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스 서비스 종료가 한 달도 남지 않았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여기에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늘상 하던 것처럼 누군가는 스포츠 경기 감상을, 누군가는 음식 먹은 이야기를, 누군가는 만화를, 누군가는 유머글을 쓰고들 있지요. 마치 예정된 파멸을 향해 묵묵히 나아가는 고전 그리스 비극이나 가라 앉는 배 속에서도 음악을 연주하고 있는 영화의 한 장면을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 처럼 블로그를 이전하고 있는 분들도 있지만, 아무런 이전 공지도 없이 평소 하던대로 글을 올리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습관의 힘이라고 해야 하나요 경로의존성이라고 해야 하나요. 예정된 종료의 시점이 왔을 때, 이 분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다른 곳에 글을 쓰고 있을까요. 아니면 이글루스와 함께 절필하시려는 걸까요.
이글루스 종료 한 달도 안 남은 이 시점에서도 블로깅은 끊이지 않는 이 풍경을 보며 묘한 감상을 느끼는 건 저 뿐일까요?
한편으론 이런 생각도 듭니다. 만약 인류가 멸망하는 그 날에도 아마 누군가는 아이를 낳고, 누군가는 운전을 하고, 누군가는 일을 하고 있지 않을까. 그게 이글루스에서 보여지는 이런 모습과 무슨 차이가 있을까. 여러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덧글
트위터는 역시 취향이 아니고;; 부지런히 이사갈집이나 꾸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