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 후기+감상

2008/08/13   님은 먼 곳에 [1]
2008/08/07   다크 나이트 [1]
2008/08/06   Wall-E
2008/08/06   놈놈놈
2008/07/14   SBS 신의 길 인간의 길 4부 [7]
2008/07/13   SBS 신의 길 인간의 길 3부
2008/07/07   SBS 신의 길 인간의 길 2부 [2]
2008/06/30   SBS 신의 길 인간의 길 1부 [17]
2008/05/17   나니아 연대기 - 캐스피언 왕자 [5]
2008/05/03   테메레르

님은 먼 곳에

님은 먼곳에
수애,정진영,정경호 / 이준익
나의 점수 : ★★★★

수애는 아름다웠다. 끗.


...
......
.........
............
...............
..................

은 페이크.

잘 만들어진 영화다. 보는 내내 베트남전 분위기를 잘 살렸다. 심지어 한국에서 찍었다는 전투장면도 괜찮았다. 미국 영화의 베트남 분위기랑은 많이 다른데 역시 우리 나라가 바라보는 베트남전은 언제나 그렇게 슬플 수 밖에 없나 보다.

한국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는 것은 늘 불편하다. 몸이 아니라 마음이 불편하다. 영화를 잘 찍을 수록 보기가 어려워진다는 아이러니가 한국 영화에 언제나 있다. 난 좀 편하게 영화를 보고 싶은데 한국 영화는 언제나 보기가 괴롭다. 다른 나라 영화 볼 때와는 전혀 다른 기분이다. 아마도 내용 보다는 감정이 먼저 전달되기 때문일 것이다. 나란 사람은 등장인물에게 너무 감정이입을 해 버린다. 그래서 한국 영화는 언제나 불편하다.

영화 초반부의 그 끔찍한 시골 동네 아녀자 학대(...) 문화는 언제나 날 불편하게 만든다. 처절한 군대 폭력 묘사는 눈을 찔끔 감게 만든다. 수애의 그 애절한 눈빛은 차마 정면으로 바라볼 수가 없다. 아 정말이지 영화 좀 적당히 찍으라고. -_-;;;;

이 영화는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동화 같은 영화다. 기묘할 정도로 그 시대를 잘 묘사하고 있는 부분이 더 동화 같게 만든다. 판타지이면서도 판타지가 아닌, 한편의 로망이랄까. 마지막 장면은 그야말로 판타지의 한 장면에 가까웠다.

옛날 노래들도 좋았다. 수지큐나 김추자 노래나 뭐 나같이 옛날 노래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딱 좋았다. 나이 드신 분들이 보러 가도 좋은 영화다 이건. 내 옆자리에 아줌마들이 앉아서 봤는데 아주 재밌게들 보신 모양이다.

수애는 정말로 아름다웠다. 연기는 나보다 잘 평가할 사람도 많으니 패스하겠다. 전혀 눈을 뗄 수가 없게 만들었다는 한마디만 하겠다. 이 작품은 그녀의 필모그라피에 한 획을 긋는 작품이 될 것이다. 내가 한국 영화배우의 정보를 검색하게 만든 최초의 배우 수애, 기억해 두겠어. 흠.


by 함부르거 | 2008/08/13 13:45 | 후기+감상 | 트랙백 | 덧글(1)

다크 나이트

다크 나이트
크리스찬 베일,히스 레저,애론 에커하트 / 크리스토퍼 놀란
나의 점수 : ★★★★











배트맨 시리즈를 본 것은 이번이 네번째다. 팀버튼의 배트맨은 말 그대로 배트맨의 교과서였고 다른 시리즈는 솔직히 말해서 그냥 오락거리 이상 아무것도 아니었다. 다크 나이트는... 제목에 배트맨이 없는 이유를 알겠다.

조커라는 캐릭터에 대해 무엇을 말해야 할까? 내가 알고 있던 조커는 잭 니콜슨의 조커다. 미쳤지만 이유가 있어서 미쳤고 광기라기엔 냉철함과 카리스마가 넘치는 말 그대로 잘난 악당의 대명사 조커. 그 조커는 나름 유쾌한 부분이 있었다. 니콜슨의 성격도 한 몫 했으리라. 대규모 범죄를 저지르면서도 거기엔 유머감각이 있었고 한바탕의 쇼가 곁들어진 공포와 광기의 퍼포먼스가 있었다.

이 영화에서 보여준 히쓰 레저의 조커는 밑바닥이 없는 늪이다. 한없이 어둡고 한없이 비열하다. 유쾌한 장난은 사라졌고 분장은 문드러져 땀과 오물로 얼룩진 맨얼굴을 보여준다. 자신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사람들을 그 늪속으로 끌고 들어간다. 첫 장면부터 배신에 배신이 거듭되는 혼탁함 속에서 정의는 온데 간데 없고 옳고 그름의 분간마저 모호하다. 정의감 넘치던 검사는 원귀가 되고 배트맨은 괴물이 되어 버렸다. 이 영화에서 행복해진 사람이 어디 있단 말인가? 조커는 말한다. 너도 나와 같다고. 괴물을 잡기 위해 괴물이 되어 버리는 딜레마는 이 영화의 주제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조커는 이유 없는 악이다. 조커는 모든 것을 타락시킨다. 조커가 만드는 악의 세상은 모든 것이 뒤엉켜 있는 카오스 그 자체다. 이 혼탁한 세상을 바로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조커를 잡고 정의를 세우기 위해 배트맨은 악당의 오명을 뒤집어 쓴다. 바로 흑기사(다크 나이트)가 된 것이다.

조커는 미국인들이 보는 악, 바로 그것이다. 조커의 한마디에 아비규환이 되는 고담 시티는 9.11 이후 미국의 모습이다. 다크 나이트가 된 배트맨은 미국 자신이다. 미국은 더 이상 슈퍼맨이 아니다. 밝고 깨끗한 미국은 어디에도 없다. 동맹국들은 미국의 행동을 비난하고 협조도 하지 않는다. 정의의 사도인 줄 알았던 사람은 똑같은 악당이 되어 버렸다. 그럼에도 미국은 오명을 뒤집어 쓴 다크 나이트가 되어 세계를 지켜야 한다. 이상이 이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가 아닐까. 혼탁하고 앞날이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도 미국은 그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절박한 메시지가 이 영화에는 들어 있다. 이러니 매일 박스오피스 기록을 갈아치우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영화가 바로 이거다.

보고 나서 생각해 보니 미국인들의 가치관은 이렇게 시대가 바뀌었어도 변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론 미국인들이 아직도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안도감과 함께 한편으론 얘네들하곤 여전히 힘들겠구나 하는 막막함도 느낀다. 이게 미국이 성숙하고 있다는 증거인가 하는 느낌도 들고 미국의 쇠락을 나타내는 징후로도 읽힌다. 앞으로도 한동안 미국에서 흥행하는 영화는 이 영화처럼 어둡고 무거운 영화가 될 것 같다. 그만큼 미국이 많이 힘들고 전망도 밝지 않다.

 ps. 별표 4개인 이유는 영화 보다 몇 번 하품했기 때문. 영화는 숨돌릴 새 없이 전개되는데 2시간 30분은 좀 길었다. 그것만 빼면 만점 줘도 부족하다.

by 함부르거 | 2008/08/07 16:13 | 후기+감상 | 트랙백 | 덧글(1)

Wall-E

월ㆍE
앤드류 스탠튼
나의 점수 : ★★★★★

픽사!!! 픽사!!! 픽사!!! 오오 승리의 픽사!!! 오오 픽사 오오~









21세기 들어 나온 가장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라고 단언하겠다.
나는 연애물 보면서 울어 본 적은 한번도 없다.정말로.
최용덕 장군 다큐 보면서 펑펑 운 적은 있어도 말이다.

그런 내가 눈물 찔끔 짜버렸다. 아니 쇳덩어리와 유리조각이 그렇게 풍부한 감정을 보여줘도 되는 거야?
이런 거 사는 사람들 이해가 간다.

정말이지 픽사라는 집단에게 이젠 공포를 느낀다. 이건 괴물들이다 정말.

아 그리고 되도록이면 엔딩 크레딧을 끝까지 보기를 권한다. 엔딩 크레딧 보면서 감동 받아 보기는 또 난생 처음이다.
엔딩크레딧 다 끝나고 난 뒤의 그 장면은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

by 함부르거 | 2008/08/06 21:51 | 후기+감상 | 트랙백 | 덧글(0)

놈놈놈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송강호,이병헌,정우성 / 김지운
나의 점수 : ★★★

잘 빠진 웨스턴.
내러티브가 엉망이라고 하지만 웨스턴에서 그런 거 따지면서 보나?
시원한 액션과 새끈한 영상미가 간지나는 영화.
실감나는 음향도 빼 놓을 수 없다. 총소리가 이렇게 실감나는 영화는 한국 영화 중에서는 처음인 듯 하다.

암튼 우리 나라도 이런 영화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었다. 이런 거는 세계적으로도 잘 팔릴 수 있으니까 말이지. 누군가가 잘난 놈, 미친 놈, 웃긴 놈이라고 했는데 웃긴 놈 빼고 동의. 송강호는 그렇게 웃기지는 않았다.

by 함부르거 | 2008/08/06 15:15 | 후기+감상 | 트랙백 | 덧글(0)

SBS 신의 길 인간의 길 4부

어떤 종교든 당신에게 더이상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면 그 종교는 잘못된 것이다.

위의 문장이 이 다큐의 핵심이라고 할까. 이 4부에 대해서는 할 말이 별로 떠오르지 않는다. 너무 잘 만들어져서. 솔직히 SBS에서 이정도 수준의 다큐를 내놓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한마디 한마디가 공감되지 않는 것이 없었다. 아 일부의 목사님들 말고...

이슬람 원리주의자든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이건 공통점은 이거다. "생각을 안한다." 경전을 문자 그대로 절대적으로 믿으며, 자신과 다른 사상, 진실, 그 어떤 것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타 종교를 이해할 생각은 조금도 안하며, 그들 자신의 교리 해석이 잘못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은 아예 문맹이고,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은 성경 외에 다른 책은 읽지도 않는다.

나는 그런 사람들이 어린아이와 같다고 생각한다. 나도 어릴 때 그런 경험이 있어 잘 안다. 어떤 책에 나온 것을 절대적인 진리로 알고 다른 의견은 모두 유치한 것이나 잘못된 것으로 판단하는... 한 국민학교 6학년 때까지 그랬던 것 같다. 사실 내가 조숙한 편이라 내가 읽는 책들을 다른 아이들은 읽지 않았고 난 다른 아이들보다 아는 게 많은 편이었으니 그랬을 것이다. 남들보다 조금 더 안다는 자부심, 그 자부심의 근원이 되어 주는 책들.

내가 그런 도그마적 사고방식에서 깨어나게 된 것은 중학교 때 유시민 씨가 쓴 거꾸로 읽는 세계사를 읽으면서부터였다. 그 책이 나에게 위대한 사실을 가르쳐 줬다. "네가 알고 있는 사실은 누군가에 의해 왜곡되어 있을 수 있다."그 책을 읽으면서 나는 비판적 이성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어떤 책이나 문서의 주의 주장, 심지어 사실관계까지도 역사적맥락을 통해 크로스체크 해봐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었다. 내 인생은 그 책으로 인해 바뀌었다. 그 책은 지금 와서 보면오류도 많고 베낀 부분도 많고 해서 그다지 대단한 책은 아닌거 같은데, 나에게 저 사실을 일깨워 주었다는 것 만으로도 그 의미는충분하다.

이야기가 좀 새나갔는데, 어른이 된 나는 더 이상 내가 알고 있고 믿고 있는 것만이 절대적이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내가 모르는 것이 얼마든지 있고 그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다른 사람들이 모르는 것을 내가 알고 있기도 한다. 타인의 주의 주장을 존중해야 하는 것을 바로 그런 것 때문이다. 설령 타인의 주장에 공감할 수 없다 하더라도, 그가 나를 부정하지 않는 이상 그것을 존중해 줘야 한다는 것, 이것이 어른의 태도가 아닐까.

종교에 있어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어처구니 없는 미신과 사기가 횡행하고 불교가 있는지 유교가 있는지 모르던 사람들이 갑자기 짠 하고 나타난 예수라는 위대한 성자를 알게 되었다. 그에 대한 숭배는 어느덧 종교가 되었고 그 종교를 모르는 사람들에 대한 우월감을 가지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내가 알게 된 이 위대한 사실을 타인에게 알리고 싶고 그들을 구원하고 싶다는 열망, 그것이 선교로 이어지는 것은 너무나도 자연스런 일이다.

그러나 이제 다른 종교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그것을 믿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들을 단지 나와 믿음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악마, 사탄으로 규정해도 되는 것일까. 종교 말고도 과학과 철학, 온갖 학문들이 눈부시게 발전했다. 이제 2000년 전 예수가 나타났던 시대, 2500여년 전 석가부처가 나타났던 시대처럼 야만과 무명의 상태에 있지 않다. 누구든지 원한다면 뭐든 배우고 익힐 수 있는 이 시대에 "내가 말하는 것 이외에는 듣지 말라", "다른 모든 것은 악마의 소행이다", "나 외에 길은 없다" 라고 주장하는 것이 과연 현명한 일인가.

예수가 말했던 "나를 통하지 않고는 아버지에게 이를 수 없다"는 말씀이 과연 예수를 통해서만 천국에 갈 수 있다는 말이었을까. 희생과 봉사를 통해 예수가 갔던 길을 같이 가는 사람에게 구원이 있다는 해석이 가슴에 와 닿는다.

암튼 이번 편은 강력했다. 논란이 많았던 1편보다 훨씬 더 한국 개신교계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예수가 말한 희생과 봉사의 정신을 잃어버린 교회. 목사가 간통하고 횡령하고 세습하는 교회. 19세기 말 미국에서 등장한 복음주의 기독교 선교사들에 의해 우중들보다 약간 나은정도로만 교육받은 성직자들에 의해 성장해 온 교회. 타자와의 소통과 이해를 잃어버린 채 문자적 믿음에만 집착하며 다른 모든 종교를 악으로 규정하는 교회. 사찰이 무너지라고 기도하는 교회... 이런 사람들과 같은 하늘 아래에서 같은 땅을 밟으며 살고 있다는 것에 섬뜩함을 느낀다.

과연 한기총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뭐 뻔할 뻔자지만. 사탄 운운은 지겹다 정말. 그러고 보니 사탄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하느님의 심부름꾼일 뿐이란다.

by 함부르거 | 2008/07/14 00:59 | 후기+감상 | 트랙백 | 덧글(7)

SBS 신의 길 인간의 길 3부

오늘 하는 것을 몰라서 앞부분 20분 정도 놓침... -_-;;;

바누아투 타나 섬의 미국 숭배는 단순한 물신숭배인 줄만 알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상당히 깊은 사연이 있었다. 영국인들이 기독교를 전파하면서 섬의 전통문화를 억압하고 파괴했다. 원주민들은 문화도 전통도 잃어버린 채 방황하다가 2차 대전 때 미국인들이 진주하면서 유럽인들과는 다른 구원자의 모습을 보았던 것이다. 거기서 존 프럼이라는 가상의 미국인 메시아가 만들어지고 그것이 종교 운동이 되었다. 요약하자면 존 프럼 운동은 타나 섬 사람들의 저항운동이자 전통 찾기였던 것이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 각국에서 기독교가 퇴조하는 것은 다 아는 이야기. 카톨릭 교회 말고는 젊은 사람들이 교회 나오는 걸 난 본 적이 없다. 방송에서는 영국만 나왔는데 북유럽 신교국가는 거의 전부 그 꼴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기독교 안 믿는다고 타나 섬 사람들은 빵에 처넣던 영국인들은 기독교를 떠나고 있다는 역사의 아이러니가 여기 있다.

미국은 오히려 기독교가 성대히 일어나고 있는데, 속사정을 보니까 좀 웃기기도 한다. 드라이브 인 교회, 콘서트 교회, 레슬링 교회... 종교가 아주 훌륭한 쇼 비즈니스로 작동하고 있다. 아 그리고 한국 개신교회의 저 열광적인 풍경이 어디서 배워 왔는지는 확실히 알겠더만. ^^;; 쇼 교회는 한국 목사님들도 한번 따라해 볼 만 해보인다.. 그래도 레슬링 교회는 한국 목사님들에게는 좀 어려울 듯 하다. ^^

미국이나 유럽이나 공통적인 점은 종교가 하나의 상품처럼 소비되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의 불교 열풍도 따지고 보면 불교라는 고급 철학상품을 소비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난 그것을 물질적 풍요가 낳은 현상으로 파악한다. 배 곯고 죽음의 위협 앞에 떨어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은 간절하게 신을 갈구할 이유가 적은 것이다. 미국이든 유럽이든 교육을 많이 받은 지식층일 수록 종교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로 생각된다.

미국의 종교 열기는 그런 측면에서 이해된다. 미국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불안한 사회다. 중산층도 언제든 의료비 때문에 파산할 수 있는 나라, 살인률이 유럽의 4배에 달하는 국가, 부의 양극화는 극대화 된 승자독식사회. 그런 사회 속에서는 누구든 불안을 느낄 수 밖에 없고 그 불안을 해소시키기 위해서 종교에 매달린다.

그럼 한국은? 내일 4부에서 나올 예정이지만 예고편을 보니까 미국 만세를 외치는 한국 목사의 모습과 미군 군복을 입고 제식훈련을 하면서 존 프럼의 재래를 기다리는 타나 섬 사람들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 내가 볼 때는 아무런 본질적 차이도 없다. 타나 섬 사람들은 2차대전 때 미군이 진주하면서 섬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주고 독립을 가져다 주었다. 한국은 6.25 전쟁을 겪으면서 미군이 먹을 것과 기독교를 전해 주었다. 위대한 강자의 허상에 50년 넘게 매달리는 이 역사도 없고 자주성도 없는 가련한 민족들이란!

그럼에도 종교는 중요하다. 세상의 모든 문화의 시원은 종교에 있다. 유일신교만이 아니라 원시적인 샤머니즘부터 다신교 모두. 모든 문화현상은 종교적 기원을 가진다. 서양은 기독교에서 나온 과학문명을 세웠고 동양은 유교와 불교가 만든 전통문명이 존재한다. 비록 종교와는 전혀 다른 차원으로 발전했다고 해도 그 뿌리는 종교다. 그래서 새로운 문명의 건설은 새로운 종교, 새로운 깨달음으로부터 시작할 수 밖에 없다. 최수운 대신사와 강증산 상제님이 이 땅에 오셔서 진리를 전하신 이유가 거기에 있다.

이야기가 잠깐 샜는데, 영국의 젊은이들이 샤머니즘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조금 감동 먹었다. 그들은 왜 그래야 하는지는 모르지만 신명을 대접해야 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다. 서양의 기독교 문명이 2천년 동안 신명을 박대해 온 대가를 치르기엔 너무 부족할 지 모르지만 그들이 그런 의식을 가지게 되었으니 그들에게도 구원의 여지가 분명 있는 것이다. 그 사람들도 올바른 길로 이끌고 싶은 생각이 간절한데 내 정성과 의지가 부족함이 부끄러울 뿐이다.

by 함부르거 | 2008/07/13 00:46 | 후기+감상 | 트랙백 | 덧글(0)

SBS 신의 길 인간의 길 2부

이번 편은 좀 얌전하다고 해야 하나? 기독교 관련 내용 보다는 이슬람교에 대한 소개가 더 많았다.

하지의 순례 행렬을 찍은 것은 상당히 평가해 줘야 할 듯. 사진으로는 좀 본 적이 있는데 동영상으로는 처음 봤다. 암튼 그렇게 사람이 많으니 사람들이 깔려 죽는 사고가 다 나지. (-_-;;;) 사우디 당국이 엄청 노력하는 거 같은데 사람이 그렇게 많으니 도리가 없지 싶다.

나한테는 신기할 게 없었지만 처음 보는 사람들도 많았을 듯한, "이슬람교도도 예수를 믿는다"는 사실은 기독교도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거 같다. 여기에 관해서는 내가 지껄이는 것보다 훨씬 잘 된 포스팅이 있어 읽으면 될 것이다.

기독교를 믿는 아랍인에게 물었다. "알라"는 이슬람교에서만 신을 일컫는 말이 아니냐고. 대답은 "노". 기독교인이든 무슬림이든 알라는 신을 일컫는 말이라고. 내가 듣고 보기로 기독교의 신과 이슬람교의 신이 다르다고 외치는 사람들은 대한민국 개신교인들 밖에 못 봤다.

기독교와 이슬람교는 철천지 원수지간 같지만 사실 같은 뿌리를 가진 형제 종교다. 교리에 있어 유사한 점이 다른 점보다 훨씬 많다. 둘 다 아브라함의 후손이고, 유일신을 믿으며, 죽어서 천국에 간다고 믿는다. 예수를 신으로 받아들이면 기독교, 무함마드와 동격의 예언자로 받아들이면 이슬람교. 아브라함이 이사악을 산 제물로 바쳤다고 믿으면 기독교, 이스마일을 산 제물로 바쳤다고 믿으면 이슬람교.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려 죽지 않았다고 보는 점은 이슬람교와 기독교의 큰 차이이긴 한데, 과거의 기독교 종파 중에 예수의 십자가 처형설을 부인하던 종파의 영향을 받은 결과라고 한다. 딴 종교인의 입장에서 보자면 "그게 무슨 차이인데?" 라고 물어보기 딱 좋을 정도다.

암튼 아프간에 기독교 선교하러 간 사람들은 한마디로 말해 뻘짓하러 갔다는 이야기가 되겠다. 예수를 믿는 사람들한테 "예수를 믿으시오" 하면 "뭥미?" 하는 반응이 돌아오는 게 당연하지 않나.

나는 유일신교는 그 유일신관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라 이슬람교건 기독교건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이슬람교 국가에서 개종을 금지한다거나 하는 문제는, 똑같은 일이 서양의 중근세에 벌어졌다는 것만 짚고 넘어가고 싶다.

암튼 유대인이든 기독교인이든 무슬림이든 똑같이 자식들에게 예수와 마리아라는 이름을 붙이고 아브라함의 묘소를 참배하는 모습을 보면서 다른 사람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예수도 무함마드도 만민평등과 평화를 외쳤지만 그들을 시조로 하는 종교가 오히려 억압의 수단이 되고 전쟁의 원인이 되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은 천상에서 무슨 생각을 할까? 무함마드의 마지막 연설을 인용하면서 마무리한다. 하디스 같은 중요한 문서 조차도 한국어로 번역되어 웹에 올라온 것이 없다는 점이 우리 문화의 빈곤함을 나타내는 징표가 아닐까.

All mankind is from Adam and Eve,an Arab has no superiority over a non-Arab nor a non-Arab has anysuperiority over an Arab; also a white has no superiority over a black,nor a black has any superiority over a white - except by piety and goodaction. Learn that every Muslim is a brother to every Muslim and thatthe Muslims constitute one brotherhood. Nothing shall be legitimate toa Muslim, which belongs to a fellow Muslim unless it was given freelyand willingly. Do not therefore, do injustice to yourselves.

by 함부르거 | 2008/07/07 01:43 | 후기+감상 | 트랙백 | 덧글(2)

SBS 신의 길 인간의 길 1부

오오 SBS에서 이런 다큐를 다 만들다니 왠일이냐~~ SBS 사장은 기독교 신도가 아닌가 보다.

주 내용은 예수는 실존인물이었는가? 하는 것과 기독교 신화의 상당수가 다른 종교의 것과 유사하다는 것, 예수의 진짜 가르침은 어떤 것이었는가 하는 것. 개독 똘아이들이 보기엔 입에 거품 물 내용이 없진 않더라... 정도가 아니라 개독 똘아이라면 아예 보질 않았겠지. ^^;;;

난 예수는 실존인물 맞다고 본다. 다만 그의 가르침이 너무나 많이 왜곡되었다는 입장이고... 이 프로에 나온 학자는 예수는 역사상의 여러 인물들을 짜집기한 것 뿐이라고까지 말하는데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실제 존재하지도 않았던 사람이 제자들을 가르치고 그런 거대한 종교의 시조가 될 수는 없잖아?

예수의 신화 상당수가 당시 중동지역에서 널리 퍼져 있던 이교의 신화와 유사하다는 것은 원래 잘 알려진 이야기다. 동정녀 수태, 십자가 처형, 부활, 신의 아들 등등 기독교의 핵심 코드들 상당수가 당시 널리 퍼져 있던 그리스 신화와 미트라교에서 나왔다. 특히 미트라교는 완전히 기독교의 모델이라고 할 수 있고. 12월 25일 크리스마스는 원래 미트라교의 축제일이었다는 건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이야기. 기독교의 핵심교리가 다른 종교에서 빌려온 게 대부분이라니 기독교인들이라면 눈이 뒤집힐 사실이지만 당시의 문헌들을 다 없애버릴 수도 없고 어쩌지? ^^;;;

예수의 진짜 가르침은 무엇이었을까? 미국 성서학회 회장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빌라도는 예수의 사상을 너무나 잘 이해했기 때문에 예수를 처형한 것이라고. 죽은 뒤의 천국을 이야기 하는 사람들에게 로마인들은 너무나 너그러웠다고. 예수는 지상에 천국을 건설하려 했기 때문에 로마인들에 의해 처형된 것이다.

보고 나니 한기총의 이런 반응도 사실 이해가 되긴 하는데 그래도 한심한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반발이라면 더 심하게 해야 마땅한 카톨릭에서도 아무 말 안하잖아? 사실 이 프로가 무슨 종교적 도그마를 전파하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사실에 대해 알려주고 거기에 관련된 주장을 소개한 것 뿐이다. 신심 깊은 기독교도라면 보고 안 받아들이면 그만이고 이성적으로 깨인 사람이면 더 공부해 보면 될 일이다.

기독교계의 이상할 정도의 거친 반응은 그들이 가진 교리적, 현실적 기반이 그만큼 약하기 때문이 아닐까. 사실 대한민국 기독교계처럼 꼴통 기독교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난 고등학생 때 뉴 에이지 음악을 악마의 소행이라고 하는 어느 고등학생의 투고문을 읽고 기독교에게는 학을 떼어 버렸다. 새로운 문화, 새로운 기술, 새로운 사상에 대한 기독교의 본능적인 반발은 사실 새로운 것에 대한 공포에서 나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낡은 교리와 편협한 도그마에 사로잡혀 자신들 외에는 모두 다 글러먹었다고 생각하는 기독교의 꼴통스러운 사고방식이 공부도 안하고 맹목적으로 목사만 따르면서 팬티를 벗으라면 벗는(...) 신도들만 양산하고 있는 게 아닐까. 덕분에 외부의 충격에 대한 내성은 점점 약해져만 가고 지리멸렬해져 가는 게 한국, 아니 전 세계의 기독교 같다.


by 함부르거 | 2008/06/30 00:47 | 후기+감상 | 트랙백(1) | 덧글(17)

나니아 연대기 - 캐스피언 왕자



어제 극장에서 보고 왔습니다. 낮시간이라 사람들이 적어서 의자 3개 펴고 다리 쭉 뻗고 누워서 봤습니다.  >.< 역시 백수의 장점은 시간조절을 맘대로 할 수 있다는 거. ㅋㅋㅋ

감상부터 말하자면, 애들이 많이 컸더군요! 피터는 이제 어른 티가 팍팍 나고 수잔과 에드먼드도 마찬가지. 페벤시가의 아이돌이자 영원한 로리 -_-;;; 의 우상 루시도... 넌 뭥미?  전편의 뽀얂던 애기가 이젠 주근깨 투성이 말괄량이가 됐어요. ㅠ.ㅠ

그러니까 이랬던 아이가


이렇게 변했다능(...)


사진이 해상도가 낮아서 잘 안나왔는데, 영화 초반부에서 교복 입고 나올 때는 진짜 못알아봤어요. ㅠ.ㅠ 쟨 누구? 이랬을 정도니... 2010년의 3편은 무서워서 어찌 보누... ㅠ.ㅠ

암튼 뭐 영화는 그럭저럭 재밌었어요. 나니아 팬들이라면 잘 했다고 칭찬해도 될 정도. 액션이 무지 늘었고. 원작의 그 아기자기한(...) 전투씬을 늘려먹느라 개고생한 제작진들에게 격려를.

스토리는... 뭐 원작이 그래먹으니. (풋) 아니, 원작을 폄하하자는 게 아니라, 이 작품 자체가 원래 애들 대상 동화라 스케일 작고 가끔씩 이야기가 황당무계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거 같아요. 사실 그런 거 따지면서 보면 이 작품의 진짜 가치를 알 수 없으니 말이죠. 다시 강조하지만 원작은 대단한 걸작입니다. 기독교 판타지의 정점에 있다고요. 1편부터 7편까지 다이렉트로 읽으면서 정신이 하늘로 승천하는 희열을 느꼈으니 말이죠. 전 기독교는 싫어하지만 기독교 문학은 좋아합니다. ^^

가장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인 리피치프 경도 잘 살렸다는 느낌입니다. 사실은 귀엽다고 말하고 싶지만 그건 저 명예로운 리피치프 경에게 실례이기 때문에... (컥컥)

저는 원작에서 캐스피언 왕자는 가장 낮은 점수를 줬습니다. 갈등의 근원과 해결책이 너무 안이하고 재밌을 만한 이야기가 너무 쉽게 끝나버리죠. 내가 감독이라도 캐릭터와 스토리보다는 전투장면에 공을 들일 수 밖에 없었을 거예요. 이야기 자체가 너무 단순하니. 하지만 이 작품이 빠지면 나니아 연대기의 중요한 토막이 빠져버리죠. 그 토막을 잇기 위해 이정도 결과물은 최선의 노력을 다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캐스피언 왕자라는 중요 캐릭터도 등장시켰고 수잔이 변화하게 되는 복선도 잘 깔아줬고 피터와 에드먼드의 용맹도 잘 표현했어요. 영화의 평가는 중상 정도로 하겠습니다.

다음 편부터는 나니아 연대기의 핵심적인 부분으로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대규모 전투는 잘 안나오겠지만 오히려 나니아 연대기의 본질적인 부분들이 나오게 되니 스토리의 재미는 더할 거예요. 개인적으로 기대하는 편은 말과 소년 편입니다. 아라비스라는 이야기꾼 소녀가 너무 맘에 들어서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요. 뭐 영화로 보려면 몇 년을 기다려야 하겠지만.

이번 영화도 잘 봤고, 이 섬세하고도 아름다운 기독교 판타지의 다음편이 잘 만들어지길 원작을 읽으면서 기다리도록 하겠습니다. ^^

by 함부르거 | 2008/05/17 15:08 | 후기+감상 | 트랙백 | 덧글(5)

테메레르

테메레르 2 - 군주의 자리
나오미 노빅 지음, 공보경 옮김 / 노블마인
나의 점수 : ★★★★★






간만의 판타지 수작. 19세기 초반의 실제 역사와 맞물려서 완전 실감나는 묘사를 보여준다.

무엇보다도 테메레르가 너무 귀여워.. ㅠ.ㅠ 몸무게 20톤짜리 귀염둥이라니 기절할 지경.

단숨에 2권까지 읽고 3권 읽고 있는 중인데... 점차로 테메레르의 용권(?) 투쟁기가 될 것 같은 느낌이다.

전제정치와 민주주의가 팽팽한 대립을 이루며 각종 정치사상들이 피튀기게 싸우던 19세기 초반의 상황과 맞물려 노예상태에 있던 유럽의 용들이 자유로운 중국 용들을 알게 되면서 겪게 되는 사상적 갈등이랄까 이런 게 첨예해지는 느낌. 그 당시 실제 벌어졌던 노예해방운동, 시민혁명 이런 거에 맞물리면서 무지하게 리얼한 느낌을 준다.

다른 판타지와는 다르게 용에 대한 묘사가 매우 실감난다. 용들 하나 하나의 개성도 놀라울 만치 선명하다. 덕분에 용들이 정말 친숙하게 느껴지는 보기 드문 작품이다. 용과 비행사의 관계는 드래곤라자와 비슷한 느낌이고.

영국 공군의 문화 묘사도 인간의 살냄새가 느껴진달까. 남녀관계도 그렇고 19세기 초 당시 짐승 우리 같던 서민들의 생활과도 맞물려서 가상이지만 가상 같지 않은 리얼리티가 전해진다.

번역이 좀 거슬리는 게 유일한 흠. 특히 해군 계급 같은 부분은 그 분야에 대한 지식이 없이 써서 그런지 번역자 자신도 완전히 헷갈리고 있다. 인터넷에 군사분야 전문가도 많은데(채승병, 윤민혁 님 같은) 그런 사람들에게 물어봤으면 매끄럽게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by 함부르거 | 2008/05/03 00:12 | 후기+감상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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