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터 버진 Bitter Virgin 1쿠스노키 케이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나의 점수 : ★★★★
비터 버진은 쿠스노키 케이의 최신작입니다. 어느 분의 블로그에서 소개를 보고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단행본 4권짜리 짧은 만화지만 참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무겁고도 진지한 작품입니다. 이 작가의 전작이
걸즈 사우르스인 걸 생각하면 같은 작가인가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내용은 간단합니다. 의부한테 지속적으로 강간당해서 아이 하나를 유산하고 한 아이를 입양 보낸 과거를 가진 여학생을 한 남학생이 좋아하게 된다는 이야깁니다.
네... 한 문장으로 적었지만 전혀 간단하지 않은 이야기이죠.
전 이런 작품을 좋아합니다. 읽기는 심히 괴로운데 다양한 감정과 생각할 거리를 안겨주는 작품 말이죠. 제가 읽기 괴롭다고 하는 이유는 등장인물들에게 많이 몰입하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연출이나 스토리 진행이 자연스럽고 좋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시면 됩니다. 무거운 주제에 대해 어떤 환상이나 비약도 없이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잘 이끌어 나갑니다. 좀 덜 자란 무서운 아이 하나가 나오기는 하는데 극적 장치를 위해 넣었다고 보면 되는 수준이구요.
단행본 3권을 작업할 당시에 실제로 작가가 아기를 유산했다고 합니다. 마침 3권 내용도 비슷해요. 펑펑 울면서 그렸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저도 읽으면서 참 가슴이 아팠습니다. 놀라운 것은 담당도 전혀 임신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단행본 후기를 보고서야 알았다는 거죠. 아니, 프로의식도 좋지만 그런 건 좀 양해를 구해야 하는 거 아닌가...
여담이지만 전 세상에서 가장 나쁜 놈들은 강간범이라고 생각합니다. 살인보다도 중죄라고 생각해요. 이 만화에서 묘사된 것 처럼 강간피해자들이 마치 자신이 죄인인 것처럼 위축되는 것을 보면 막 안타깝고 분노가 치밀어 올라요. 나쁜 건 강간범인데 왜 피해자들이 죄인같이 살아야 하는 건지... 아마 저라면 강간범 따위 38구경으로 머리통을 날려버려도 전혀 양심의 가책 따윈 느끼지 않을 것 같은데요. 제가 남자이기 때문에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아닌가 생각할 뿐입니다.