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혁명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이전까지의 걸그룹이 가진 모든 고정관념을 부숴 버렸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오늘날 세계적인 스타가 된 케이팝 아이돌들의 뿌리에는 2NE1이 있었다. 투애니원은 케이팝의 역사적 전환점이었다. 국내와 일본, 동남아 일부에서나 인기를 끌던 케이팝이 전세계 음악계로 명성을 가지게 된 것은 투애니원으로부터 시작한다.

이번에 코첼라에서 공연한 '내가 제일 잘나가' 뮤직비디오를 다시 보았다. 십여년의 세월이 지났음에도 이 뮤비는 여전히 신선하고, 혁명적이고, 충분히 충격적이다. 이런 게 예술이 아니면 뭐가 예술인가.

보다 많은 세월이 지나 우리가 이 시대의 음악산업을, 대중문화를 논할 때 2NE1은 절때 뺄 수 없는 존재가 될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60년대 락 씬을 논할 때 지미 헨드릭스나 애니멀스를 빼놓을 수 없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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